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독일 본에서 기후변화 관련 국제논의를 중간 결산하는 회의가 개최됐습니다.

지난 6월 6일(현지시각)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열린 제5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부속기구회의(SB56) 이야기인데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포함해 190여개 협약 당사국, 국제기구, 시민단체(NGO) 등 총 5,000명이 참석했습니다.

금번 회의에서는 파리협정의 본격적인 이행과 관련된 사항이 주요 협상 쟁점으로 부각됐는데요. 이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기후 적응, ▲전지국적이행점검(GST), ▲국제탄소시장(파리협정 제6조), ▲기후재원 등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금번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고, 어떤 평가가 나왔는지 정리했습니다.

 

© 6월 6일(현지시각) 독일 본에서 열린 SB56 회의 개막식에서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UNFCCC 총장이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_Kira Worth, UNFCCC

COP27 세계, COP26과 전혀 다르단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어 🌍

UNFCCC는 당사국간 협약 및 파리협정 위임사항, 이행방안 등을 협상하기 위해 매년 2차례씩 회의를 개최하는데요.

이번에 열린 SB56회의는 COP26 폐막 후 지구촌을 강타한 에너지·식량부족 문제,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공론장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UNFCCC 총장은 SB56회의 개막연설에서 “COP27의 세계가 COP26과 전혀 다르단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에스피노사 총장은 이어 “세계가 갈등, 에너지, 식량, 경제위기에 휩싸였을뿐더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며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선 지구촌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SB56회의는 국제논의의 중간 결산을 확인하는 회의인 만큼,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결정이 바로 나올 수는 없는데요. 에스피노사 총장 또한 주요 결정은 COP27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6월 8일(현지시각) 주요국 외교관들은 기후변화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_UNFCCC 제공

190여개 협약 당사국, SB56에서 어떤 논의 진행했나? 🎙️

SB56회의에서는 COP26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COP27의 주요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요하게 논의됐던 이야기들을 핵심만 이야기한다면.

  • 온실가스 감축 의욕 및 이행 프로그램 논의 🌡️: COP26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설립하기로 합의했던 ‘온실가스 감축 의욕(ambition) 및 이행(implementation)을 위한 작업 프로그램’이 이야기됐는데요. 이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은 11월 열릴 COP27 직전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글로벌적응목표(GGA) 구체화 📝: 파리협정에 따라 기후 적응에 관한 목표. 즉, 글로벌적응목표(GGA) 구체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졌는데요. ‘글래스고-샤름엘셰이크 작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위해 워크숍 운영방식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 전지구적이행점검(GST) 논의 ⭐: 전지구적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은 파리협정의 목표 이행경과 및 진전사항을 종합 점검하는 절차인데요. UNFCCC는 2023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평가할 예정입니다. GST는 2023년 최초 실시될 예정인 만큼 어떤 식으로 점검할지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는데요. SB56회의에서는 GST를 위해 감축, 적응, 지원 등에 관한 ‘제1차 실무회담(Technical Dialouge)’을 진행했습니다. 당사국들은 GST가 파리협정의 목표와 이행 간 격차를 줄일 이행방안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단 점에 공감했단 소식.
  • 국제탄소시장 논의 💰: 파리협정에 명시된 국제탄소시장의 완전한 운영을 위해 COP26에서 파리협정 ’제6조 세부이행규칙’이 합의됐는데요. SB56회의에서 해당 규칙의 ▲보고 및 검토 체계, ▲전자적(디지털) 감축실적 추적시스템 등 기술적인 사항이 논의됐습니다.

 

+ 파리협정 제6.4조 감독기구 및 재정상설위원회에 한국인이 진출했단 소식! 🇰🇷
각각 파리협정 세부이행규칙 타결로 설립된 제6.4조 시장메커니즘 이행 지원, UNFCCC 산하 기후재원 분야 전문 검토 부속 기구인데요. 파리협정 제6.4조 감독기구에는 오대균 서울대학교 객원교수, 재정상설위원회에는 곽소희 기획재정부 녹색기후기획과장이 진출해 2023년부터 활동할 예정입니다.

오대균 교수는 한국에너지관리공단 기후대응이사, 교토의정서 내 청정개발체제(CDM) 집행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기후변화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 6월 6일부터 16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린 UNFCCC의 SB56 회의 개막식 모습_James Dowson, UNFCCC

개도국 왈 “선진국, 기후재원 약속 지키지 못하고 있어!” 💰

SB56회의에서는 기후재원도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기후재원은 공공 및 민간에서 재원을 마련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 조치를 지원하는 자본을 뜻하는데요.

선진국들은 앞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서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적응을 돕기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의 기후재원 조성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COP26에서는 COP16에서 합의된 기후재원 조성을 2025년까지로 연장하고, 재원도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금번 SB5회의에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기후재원 약속을 이행하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SB56회의에서는 2025년 이후의 새로운 재원조성목표 논의를 위한 전문가 대화가 진행됐는데요. 해당 주제에 대해 당사국 및 이해당사자간 의견 교환 수준으로만 진행됐습니다.

이에 개발도상국들은 녹색기후기금(GCF) 같은 기존 기후재원은 신청 및 지불 기간이 너무 느린 나머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대처를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는데요.

에스피노사 총장 또한 국제사회가 기후재원 1,000억 달러 마련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에스피노사 총장은 “(피해를 입고 있는 국가들은) 적응 및 손실 그리고 피해로 인한 재정이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재원 마련을 다시 한번 촉구했습니다.

 

© 6월 8일(현지시각) COP27 준비 회의에서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왼)과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UNFCCC 사무총장(오)이 COP27 관련 협약을 맺었다_Kira Worth, UNFCCC

이번 회의를 놓고 이해당사자별로 평가는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개도국들은 한목소리로 ‘성과가 없었다’는 평을 내리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식량위기 문제와 더불어 인플레이션이 선진국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했는데요. 더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도 비슷하게 평가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성명을 통해 회의에 진전이 있었단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EU 집행위는 “선진국이 기후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단 약속을 준수해야 한단 입장에 많은 국가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는데요. EU는 이 문제를 COP27에서 반드시 다뤄야 한단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또한 COP27에서 기후재원을 우선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는데요.

패트리샤 총장은 이번 SB56회의에 대해 “많은 작업이 남아있지만 (금번 회의에서) 여러 진전을 이뤘다. 각 단계는 협상의 핵심 부분이며 최종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며 “COP27은 파리협정 달성을 현실로 만드는 곳이 돼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