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패션기업의 순환패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창설된 순환패션 혁신가 기금(Circular Fashion Innovator’s Fund). 해당 기금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 영국(ebay UK)영국패션협회(BFC)와 파트너십을 맺고 출시했습니다.

이 기금은 중소 패션기업의 순환패션 도입을 돕기 위해 1만 5,000파운드(약 2,300만원)의 지원금과 6주간의 멘토링·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데요.

지난 12월 22일(현지시각), 이베이 영국과 BFC는 제1회 순환패션 혁신가 기금 수상자 6곳을 발표했습니다. 6곳 모두 순환패션 솔루션을 위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곳인데요.

이들이 선보인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 핍앤헨리의 기존 친환경 소재 아동 신발(왼)과 핍앤헨리가 공개한 확장가능한 신발 디자인 시안(오). ©Pip&Henry

아이와 함께 자라는 운동화 설계한 핍앤헨리 👟

성인의 신발 교체 주기는 평균 1년. 하지만 아동의 신발 교체 주기는 평균 4개월가량으로 성인보다 매우 짧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중고신발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인데요. 만약 아동의 성장에 맞춰 함께 커지는 신발이 있다면 어떨까요?

영국 친환경 신발 브랜드 핍앤헨리(Pip&Henry)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신발을 개발 중입니다. 일명 ‘확장가능한 신발(expandable shoe)’인데요. 이 기업은 제1회 순환패션 혁신가 기금 수상자 중 한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핍앤헨리는 아동의 성장에 맞춰 신발 크기도 확장할 수 있는 신발을 연구 중입니다. 회사 측은 신발이 최소 3번 이상 확장하도록 만들어 신발 사용 기간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영국 비영리단체 폐기물자원액션프로그램(WRAP)에 따르면, 의류 수명을 9개월 더 연장할 경우 물발자국과 폐기물발자국을 각각 4%와 10% 줄일 수 있습니다. 탄소배출량 역시 감축되는데요.

현재 핍앤헨리는 퍼즐처럼 맞물리는 조각처럼 신발을 확장하거나, 신축성 있는 소재에 교환 가능한 깔창을 접목하는 등 여러 선택지를 검토 중입니다.

한편, 핍앤헨리는 지난해 5월 영국 ‘존 루이스 파트너십’이 운영하는 순환미래기금(Circular Future Fund)으로부터 25만 파운드(약 3억 7,800만원)를 지원받아 확장형 신발을 위한 깔창 및 고정장치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아보카도, 블루베리 등 식품폐기물의 색소를 사용해 개발한 천연염료(왼)와 지난해 영국 런던정경대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혁신허브에서 세이지스 공동설립자인 앨리스 심슨과 에밀리 테일러가 염료를 선보이는 모습. ©Sages

합성염료 대체할 ‘순환염료’ 개발한 세이지스 🎨

패션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더욱이 염색 과정에서는 다량의 물이 사용될뿐더러, 합성염료 사용으로 강과 바다로 다량의 화학물질이 배출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수상자 중 하나인 세이지스(Sages)는 합성염료를 대체하는 동시에 기존 천연염료보다 더 친환경적인 염료를 개발했습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보카도·블루베리와 같은 식품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순환염료’를 개발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천염염료의 원료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 사용과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세이지스는 농가 및 식품업체로부터 폐기 예정인 식품을 구입합니다. 주로 아보카도, 블루베리, 적양배추 등을 구매하는데요. 이 식품들을 분해한 후 염료를 추출하는 것. 이후 재활용된 물을 사용해 분말화시키면 끝입니다.

세이지스는 현재 12가지 색상의 순환염료를 개발했습니다. 해당 염료는 잉크와 페인트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고 세이지스는 설명했습니다.

 

▲ 에어비앤비·인스타그램처럼 미니 프로필과 사진 피드 등을 꾸밀 수 있는 기능이 특징(왼)인 바이로테이션은 2021년에는 영국 엘렌맥아더재단(EMF)의 ‘패션 순환디자인’ 책(오)에 사례로 소개됐다. ©By Rotation

커뮤니티에 주목한 영국 최대 의류대여 플랫폼, 바이로테이션 👗

2019년 설립된 바이로테이션(By Rotation)영국 최대 의류대여 플랫폼입니다. 영국 내 50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6만개 이상의 패션아이템이 대여·판매 중인데요. 소비자들이 직접 직거래하는 P2P(Peer-to-Peer) 모델로 소비자 간의 소통이 활발한 커뮤니티가 특징입니다.

소비자들이 질의응답(Q&A) 양식에 따른 세부 정보를 제공할뿐더러, 잘 차려 입은 착장 사진을 플랫폼에 공유하단 점에서 의류대여의 에어비앤비·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데요.

바이로테이션은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네트워크형 플랫폼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잡지 스타일의 미니 프로필을 생성하는 기능을 지원하고 인스타그램처럼 사진 피드를 꾸밀 수 있습니다. 핀터레스트 스타일의 무드 보드를 만드는 기능도 있는데요. 마음에 드는 사용자끼리는 서로를 팔로우해 교류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스타일 공유 콘텐츠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 새로운 방문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이처럼 바이로테이션은 대여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 덕분에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이유 덕에 이번 순환패션 혁신가 기금 수상자 중 한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한편, 바이로테이션은 엘렌맥아더재단(EMF)에서 출간한 책 ‘패션 순환디자인’에서 순환패션 브랜드의 사례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 왼쪽부터 700명 이상의 수선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주문형 옷수선 플랫폼 더심의 수선 전문가, 순환섬유재단의 섬유대섬유 재활용 인증 라벨, 재활용 용이성 설계가 반영된 서큘러의 등산용 재킷. ©The Seam 페이스북, Circular Textiles Foundation 페이스북, Circular Inc. Ltd

수선·재활용 돕는 순환패션 솔루션 기업들도 선정돼 ♻️

앞서 소개한 기업들이 생산과 유통에 집중했다면, 수선·재활용 등 소비 이후의 순환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선보인 수상자들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면.

 

  • 지역 수선 전문가를 연결하는 주문형 옷수선 플랫폼 더심 🧵

더심(The Seam)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선이 필요한 소비자를 지역의 제조업체 및 수선 전문가와 연결합니다. 우선 소비자는 온라인 챗봇에 이름과 지역 등 세부정보와 수선이 필요한 옷의 사진을 올립니다. 이후 더심이 신청자 인근의 수선 전문가와 연결해주는데요. 더심은 현재까지 약 700명의 수선 전문가를 확보했습니다. 더심은 현재까지 1만 건 이상의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증 시스템으로 섬유대섬유 재활용 돕는 순환섬유재단 🏷️

의류폐기물 상당수는 솜이나 펠트 등으로 다운사이클링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뉴셀의 서큘로오스, 인피니티드파이버의 인피나 등 무한 재활용이 용이한 섬유가 개발 중인데요. 순환섬유재단(CTF)은 진정한 순환패션을 위해 ‘섬유대섬유 재활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리뉴셀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섬유재활용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봄여름(SS) 시즌 아동복 브랜드 프루기(Frugi)에서 CTF의 인증을 받은 QR코드가 적용된 옷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 수선부터 디자인까지, 수선과 재활용에 진심인 서큘러. 🎨

서큘러(Circular)는 스포츠·아웃도어 의류산업에 복원·수선·업사이클링·디자인 등을 제공합니다. 즉, 순환디자인 솔루션 전반을 제공하는데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및 오스프리(Osprey)와 협력해 수리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또 순환매핑, 데이터 수집, 직물 재활용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인데요. 이밖에도 직접 수리용이성과 분해용이성을 설계에 반영한 아웃도어 제품을 만든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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