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는 바(BAR), 곰팡이로 만든 대체육 등 지속가능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 요즘. 채소와 물고기를 합쳐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수경재배와 양식업을 연결해 ‘순환농업’을 만드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입니다.

 

채소와 물고기를 굳이 합칠 이유가? 🤔

아쿠아포닉스를 알아보기에 앞서, 이런 궁금증이 들 수 있는데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아쿠아포닉스가 조명받게 된 이유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아쿠아포닉스는 담수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인데요. 아쿠아포닉스의 어원인 담수양식과 수경재배는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의 방법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양식은 어획량을 고갈시키고 폐어망 등 쓰레기 문제를 일으키는 어업을 대체하기 위해서, 수경재배는 화학 비료로 인한 토양 오염,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 수급 불안정 등으로 골치인 노지 농업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도돼왔죠.

하지만 이 둘은 공통으로 한 가지 문제에 마주하는데요. 바로 ‘물’입니다. 양식업은 다량의 물고기를 한정된 공간에서 기릅니다.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을 치우기 위해 계속 물을 갈아야 하므로 물소비량이 많습니다. 또 전염병을 막기 위해 과도한 항생제를 남용하는 경우도 많죠. 한편, 수경재배는 배지와 영양액을 사용해 높은 생산성을 제공하지만 폐영양액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수질이 오염될 위험이 있습니다.

 

채소와 물고기의 순환시스템, 아쿠아포닉스!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발상이 아쿠아포닉스입니다. 수조에서 물고기를 키우고 그 물을 이용해서 식물을 재배하는 농업 방식인데요. 물고기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암모니아(NH3)가 식물에는 성장의 필수적인 3대 요소(질소, 인산, 칼륨) 중 하나인 질소(N)를 포함한다는 점에 착안했죠. 원리는 물속 미생물로 암모니아를 분해해 질산염(NO3)으로 만들어 식물이 화학 비료 대신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물은 식물을 통해 정화되어 펌프를 거쳐 다시 수조로 흘러가며 순환 시스템이 완성됩니다.

이 덕분에 아쿠아포닉스는 수경재배에 비해 수질 오염이 적고, 물소비량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양식 수조 위에 식물 재배 베드를 쌓아 올려 수직 농업(Vertical Farm)이 가능해 생산성도 높습니다. 장소의 제약이 적어 도시처럼 밀집된 지역에서 적합한데요. 생산지와 소비지의 거리를 좁혀 물류비와 탄소발자국이 줄고, 실내 재배가 가능해 폭염이나 폭우 같은 자연재해에도 자유롭다는 등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 탄소발자국 줄이기 위한 도시농업, 수직 농업이 더 궁금하다면?

 

아쿠아포닉스, 진짜 ‘순환농업’이 되려면 🐟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와 식물의 순환을 통해 식품 생산의 부산물이 다시 식품 생산에 투입되는 순환농업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진정한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물고기의 사료와 펌프에 사용될 에너지까지도 외부 투입이 아닌 순환 시스템 속으로 넣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를 위해 수조에서 개구리밥 등 수생식물을 키워 먹이로 주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해 파리 유충 같은 곤충을 길러 공급하고, 재생가능한 전력 공급을 위해 아쿠아포닉스에 태양광 발전을 연결한 사례도 있는데요. 이외에도 아쿠아포닉스에 적합한 식물과 물고기의 종류를 넓혀가는 등 기술과 노하우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