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매월 1.5°C를 넘어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단순히 더위로 그치지 않고, 식품 가격 상승이라는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식품 가격 문제는 극심한 폭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자주 언급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떠올랐습니다.
2024년까지의 기후 관련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기상이변 “열파”, “가뭄”, “폭우” 이 주요 식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6건의 사례를 분석해, 전례 없는 기상 현상이 배추, 쌀, 올리브 오일, 코코아 등 핵심 식품의 가격을 급등시켰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급등은 식량 안보, 공중 보건, 경제 불균형, 정치적 안정성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심대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후 이변이 촉발한 식품 가격 급등과 그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이번 연구는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언론 보도 및 정부 통계에 기반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발생한 16건의 식품 가격 급등 사례를 선정했습니다. 이들 사례는 모두 극단적인 열파, 가뭄, 폭우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으며, 기상 이변의 강도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4년 동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열파가 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서 월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특히 2024년 9월 국내의 배추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했으며, 일본의 쌀 가격도 같은 기간 48% 올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는 2022년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그 여파로 해당 해 11월 채소 생산자 가격은 전년 대비 80% 급등했습니다. 스페인을 포함한 남유럽 지역 역시 2022~2023년 이어진 가뭄으로 올리브 오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EU 내 올리브 오일 가격은 2023년부터 2024년 1월까지 누적 50% 상승했습니다.
국제 식품 원자재 시장에서도 기후 이변의 영향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23년 가뭄에 이어 2024년 2월 기록적인 고온이 관측되었고, 이로 인해 2024년 4월 글로벌 코코아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00% 폭등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2024년 베트남의 열파와 2023년 브라질의 가뭄 이후 커피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급등은 단순한 경제 현상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첫째, 식품 가격 상승은 저소득 가구의 식량 안보를 위협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최저 소득층은 소득의 약 33%를 식품에 지출하는 반면, 최고 소득층은 약 8%만을 지출합니다. 이로 인해 식품 가격 상승은 저소득층에 훨씬 더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둘째, 식품 가격 상승은 공중 보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 가계는 영양가 높은 식품 대신 값이 저렴하지만 영양이 부족한 식품으로 소비를 전환하게 되며, 이는 만성질환, 영양실조, 정신 건강 문제 등 다양한 건강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식품 가격의 급등은 거시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식품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정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식품 가격은 정치적 안정을 뒤흔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식품 가격 급등은 사회적 혼란, 정치적 불안, 선거 결과 변화 등과 깊은 연관이 있었으며, 최근 연구에서도 월별 식품 가격과 사회 불안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밝혀졌습니다.
결국, 이 위기의 본질은 식품의 ‘경제적 접근성’에 있습니다. 따라서 가구의 회복력을 강화해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합니다. 연구진은 지수 연계형 사회보장 제도 도입, 어린이·임산부·노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 안전망 확대 등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지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2.2°C~3.4°C까지 온난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기상 이변의 빈도와 강도를 더욱 거세져 식품 생산과 사회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