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기물 산업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다운스트림(Downstream·폐기물 처리)을 넘어 업스트림(Upstream·폐기물 재활용 및 에너지화)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가 26일 발간한 ‘다가오는 폐기물 업스트림 시장을 준비하라’는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삼정 KPMG는 보고서에서 국내 폐기물 시장의 미래 전략을 도출하고, 국내 기업이 직면한 이슈를 이미 경험한 해외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폐기물 시장이 성장 중인 이유를 크게 ▲공급망 붕괴 등 외부 환경 리스크 대응 ▲ESG 경영을 현실화하기 위한 수단 ▲순환경제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 등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재활용에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기술이나 사업 독점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장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삼정KPMG 폐기물 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동근 전무는 “재활용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기술투자 및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폐기물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 시장은 새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갔을까요. 그리니엄이 자세히 뜯어봤습니다.

 

▲ 삼정KPMG는 26일 다가오는 폐기물 업스트림 시장을 준비하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삼정KPMG

삼정KPMG, “대기업 중심으로 폐기물 시장 재편 이어질 것” 🏭

삼정KPMG는 보고서에서 “다운스트림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관심을 받으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폐기물 인수합병(M&A) 시장이 2010년 JP모건이 중소 폐기물 처리기업을 인수해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를 설립한 시점부터 활성화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는데요. 이후 맥쿼리자산운용그룹 등 국내외 사모펀드가 주축이 된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폐기물 기업의 몸값 대비 가치 상승 부담이 작용해 일부 사모펀드들이 폐기물 다운스트림 산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폐기물 시장의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폐기물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기업으로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와 IS동서 등을 소개했습니다.

  • SK에코플랜트 🍏: 지난 2월 전자폐기물 처리 전문 싱가포르 기업 테스(TES)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계약액은 우리돈으로 1조 2,429억 원에 달했는데요. 지난 8월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전문기업 2곳(DY폴리머·DY인더스)을 인수했습니다. 삼정KPMG는 SK에코플랜트가 “국내 폐기물 처리기업을 대거 인수해 시장을 선도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IS동서 🍎: 지난해 4월 금속 폐기물 재활용 기업 TMC(타운마이닝캄파니) 인수를 위한 펀드에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습니다. 또 올해 2월 캐나다 배터리 재활용 기업 리시온(Lithion) 지분의 5%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 국내 기업들이 폐기물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5가지 이유!

 

▲ 트럭이 매립지에 쓰레기를 쏟아붇고 있다 ©Kyryl Gorlov iStock

삼정KPMG, “선형경제 더이상 빛을 발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 🌟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순환경제 및 재생원료 등 관련 정책이 담기며 산업 성장동력에 가속이 붙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는데요.

이와 함께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급 불안 속 자원전쟁으로 인해 ‘제조-소비-폐기’라는 선형경제가 “더 이상 빛을 발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기업 투자 확대 및 순환경제 정책에 힘입어 폐기물 시장이 성장 중이라고 삼정KPMG는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국내 폐기물 시장이 소각·매립 등의 단순 처리에서 재활용 중심으로 재편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폐기물 처리 현황에서 소각과 매립 비율은 각각 5.2%와 5.1%를 차지했습니다. 재활용이 87.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 지난 5년간2016~2020년 국내 폐기물 처리 현황왼과 2020년 기준 국내 폐기물 재활용 기업 종업원 수 현황오 ©삼정KPMG

다만, 보고서는 “해당 통계는 폐기물 배출자가 재활용 업체 또는 반입된 양을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라며 “재활용 과정 중에 재활용이 불가해 다시 소각이나 매립해야 하는 폐기물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재활용률이 높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실질 재활용률은 2019년 기준 22.7% 수준이고, 이는 “해당 연도 명목 재활용률 86.5% 대비 현저히 낮은 값”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보고서는 재활용 수요가 나날이 높아져 가는 반면 상당수 재활용 기업의 규모가 영세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2020년 기준 국내 폐기물 재활용업 허가 및 신고된 기업 수는 6,535개소. 이중 종업원 수가 100인을 초과한 기업은 1.5%에 불과한데요.

삼정KPMG는 보고서에서 “국내 재활용 시장은 이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다가올 전성기에 대비한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 최대 폐기물 처리 기업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WM이다 이 기업은 올해 기업 이미지 강화 및 순환경제 강화를 위해 사명을 WM으로 변경했다 ©WM

“한국과 유사한 궤도 지나간 미국·일본에서 미래 전략 도출해야 해!” 🗺️

국내 폐기물 시장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미래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선 “미국과 일본 사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삼정KPMG는 이야기합니다.

미국은 이미 소수 대기업을 중심으로 폐기물 시장이 재편된지 오래입니다. WM(구 웨이스트매니지먼트), 리퍼블릭서비시스(Republic Services), 웨이스트커넥션스(Waste Connections) 등 이른바 ‘빅3 폐기물 처리 기업’이 미국 폐기물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빅3 기업 중 1위 기업인 WM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WM. 올해 단순 폐기물 처분기업이 아닌 순환경제 선두자로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사명을 ‘웨이스트매니지먼트’에서 WM으로 변경했습니다.

WM은 종합 환경기업을 목표로 폐기물 재생이용, 에너지 사업까지 포괄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다각화 중인데요.

WM의 뒤를 이어 북미 폐기물 시장을 선도 중인 리퍼블릭서비시스는 지난 4년간(2018~2021년) 약 28억 달러(약 3조 9,800억원) 규모의 M&A 및 투자활동을 펼치며 밸류체인을 강화했습니다. 이 기업 또한 최근 순환경제 체계를 마련 중인데요. ▲재생가능한 자원 재생이용 ▲매립지 가스 등 재생연료 전환 ▲식품폐기물 사료화 등의 과정을 구축 중입니다.

 

▲ 미국 폐기물 처리 빅3 기업의 공통 전략왼과 리퍼블릭서비시스 포트폴리오 속 순환경제 체계오 모습 ©WM

미국 폐기물 처리 빅3 기업의 공통된 전략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수집-처분-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확보

2️⃣ 폐기물 처리의 업스트림, 즉 재활용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

3️⃣ 첨단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 이는 기존 재활용 설비에 인공지능(AI), 자동화 로봇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하고 있단 것인데요.

삼성KPMG는 보고서에서 “빅3 기업은 공통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재활용 사업 육성 및 디지털화를 추진해 미국 폐기물 시장을 견인했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폐기물에 관심이 뜨거워지며 폐기물 처리기업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일본은 소각열 에너지 사업을 선제적으로 육성 중입니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재활용률은 19.6%로 미국 23.6%보다 낮습니다. 여기에 섬나라 특성상 매립지 한계가 있는데요.

일본은 국가 에너지 전력 수립에도 소각열에너지를 활용 중입니다. 보고서는 “(일본은) 소각열 에너지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매립 제로(0)화 및 순환경제를 구현할 뿐만 아니라 국가 전력 생산 목표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지역주민들의 거부감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소각시설을 고부가가치화하며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삼정KPMG는 재활용 시장 성장을 위해 국내 기업에게 크게 4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삼정KPMG

폐기물 시장 경쟁력 위해 필요한 4가지는? 🤔

이에 삼정KPMG는 국내 폐기물 시장을 견인할 우리 기업이 갖춰야 할 4가지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보고서는 “국내 기업은 아직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는 단계”라며, 미국처럼 ‘수집-처분-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폐기물 처리의 밸류체인을 완성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폐기물 처리 사업 분야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일본처럼 소각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방법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매립지 한계에 부딪혀 갈 곳 없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소각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소각시설에 대한 역할을 돌아보고 현실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페기물 시장이 업스트림, 즉 재활용 산업으로 전환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삼정KPMG는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활용 기술 투자를 시도해야 하며, 폐기물 처리업이 발달하지 않은 개도국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삼정KPMG는 또 “재활용 사업에 관심을 두는 기업은 이와 같은 시장 환경을 이해하고 중소기업과의 전략적 기술 협력 및 지원을 검토하며 시장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