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7개국(G7) 정상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클럽(The Climate Club)’을 결성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주재로 열린 G7 화상회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 회원국은 기후클럽 설립에 합의했는데요. 기후클럽은 2023년부터 활동을 개시하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막 전후로 공식 출범할 계획입니다.

G7 국가 정상과 정부 수반들은 이날 기후클럽의 기반 및 확장을 위한 법령을 통과했습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기후클럽 임시 사무국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G7은 이날 공식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GHG)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기 위한 책무를 재확인했다”며 “(기후클럽을 통해) 산업의 탈탄소화에 집중해 녹색성장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7 기후클럽 결성 소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

기후클럽은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는 파리협정의 목표의 신속하고 야심찬 이행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실제로 기후클럽은 파리협정이 채택된지 7주년이 되던 날에 결성됐는데요. 주요20개국(G20)은 물론 개발도상국, 신흥국, 국제기구 등도 원할 경우 기후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후클럽에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회원국은 기후대응 정책에 합의해 통상마찰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 무임승차 국가에게는 보복관세 등의 페널티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주요7개국(G7) 정상들은 지난 6월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회의를 가졌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마리오 드라기 당시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통령, 보리슨 존슨 당시 영국 총리. ©영국 총리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제안한 기후클럽, 그 시작은? 🗺️

기후클럽에 관한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2020년입니다. 숄츠 독일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구상한 것인데요.

그는 당시 독일 연방내각에 국제기후클럽 핵심쟁점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듬해인 5월 G7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기후클럽 아이디어가 논의된 정도였는데요.

기후클럽 창설이 본격화된 것은 숄츠 총리가 취임한 직후입니다. 올해 1월 19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열린 ‘다보스 어젠다 2022’ 회의에 참석한 숄츠 총리는 G7이 주도하는 기후클럽 창설을 제시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더는 가장 느리고, 가장 덜 야심찬 (기후대응) 국가들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G7이 기후변화 대응이 비용이 아니라 경쟁우위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더는 기후정책에 미온적인 국가를 기다리지 않고 G7이 선례가 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입니다.

같은해 6월 독일 바이에른주 엘바우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연내 안에 기후클럽을 창설하기로 약속합니다. 이후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가동돼 기후클럽 설립을 준비해 온 것.

 

▲ 주요7개국(G7), 주요8개국(G8), 주요20개국(G20)에 포함된 국가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The Global Solutions Initiative

1.5℃ 상승 억제 목표 달성 위한 기후클럽, 어떻게 달성하나면? 🤫

숄츠 총리는 기후클럽이 이른바 ‘ABC원칙’에 입각해 정책 방향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BC원칙이란 ▲야심찬 포부(Ambition) ▲과감한 행동(Bold) ▲협력(Cooperation) 등 세 가치의 앞글자를 딴 것인데요.

숄츠 총리는 “G7 국가들이 2050년까지 1.5℃ 상승 억제 목표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야심찬(Ambition) 계획이 필요하다”며 “탄소가격 등 과감(Bold)한 정책을 펼쳐 지금부터 행동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기후클럽을 소개했습니다.

또 기술협력 등 모든 국가의 참여를 유도해 기후대응 실현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숄츠 총리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통과된 ‘기후클럽 설립규정(Terms of Reference for the Climate Club)’에는 1.5℃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설립규정은 크게 3개의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요. 각각의 규정을 살펴본다면.

 

▲ 탄소누출은 국가별 환경규제 차이를 이용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 저규제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EC

1️⃣ 야심차고 투명한 감축 정책 추진 ⚖️

회원국 간의 표준안 설계, 전략 수립, 정보 공유 등이 핵심입니다.

기후클럽 내 회원국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된 여러 평가와 모범사례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국제사회의 통일된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및 감독 기준도 수립할 예정인데요. 이를 위해 각 회원국의 방법론과 모범사례를 다각도로 평가한단 뜻입니다. 탄소가격 등 가격 기반 수단(Price-based instruments)을 포함해 정책의 경제적 영향 평가도 실시됩니다.

탄소누출(carbon leakage) 및 기타 잠재적인 저해 요인을 막기 위한 전략도 수립됩니다. 탄소누출은 국가별 환경규제 차이를 이용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 저규제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회원국은 탄소누출을 평가하고, 이를 식별해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 정보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2️⃣ 혁신 산업 주도 🏭

지난해 G7은 중공업 등 산업 부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이니셔티브 ‘G7 산업 탈탄소화 전략(G7 Industrial Decarbonisation Agenda·이하 IDA)’을 출범시켰습니다. 올해 5월에는 재생에너지로서 수소 활용 확대를 위한 ‘G7 수소행동협약(G7 Hydrogen Action Pact·이하 HAP)’도 맺었는데요.

기후클럽은 IDA와 HAP를 기반으로 산업 내 탄소중립을 가속화한단 계획입니다. 또 부문별 감축 부분이 필요한 의제를 조정해 관련 작업을 고려할 계획인데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주관하는 ‘산업 심층 탈탄소화 이니셔티브(IDDI)’ 등 여러 민관 이니셔티브와 협력할 방침입니다.

마찬가지로 회원국별 기술협력 및 모범사례가 공유될 예정인데요. 기존 기술 표준 및 기타 관련 작업을 통해 ‘온실가스 회계처리에 대한 기준(accounting standards for GHG)’이 마련됩니다.

 

©iStock

특히, 미래 산업에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할 것을 고려해 수소의 온실가스 발자국(GHG footprints)에 대한 회계 기준도 마련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산업 부분의 탄소중립을 촉진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및 기반시설(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기후클럽 회원국들이 협력한단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3️⃣ 국제 기후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 🤝

기후클럽은 다자간 및 양자간 협력을 통해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을 도울 계획입니다.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이 예시로 들어갔습니다. JETP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을 재정·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입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개도국을 대상으로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은 확대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JETP가 진행 중이며, 베트남과는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이밖에도 기후대응을 위해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을 동원하기 위한 접근법 개선도 진행된다는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 지난 6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독일 바이에른주의 엘마우성에서 열렸다. G7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마리오 드라기 당시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G7 GER

프랑스 “기후클럽 회원국은 탄소세 면제 고려할 수 있어!”…한국은? 🇰🇷

기후클럽의 핵심은 각국의 기후중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무역에 방해되지 않도록 회원국들이 서로 조율하는데 있습니다. 탄소가격 결정, 규제, 인센티브 등 국가별 비교가능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단 것인데요.

또한, 기후클럽은 기본적으로 유럽연합(EU)이 합의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기반으로 합니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강철·알루미늄·플라스틱 등 제품의 탄소 함유량에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된 탄소가격을 부과해 징수하는 조치입니다.

숄츠 총리는 기후클럽이 친환경적인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면제 또는 철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CBAM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프랑스는 기후클럽 회원국에게 CBAM을 면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단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클레망 본 프랑스 외교부 유럽담당 장관(현 프랑스 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밝힌 것인데요.

 

▲ 주요7개국(G7)의 국기가 나열된 모습. 왼쪽부터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국기. ©US Embassy

본 장관은 “EU와 유사한 기후대응 및 기준 및 목표를 가진 국가에 대해 CBAM을 부과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기후클럽 회원국에 대해 CBAM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본 장관의 발언과 CBAM이 통과된 시점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장 기후클럽에 우리나라가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 산하 한국법제연구원은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후정책 및 무역정책은 (EU의) CBAM에 따른 대응에 더 초점을 둬야겠지만, 기후클럽의 탄소누출에 대한 공동 보호조치와도 닿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법제연구원은 또 “(기후클럽이) EU CBAM과 어떤 식으로 관계 정립이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