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세계가 직면할 주요 위험요소 중 상당수가 기후대응 실패와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 Report 2023)’에 담긴 내용입니다.

WEF는 매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직전 각 분야 전문가 1,2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GRPS)’ 조사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위험요인을 제시합니다. 올해로 18회째인데요. WEF는 보고서에서 “2023년은 어느 해보다 위험요소들이 더 상호의존적이고 상호 피해를 주는 ‘다중위기(Polycrisis)’의 해”로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 중 6개가 환경 부문이었습니다. 이 중 상위 3개는 모두 기후문제였습니다. ‘기후변화 완화(Mitigate) 실패’가 1위를 차지했고,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 실패’와 ‘자연재해 및 이상기후 현상’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가 4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천연자원 위기’와 ‘대규모 환경피해’가 각각 6위와 10위에 올랐습니다.

보고서는 식품 및 에너지 시스템이 10대 리스크 중 상위 4개(기후 완화·적응 실패, 이상기후, 생물다양성 손실)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 2023년 글로벌 단기 리스크 상위 10개 목록 ©greenium

세계 위협할 단기 리스크 10개 중 5개 환경 이슈…‘생활비 위기’가 1위 차지 💰

WEF는 세계를 위협할 요소들을 ▲단기(0~2년) ▲중기(2~5년) ▲장기(5~10년) 등 기간별로 나눠 조사합니다. 여기서 단기는 현재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당장의 위기를 뜻합니다. 반면, 장기는 당장 새롭게 등장하거나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를 단기와 장기리크스로 나누어 발표합니다.

향후 2년간 세계를 위협할 상위 10대 리스크 중 1위는 ‘생활비 위기(Cost-of-living crisis)’였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공급망 대란, 식량·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촉발 등이 세계적으로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단 설명입니다.

여기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됐다고 보고서는 꼬집었습니다.

생계비 위기에 이어 단기 리스크에는 ‘자연재해 및 이상기후 현상’이 2위, ‘기후변화 완화 실패’ 4위, ‘대규모 환경피해’ 6위, ‘기후변화 적응 실패’가 7위, ‘천연자원 위기’가 9위를 차지했습니다.

즉, 단기간 세계를 위협할 상위 리스크 10개 중 5개가 환경 부문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전체 응답자 중 70%가 기후변화를 예방 혹은 준비하기 위한 조치를 묻는 조치에 “비효율적” 또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응답했단 점을 꼬집었습니다.

또 사이버 범죄 등 다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이 증가함에 따라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노력의 속도와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단 점을 보고서는 우려했습니다.

 

▲ 지난 5년간2019 2023 글로벌 장기 리스크 순위 변동 그래픽 ©greenium

글로벌 장기 리스크 중 TOP3 ‘기후대응 실패’…“가장 준비가 덜 된 부문” 🚨

향후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 중 6개가 환경 부문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개가 더 늘어난 것인데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기후대응 실패’ 1위, ‘극단적인 날씨’ 2위, ‘생물다양성 손실’ 3위, ‘인간의 환경 파괴’가 7위, ‘천연자원 위기’기 8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는 기존 ‘기후대응 실패’가 완화 및 적응으로 구분돼 조사됐습니다.

순위가 일부 변동된 사항은 있으나, 전문가들이 기후 및 환경문제를 인류의 생존 및 경제를 위협할 주요 위험요소로 보고 있단 점은 유지됐습니다.

WEF는 기후문제를 포함한 환경 부문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으나 “가장 준비가 덜 된 부문”으로 평가했는데요. 탄소중립 등 기후행동 목표에 대해 심도 있고 일치된 진전이 부족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중에서도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가 향후 10년간 가장 빠르게 악화 중인 글로벌 위험요소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지난 10년간 조사에서 꾸준히 상승해 4위를 차지했단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지연에 의존한단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가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올 것을 지적했습니다. 또 육상 및 해상 생태계의 가치가 저평가된 점을 꼬집었는데요.

보고서는 “획기적인 정책 변화나 투자가 없으면 기후변화 완화, 식량안보 불안정, 생물다양성 손실 등은 더 가속화돼 생태계 붕괴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협으로 간주됐습니다. 이에 올해 보고서에서 코로나19는 장단기 리스크 상위 10대 명단 모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상위 상위 리스크 TOP 10 왼쪽이 단기향후 2년 오른쪽이 장기향후 10년 리스크다 ©greenium

WEF “기후변화 모멘텀 속도 느린 점 우려…순환경제 전환 가속화 필요” 🗺️

지난해에는 유럽연합(EU)이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목표로 내놓은 정책 패키지 리파워EU(REPower EU)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각각 5월과 8월에 나왔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조치를 언급하면서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전반적인 모멘텀이 향후 2년간 빠르게 가속화될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점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는데요.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에너지안보와 경제성 그리고 지속가능성 간의 절충안에 점점 더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파리협정에서 정한 1.5℃ 억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비용’임을 역설했습니다.

한편, 기후문제가 해결되고 지정학적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도 천연자원이 부족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전기차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등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핵심광물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중인 상황임을 설명했는데요. 핵심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광물 수요 대응 및 경제성장 그리고 환경문제 모두를 해결하기 위해선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일부 국가와 다국적 기업들이 공급망 다각화 및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순환경제 전환을 가속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기후과학자들은 기후변화 티핑포인트를 막을 수 있는 탄소예산이 채 10년 분량도 남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Climate Science

WEF, 국제협력 강조…““장단기 리스크 밀접 연관돼 동시 발생 가능” 🤝

WEF는 “올해 기술된 리스크 중 일부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티핑 포인트는 작은 변화들이 일정 기간 쌓인 상태에서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문제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2℃ 높았습니다. 인류는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0.3℃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요.

WEF는 “장단기 리스크들이 서로 깊이 연관돼 있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라며 “집단적이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때”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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