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계 중 하나인 아마존(Amazon). 아마존은 2020년 한 해 총 6,064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습니다. 이는 차량 900만 대가 내뿜는 탄소량과 같다고 하죠. 이런 아마존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2019년 아마존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단 야심찬 목표를 발표했는데요. 아마존은 파리협정의 목표인 2050년보다 10년 앞선 2040년까지 탄소량을 넷제로(Net Zero)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죠. 이듬해 아마존은 글로벌 옵티미즘(Global Optimism)이란 단체와 협력해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을 만들었는데요. 이 펀드는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원)의 자금이 동원된 프로그램으로, 아마존은 이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스타트업체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리니엄은 지난 편에 이어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이 투자할 정도로 매력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건축, 전자제품과 관련해 넷제로를 꿈꾸는 기업들과 함께 산림 보호를 위해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을 알아봅니다.

 

👉 내가 시킨 택배가 탄소발자국 없이 배송될 수 있는 방법 (feat. 아마존)

 

© 카본큐어의 저탄소 콘크리트 생성 과정 인포그래픽화 Carbon Cure 제공

아마존, 건물 건설과 운영 모두 ‘넷제로’ 추구해! 🏢

카본 큐어 테크놀로지(Carbon Cure Technologies)는 저탄소 콘크리트를 상용화한 회사입니다. 시멘트·콘크리트 산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입니다. 시멘트와 모래, 골재, 혼화제에 물 등의 성분을 첨가하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건축 자재인 콘크리트가 만들어지는데요. 카본 큐어는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절대량을 줄일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바로 콘크리트 혼합물에 포집된 탄소를 콘크리트 생산공정에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한 건데요. 콘크리트 혼합물에 탄소를 주입하면 시멘트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생성돼 석회석 등 들어가는 원료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신축 건물 건설에 카본 큐어가 만든 저탄소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 건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죠.

 

© 아마존은 턴타이드 테크놀로지 모터를 건물에 사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홈페이지 갈무리

턴타이드 테크놀로지(Turntide Technologies)는 지속가능한 모터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턴타이드 테크놀로지의 모터는 각종 건물, 자동차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데요. 아마존은 이 회사의 모터를 건물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턴타이드 테크놀로지의 목표는 기존 전기 모터에 의해 낭비되는 전 세계 전력 소비를 25%까지 낮추고, 동시에 화석연료 소비를 절감하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턴타이드 테크놀로지는 희토류 광물을 사용하지 않죠. 희토류란 각종 첨단산업에 쓰이지만 지구의 표면에 그 양이 적어 희귀하다고 알려진 17개의 광물을 일컫는데요. 이 희토류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고형폐기물과 유해가스가 생성된다고 합니다.

턴타이드 테크놀로지에 의하면, 모터 생산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심각한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은 덕에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전기 모터를 턴타이드 모터로 교체할 경우 아마존 열대우림 7곳이 새로 생기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턴타이드 모터는 최적화와 자동화가 가능한데요. 이는 운영 환경에 따라서 모터의 운영이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현재 턴타이드 테크놀로지의 기술은 차량·농업·건축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유망한 기술이란 점에 아마존과 함께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 이온에너지의 주력 제품은 독점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개선하는 스마트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다 홈페이지 갈무리

배터리 하나도 잘 쓰고, 오래 쓰자! 🔌

2016년 인도 뭄바이에 설립된 스타트업체 이온에너지(ION Energy). 이곳의 주력 제품은 독점 알고리즘을 활용해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개선하는 ‘스마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인데요. 일반적으로 태양광,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입니다.

이온에너지는 배터리에 직접 부착할 수 있는 맥스웰(Maxwell)과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는 소프트웨어인 알테르고(Altergo)를 주요 기술로 가지고 있습니다. 맥스웰은 배터리의 충전 및 이상 상태 등을 측정하는데요. 이를 통해 배터리를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최적의 상태로 만들죠. 알테르고는 주로 맥스웰과 결합해 사용자에게 배터리 상태를 알려주고 분석 결과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전기차 생산원가의 40~50%를 배터리가 차지할 만큼 비용이 높다고 알려졌는데요. 이온에너지는 이러한 배터리를 최대 40%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들은 다수의 전기차를 운송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유통업체들이 소유한 전기차를 가장 최적의 상태로 사용한다면, 에너지와 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해도 언젠가 장비의 수명은 다하기 마련이죠. 이에 레드우드 머터리얼즈(Redwood Materials)란 업체는 폐배터리나 전자폐기물을 금속 및 화확물질로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주로 전기차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레드우드 머터리얼즈에 맡긴다고 하죠.

 

© 폐배터리나 전자폐기물을 금속 및 화학물질로 재활용하는 레드우드 머터리얼즈 Redwood Materials 제공

뿐만 아니라, 레드우드는 구리 및 리튬과 같은 원자재를 배터리 제조사인 파나소닉(Panasonic) 같은 업체에게 다시 공급해 배터리 제조 순환 공급망 구축에 앞장서고 있죠.

현재 레드우드 머터리얼즈는 중국이 가지고 있는 배터리 생산 주도권을 미국으로 옮겨오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을 만큼, 배터리 산업에 적극적입니다.

 

숲 보호에 힘을 보태는 아마존!🌲

앞선 사례들과 달리 파차마(Pachama)는 조금 독특한 기업입니다. 파차마는 산림 관련 모니터링 기업인데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자동화를 활용해 방대한 산림에서 방출 혹은 흡수되는 탄소를 모니터링하죠. 파차마는 이를 통해 산림을 보존하고, 생물다양성 등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 1985년부터 2020년까지 위성으로 관찰한 우루과이 내 산림 Pachama 홈페이지 갈무리

파차마가 만들어진 계기는 공동창업자이자 아르헨티나 출신 컴퓨터 과학자인 디에고 사에즈 길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북부 열대우림에서 자랐는데요. 해외에서 10년 동안의 생활을 마친 뒤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 열대우림을 여행했다고 합니다. 그는 여행 도중 벌목으로 인해 숲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목격했죠. 그리고 그곳에서 숲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기계 학습 엔지니어인 토머스 애프탈리온과 함께 2018년 파차마를 설립했는데요. 현재 산림을 보호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탄소배출권(Carbon Credit)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영업 활동에서 배출된 탄소를 상쇄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자연에 있단 것을 알고 있습니다. 즉, 나무를 심거나 산림을 보호해 탄소를 격리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란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이에 아마존은 파차마에 투자를 진행해, 여러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를 상쇄(Offset)하는 중입니다.

 

👉 삼림 지킴이 파차마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 Pachama

지금까지 아마존이 기후서약기금을 통해 투자한 9개 기업을 함께 알아봤는데요. 이 기업들의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자연을 보호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도 탄소배출량 감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특정 산업의 발전을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 경제의 흐름을 어떻게 하면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산업 구조를 순환경제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