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동으로 한국형(K)-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K-순환경제 이행계획에는 생산·유통·재활용 등 전 과정의 폐기물 감량 및 순환성 강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는데요.

앞서 플라스틱, 폐자원, 디자인, 친환경 소비 등 4개 단어로 K-순환경제 이행계획의 핵심만 말했던 것. 이번에는 소비자, 기업, 도시 등 정책 주체별로 계획을 좀 더 꼼꼼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 4개 키워드로 보는 K-순환경제 이행계획, 핵심은?

 

1️⃣ 소비자: 소비자 권리 강화 위한 순환 문화 확산 계획! 🛠️

K-순환경제 이행계획에 명시된 내용 상당수는 생산자나 유통업계 같은 산업계에게 친숙한 이야기들입니다. 물론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을 위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정부는 크게 리필 매장 및 다회용기 배달문화 확산을 통해 소비자 참여를 유도할 계획인데요.

 

© Farmer Mark, 홈페이지 갈무리

정부는 순환경제 이행 확산을 위해선 지속가능한 소비가 전제돼야 한다 보고, 환경성 정보의 투명한 공개 및 소비자 권리 법적 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 권리 강화를 위해 ▲환경 라벨링 강화, ▲재활용 용이성 표시, ▲수리권 보장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정부는 환경표지 등 환경 라벨링 제도(Eco Labelling)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환경표지는 제품의 생산·소비·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 배출 정도를 개선한 경우 부착하는 로고를 뜻하는데요. 앞으로 환경표지 등 인증기준에 자원순환성 및 탄소감축 효과를 반영한다고 합니다.

가령 재생원료의 사용비율 확대,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내 바이오매스 함량 강화 등이 예시로 들어갔는데요. 또 ‘환경표지대상제품 및 인증기준’ 고시 개정안에 따라 일회용품에 대한 환경표지 인증도 올해부터 금지하기로 결정됐습니다.

 

© 환경성적표지, 페이스북 갈무리

또한, 정부는 소비자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탄소·자원·물발자국 등을 반영한 제품 생산을 촉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제품 생산·소비·폐기 전과정에 걸쳐 소요되는 ‘자원·에너지 평가’를 통해 재생자원 투입률을 높이고, 에너지 절감은 유도한단 것인데요.

특히, 포장재·플라스틱·전기전자제품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제품군을 대상으로 환경발자국 정보 공개 시범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와닿을 법한 내용도 있습니다. 그간 플라스틱과 금속 등 다른 재질이 혼합돼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의 경우 분리수거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한 경우가 많은데요. 올해 1월부터는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이나 구조의 경우 종량제봉투에 배출토록 붉은색으로 된 ‘도포·첩합 표시’가 부착됩니다.

또 재활용 용이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평가항목 기준이 대폭 강화되는데요. 현행 평가항목이 재질, 구조, 용이성에 그쳤으나 향후 두께와 무게비율 그리고 색상 등이 추가될 예정이죠. 해당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제품 겉면에 표시되는데요. 정부는 해당 제도가 소비자 선택권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Mark A Phillips, 보고서 갈무리

한편, 소비자들의 수리받을 권리 보장을 위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스스로 계속 수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자와 수입자 모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오는 2023년까지 신설할 계획인데요. 예비부품 제공, 수리 및 유지관리에 필요한 정보 제공 등이 들어갈 예정이며, 판매량 등을 고려해 우선 적용 품목을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해당 시범사업은 올해부터 실행되는데요. 일단 자발적 협약을 통해 사전 적용 및 검증을 거칠 것이라고 합니다.

 

2️⃣ 기업: 친환경 산업 유도 및 순환경제 신산업 육성 🗃️

정부는 순환경제 문화 확산을 위해 기업의 친환경성을 유도하고 순환경제 신산업을 육성한단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기업 환경정보 공개 확대, ▲순환경제 반영한 녹색금융 활성화, ▲순환경제 기술 세제 지원, ▲재제조 산업 확대, ▲업사이클링 산업 활성화, ▲공유경제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환경정보 공개는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인데요. 먼저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법인을 중심으로 환경정보 공개 대상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순환경제 이행 및 기여 척도 파악을 위해 기업 환경정보 공개항목에 ‘자원순환지표’가 추가됩니다. 부산물·폐열 순환이용률, 최종처분율,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을 자원순환지표의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이밖에도 중소기업의 환경정보공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과 교육 및 경영체계 구축이 지원됩니다.

 

© (왼) 2021년 세계 녹색 시장 현황 (오) 녹색채권 발행 국가 지도

또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자원순환 공정·설비 구축 등에 활용한 녹색채권 발행 모범사례를 발굴해 확산시킬 예정인데요. 정부는 지난해 제정된 순환경제 개념을 반영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가이드라인과 녹색금융 가이드라인이 녹색투자 판단지표로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순환경제 기술 연구개발 촉진을 위해 주요 폐자원 활용 기술이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원될 계획인데요. 해당 기술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폐기물 관련 부담금 감면 등이 부여될 예정이죠.

한편, 올해부터는 원칙적으로 모든 제품에 대한 재제조가 허용되는데요. 정부는 신규 재제조 분야 발굴 실증사업 및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며, 재제조 제품 사용 확대를 위해 공공부문 우선 사용 시범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 공유경제 등 순환경제 신사업 발굴 확장 계획! 💼
올해 정부는 민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인데요. 여기서 말한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구매 후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이용 효율을 높인 제품·서비스 융합 모델이라고. 이와 관련해 공유경제 특화된 납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공유경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 개방도 확대할 예정인데요. 소비자분쟁 예방을 위해 공유서비스 모델별 분쟁유형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 Patrick T’Kindt, Unsplash

3️⃣ 도시: 순환도시 전환은 ‘폐기물 관리’부터 시작해 🌇

정부는 순환경제 문화 확산을 위해 기업의 친환경성을 유도하고 순환경제 신산업을 육성한단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기업 환경정보 공개 확대, ▲순환경제 반영한 녹색금융 활성화, ▲순환경제 기술 세제 지원, ▲재제조 산업 확대, ▲업사이클링 산업 활성화, ▲공유경제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앞다둬 순환도시 개념을 도입해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데요. 정부도 도시나 지역 같은 공간 단위의 순환체계 강화를 위해 ▲순환도시 시스템 구축·확산, ▲스마트 그린도시 구축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했습니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진 도시. 즉, 순환도시는 희귀자원을 보호하고 자원 사용의 환경 영향을 줄이며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주입할 수 있는데요. 순환도시로 가는 과정 속에서 시민·기업·공공기관 등의 변화를 장려할 수 있을뿐더러,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죠.

다만, 이번 이행계획에 들어간 순환도시는 폐기물에만 집중하고 있는데요. 먼저 순환도시 시스템 구축의 경우 발생지 처리 문제를 명문화하고, 시·군·구 경계를 넘어 처리되는 폐기물에 반입협력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부담금 중 일부는 폐기물이 소각·매립된 시·군·구에 주민지원 및 환경개선 용도로 교부됩니다.

더불어 스마트 그린도시 구축의 경우 생활폐기물 정보관리 모니터링 체계를 만드는 정책인데요. 현재 사업장폐기물은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관리되고 있으나, 생활폐기물 관리시스템이 부재해 해당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단 계획입니다.

또 지역 여건에 맞춰 기후탄력, 물순환, 자원순환 등 여러 유형의 지원사업을 융·복합하며, 저탄소 인증 건설자재 사용 확대를 위해 녹색건축 인증기준 개선 등의 내용 등도 종합적으로 담겼습니다.

 

👉 유럽에선 “모로 가도 서울? 아니 순환경제면 됩니다”

 

© EU Political Report

위에 나온 정책들은 모두 몇 년간 여러 정책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친 끝에 도출됐습니다. 물론 이 정책들에 소비자와 산업계가 얼마나 호응해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또 이번 이행계획이 ‘플라스틱’ 재활용·재사용에만 치중했단 의견도 들려옵니다. 순환경제는 의류나 전자 그리고 건설폐기물 등 전체 폐기물의 생애주기를 바라봐야 하는데요. 무엇보다 제품에서부터 순환이 가능하도록 설계, 즉 디자인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미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는 제품의 지속가능성 및 소비자와 산업계 활동까지 모두 고려한 순환경제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요. K-순환경제 이행계획과 해외의 순환경제 계획이 어떻게 다른지 다음 편에서 알아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