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문가들이 기후 대응 실패를 인류가 당면할 가장 큰 위협요소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2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 Report 2022)’에 담긴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124개국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 전문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향후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로 ‘기후 대응 실패’가 1순위로 꼽혔는데요. ‘극한 날씨’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천연자원 위기’와 ‘인간의 환경 파괴’가 10대 리스크에 꼽혀 환경 부문에서만 5개 위험 요소가 포함됐죠.

이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석해 봤습니다.

 

© WEF 제공

10년내 가장 재앙적인 글로벌 위험 요인 1위 기후 대응 실패 🌡️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각국 지도자들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례 모임을 앞두고 발표됩니다. 이 보고서는 2006년부터 발간됐는데요. 보고서 작성의 기초가 된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GRPS, Global Risks Perception Survey)는 각 분야 전문가 및 리더들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올해 설문에 참여한 1,000여명 중 40% 이상은 기업 관련 종사자이고, 17%는 학계, 16%는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세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1.2%가 ‘우려(Concerned)’한다고 답했고, 23.0%는 ‘걱정(Worried)’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12.1%, 낙관적인 시각은 3.7%에 불과했죠.

10대 리스크의 위협 정도를 ▲단기(0~2년) ▲중기(2~5년) ▲장기(5~10년) 등 기간별로 나눠 조사했을 때도 환경 문제가 가장 높은 위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극한날씨(31.1%)가 가장 큰 위험요소로 전망됐습니다. 중기적으로는 기후 대응 실패(35.7%)와 극한날씨(34.6%)가 중대한 위협으로 꼽혔습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후 대응 실패, 극한날씨, 생물다양성 손실, 천연자원 위기, 인간의 환경 파괴가 순서대로 중대한 위협으로 꼽혔습니다.

 

+ WEF가 언급한 문제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야기한다면 🤔
👉 극한 날씨: 이상기후로 인한 극단적인 홍수나 폭염으로 인한 인명 손실과 재산, 생태계 파괴
👉 생물다양성 감소: 인류의 인위적 활동으로 인한 종(種)의 감소 혹은 멸종
👉 천연자원 위기: 과도한 개발 및 관리부실로 인한 주요 자원 고갈, 식량 및 물부족 포함
👉 인간의 환경 파괴: 보호구역 규제 완화, 방사능 오염, 기름유출 문제부터 야생동물 거래도 포함

 

© 지난 5년간(2018-2022) 글로벌 리스크 순위 변동 그래픽_greenium

5위에 머물렀던 ‘기후 대응 실패’가 1위로 올라와 📈

앞서 언급한 대로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향후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로 ‘기후 대응 실패’를 1순위로 뽑았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기후 대응 실패는 2018년 조사에서는 5위에 머물렀는데요. 지난 3년간(2019~2021) 2위에 머물렀다가 올해는 1위로 올라선 것이죠. 즉, 세계 전문가들은 기후 대응 실패를 매우 우려하고 있단 뜻인데요.

보고서는 2020년 스페인 마드리드의 최고 기온이 42.7°C를 찍고,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있는 댈러스의 최저 기온이 –19°C를 기록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세계 곳곳이 극한 기온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보고서는 이어 기후변화가 가뭄, 홍수, 자원 부족, 생물다양성 손실 등 여러 형태로 빠르게 나타난단 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기업, 사회 모두 최악의 결과를 막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죠.

아울러 WEF는 세계가 기후 대응에 실패하면 전 세계적인 불평등을 확산할 수 있음을 피력하는데요. 특히, 무질서한 기후 전환(Disorderly Climate Transition)은 국가 내 혹은 국가간 불평등을 악화시켜 지정학적 마찰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WEF가 언급한 기후 전환은 에너지·교통·철강·석유화학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산업군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의미합니다. 무질서한 기후 전환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이 금융 및 실물 경제에 불안정을 유발한단 뜻인데요.

WEF는 탄소배출이 집약적인 산업들은 수백만 명이 넘는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고,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실업이 촉발될 수 있단 것을 예로 들며, 무질서한 기후 전환으로 사회적·지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어 세심한 정책과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죠.

나아가 WEF는 보고서를 통해 무질서한 기후 전환이 탈탄소화 비용 및 전환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이해관계자들이 탄소중립 전환을 피하거나 연기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우드랜드가 내놓은 기후 행동 계획, 홈페이지 갈무리

탄소중립 위해선 포괄적 전환 필요해…’순환경제 전환’ 장려 필요해 ♻️

아울러 WEF는 기후 전환 속도 증폭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기업을 포함한 각 산업군과 정부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의 전환 속도가 일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해관계자 간의 노력이 일치하지 못하면 불연속성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던 것인데요. WEF는 이어 저탄소 및 지속가능한 기술 등을 너무 성급하게 채택할 경우 시스템 간의 상호연계성을 무시해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포괄적인 접근 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WEF는 보고서에서 “가장 덜 파괴적인 기후 대응 조치는 개인·사회·기업 등 모두의 요구를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것”이고, “소비자 행동 변화와 탄소집약적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를 포함해 기후 행동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대중에게 교육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순환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정책 마련을 위해 정부 및 국제기구 등의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탄소? 메탄 감축도 중요해! 💭
보고서는 기업들의 ESG경영 관심 증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마련 등이 금융 시스템이 전환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기후 대응 과정에서 탄소배출량 감축과 함께 메탄배출량 감축도 이뤄져야 한다고 기술했습니다.

 

© Get Involved Burlington

보르헤 브렌데 WEF 회장은 “기후위기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장기 위험”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행동 비용보다 행동하지 않은 데 따르는 비용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기후 대응을 촉구했는데요.

2022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단순히 어떤 위협요소가 1위를 했는지가 아닌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조언해주는 지표입니다. 앞서 언급한 위협요소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인한 감염병 위험, 사회적 양극화로 인한 빈곤층 급증, 디지털 불평등 등을 주요 위협요소로 꼽았는데요.

WEF는 보고서를 통해 “복합적인 글로벌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손을 잡아야 할 때”라며 세계 각국의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