국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노트북 소비자도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지난달 30일부터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부품을 구입해 삼성전자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지난달 30일부터 삼성전자 일부 제품에 한해 소비자들도 자가수리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

“내 손으로 고장 난 삼성전자 제품 수리 가능!”…방법은? 🤔

앞서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온라인 수리업체 아이픽스잇(iFixit)과 함께 미국에서 먼저 자가수리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삼성전자 자가수리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라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의 국내 자가수리 프로그램은 일부 모델과 한정된 부품을 대상으로 시작됩니다.

안정적으로 부품을 수급하고 수리할 수 있는 제품을 추진하고, 차츰 대상을 확대한단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입니다.

현재 자가수리가 가능한 모델은 ▲갤럭시 S20·S21·S22 시리즈 ▲갤럭시 북 프로 39.6㎝(15.6형) 시리즈 노트북 ▲80㎝(32형) TV 3개 모델입니다.

스마트폰은 3개 부품(디스플레이·후면 커버·충전 포트)에 한해 자가수리가 가능합니다. 노트북은 터치패트 등 총 7개 부품이 포함됐습니다. TV의 경우 패널 교체가 가능합니다. 삼성전자는 “해당 부품들은 소비자의 수리 요구가 가장 높았던 부품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부품별 수리 매뉴얼과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품 교체 뒤 삼성전자의 ‘자가수리 도우미’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새 부품이 제대로 동작하도록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또 ‘삼성 멤버스’ 앱의 자가진단 기능을 통해 수리 결과의 이상 유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리 후 기존 부품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나 택배 서비스 등을 통해 삼성전자에 반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보증금을 환급받습니다. 삼성전자는 회수된 부품을 검수해 재활용하거나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아이폰 시리즈를 수리 중인 공인 수리센터 모습 ©Apple

삼성전자가 돌연 국내에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는? 🤔

한편,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은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수리 선택권을 높이고 수리용이성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돌연 자가수리를 허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간 삼성전자는 국내 자가수리 서비스 도입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노 사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왜 미국처럼 삼성 스마트폰의 자가수리를 할 수 없는가’란 질문에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면 수리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다수 포진돼 있어 수리가 용이하단 것이 그간 삼성전자의 입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수리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도 주요 명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국내에 자가수리를 전격 허용한 것은 ‘자가수리권(Right to Repair)’을 보장해야 한다는 세계적인 요구 때문입니다. 이는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스스로 수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개조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자가수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더불어 경쟁사인 애플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미국에서 자가수리 온라인 서비스를 열고 부품과 수리 매뉴얼을 제공 중입니다. 또 자가수리 서비스를 유럽 8개국까지 확대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도 같은해 8월부터 미국 내 자가수리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애플보다 빠른 행보입니다. 애플은 아직 한국에서 자가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가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iFixit

난이도 대비 비용 절감 효과 그닥…“차라리 서비스센터에 맡길래!” 📱

삼성전자의 자가수리 서비스 도입 소식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립니다. 삼성전자의 자가 수리 서비스가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확대했다는 반응과 동시에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서비스센터와 비교했을 때 자가수리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자가 수리로 스마트폰 액정을 교체한다면 ‘2만 5,000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수리하며 사실상 공임비가 빠진 것입니다.

부품 비용 36만 4,000원에 수리 도구 비용 3만 원을 합한 39만 4,000원에서 친환경 보증금을 뺀 최종 가격입니다.

따라서 자가 수리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큰 우위를 지니지 못할뿐더러 수리 난이도도 높아 차라리 서비스센터에 맡기겠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또 국내에 서비스센터가 잘 구축돼 있어 자가수리에 대한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국 178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서비스 센터가 활발히 운영 중이고 자가수리의 경우 부품 및 기술 비용 정도만 부담하는 것이므로 소비자가 편한 쪽으로 수리 방법을 결정하는 게 좋을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한편, LG전자도 국내에 자가수리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