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 얼핏 생각해도 아마존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그런 아마존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위해 노력하고 있단 사실, 알고 계신가요?

2019년 아마존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단 야심찬 목표를 발표했는데요. 파리협정의 목표인 2050년보다 10년 앞선 2040년까지 탄소량을 넷제로(Net Zero)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죠. 이듬해 아마존은 글로벌 옵티미즘(Global Optimism)이란 단체와 협력해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 만들었는데요. 이 펀드는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원)의 자금이 동원됐고, 아마존은 기후서약기금펀드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스타트업체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니엄은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이 투자할 정도로 매력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알아볼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탄소중립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유망한 스타트업 4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소형 전기 항공기를 개발한, 베타 테크놀로지 🛩️

베타 테크놀로지(BETA Technologies)는 전기 항공 이동수단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베타 테크놀로지의 설립자이자 CEO인 카일 클라크는 2004년 그가 하버드 대학을 다닐 때부터 전기로 움직이는 항공기를 꿈꿨는데요. 카일 클라크가 대학교 4학년일 때, 오토바이 구조를 기초로 한 비행 이동수단을 설계한 프로젝트가 수업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그 후 그는 본격적으로 비행기 제조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 베타테크놀로지가 최근 개발한 전기 항공기 엘리아ALIA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베타 테크놀로지(BETA Technologies)의 최신작인 엘리아(ALIA)는 세계에서 가장 먼거리를 이동하는 북극 제비갈매기에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는데요. 화물을 포함해서 최대 6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지만 전기모터로 프로펠러를 가동해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저탄소 항공수단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베타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항공기는 주로 소형 항공기인 덕에 건물 고층건물 헬리콥터 착륙장에 바로 이착륙이 가능하여 도심의 교통혼잡에서 벗어나 시간 절약을 꾀할 수 있단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베타테크놀로지는 도시 어디서나 착륙 및 충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을 고안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전역에 착륙 및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미래 계획 중 하나입니다. 엘리아(ALIA)는 불과 50분만에 완전한 충전이 가능하다는데요. 네트워크가 현실화되면 어디서든 비행이 가능해져 소형 전기 항공기의 이동성과 접근성이 모두 향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탄소중립 합성연료를 개발한, 인피니엄 ⛽

비행기와 선박, 트럭 등 우리가 사용하는 이동수단의 상당수는 탄소 기반의 연료를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약 25%의 탄소배출량이 운송 분야에서 발생한다고 하죠. 인피니엄(Infinium)은 이런 흐름을 바꾸기 위해 대기 중에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고자 하는 회사입니다.

먼저, 인피니엄이 합성연료를 제작하는 과정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먼저 인피니엄은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의 전력으로 물을 수소(H2)와 산소(O2)로 분해합니다. 이때 발생한 수소와 배기가스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연료를 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허를 받은 촉매를 사용하는 것이 인피니엄만의 기술입니다.

이 연료는 기존 운송수단에 쓰이는 연료와 동일하기에 엔진 개발이나 기반 시설 등의 변경 없이 현존하는 비행기와 선박, 트럭에 사용할 수 있죠. 현재 바이오연료와 친환경 디젤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요. 로버트 슈에틀 인피니엄 CEO는 기존 바이오연료나 친환경 디젤보다 본인 회사의 연료가 더 친환경적인 연료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운송수단에 쓰이는 연료와 성분이 동일한데 이 회사의 연료가 친환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합성연료를 제작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합성하기 때문입니다. 합성한 이산화탄소만큼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즉, 이산화탄소 순환 싸이클을 만든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라고 불린다는 것.

 

▲ 인피니엄은 수소와 폐탄소를 합성해 친환경 연료를 만든다 ©홈페이지 갈무리

인피니엄이 합성연료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이산화탄소는 현재 천연가스 처리 화학시설이나 석유화학 공장 등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것인데요. 인피니엄은 앞으로 산업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이외에도 대기에 있는 탄소를 직접 포집(DAC)하며 환경에 더욱 이로운 회사가 될 예정입니다.

 

👉 잠깐! 공기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해?

 

테슬라 비켜! 전기차의 신흥강자 리비안🚚

리비안(Rivian)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자동차업체입니다. 뚜렷한 성과가 없이도 리비안의 현재 가치는 약 1,000억 달러(한화 약 119조원)로 평가되는데요. 이는 2020년 1,000만 대가 넘는 차량을 생산한 자동차업체 포드(Ford)나 제네럴 모터스(General Motors)보다 높은 가치죠.

리비안의 높은 잠재력은 리비안의 철학에서 나옵니다. 리비안은 탄소 중심의 자동차 시장을 바꾸겠단 대담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 ‘제2의 테슬라’라고도 불립니다.

 

▲ 리비안의 제품은 모두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고 생산된다 ©홈페이지 갈무리

리비안은 순환경제 원칙을 모든 제품에 도입했습니다. 먼저 차량 배터리는 재사용이 용이하도록 설계됐죠. 차량 내부는 동물성 재료를 완전히 배제하고 만들었는데요. 차량 자체는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수리가 가능하고, 수명 종료 후에도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디자인됐다고 합니다. 또 리비안 공장에서 사용되는 완충제의 경우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들어졌고, 완충제 역시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현재 아마존은 리비안으로부터 10만대가 넘는 전기차를 구매한다고 밝혔는데요. 빠르면 오는 2022년에 1만대를 공급받고, 2030년까지 10만대 차량 모두 구매해 도로에 배치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수소로 날다! 무공해 항공 분야의 선두주자 제로아비아✈️

미래 신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이외에도 수소에너지가 대기오염 없는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제로아비아(ZeroAvia)는 수소연료전지를 비행기에 장착한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입니다

제로아비아의 초기 목표는 최대 805km를 비행할 수 있는 10~20석 규모의 소형 항공기 개발이었습니다. 실제로 2019년 9월, 6인승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항공기 ‘파이퍼 엠클래스(Piper M-class)’는 15분가량 전력 비행을 완료했죠. 현재는 2026년까지 80석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수소연료전지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개발 중인 제로아비아 ©ZeroAvia 제공

“수소는 위험한 거 아니야?”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수소를 연소시키는 것이 아닌,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즉, 수소연료전지는 기존 항공기 연료보다 더 안정성이 뛰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소는 누출시에 대기중으로 빠르게 소멸할 수 있죠. 또 수소는 기존의 항공기 연료로 쓰는 가솔린과 비교해 불이 붙기 더 어렵기에 폭발위험성이 낮습니다.

 

© Climate Pledge Fund 홈페이지 갈무리

지금까지 아마존이 기후서약기금을 투자한 회사 9개 중 운송 관련 기업 4곳을 살펴 봤습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이 꿈꾸는 탄소중립 운송 네트워크를 어렴풋 그려볼 수 있었는데요. 육로로는 전기차, 항공으로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 지속가능한 항공기를 이용해 화물을 세계 곳곳으로 배송하는 것이 아마존이 목표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탄소중립을 위해 갈 길은 멉니다. 허나, 높은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과 함께 탄소중립을 노력하는 아마존의 행보가 왠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마존이 기후서약기금을 통해 투자한 회사 9개 중 건물과 전기제품, 그리고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독특한 해결책을 가진 기업들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