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의 워렌 버핏은 지난 4일(현지시각)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 버크셔 해서웨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계자는 2021년부터 낙점돼 있던 그렉 에이블입니다.
버핏은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말미에 다음 날 열릴 이사회에서 에이블을 CEO로 공식 추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약 4만 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그의 마지막 연설을 들었습니다.
버핏은 회장직은 당장 내려놓지 않지만, 운영과 자본 배분 등 실질적 권한은 에이블에게 전부 넘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리더십 전환은 단순한 인사 변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버핏의 은퇴는 재생에너지·유틸리티·인프라 분야의 최대 민간 투자자로 꼽히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중대한 전략적 변화를 예고하며, 지속가능성 투자 지형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자계의 거인, 전설적인 여정의 마무리 📉
워렌 버핏은 1965년 쇠락하던 섬유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이래, 60년간 이를 글로벌 투자지주사로 성장시켰습니다.
가이코 보험, BNSF 철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등 60개 이상의 자회사를 보유한 버크셔는 현재 시가총액 1.2조 달러(약 1,672조 원)로, 비(非)기술기업 중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버핏은 비보험 부문 부회장인 그렉 에이블에게 실질적 권한을 이양하며 “나는 곁에 머무르겠지만, 향후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그렉의 몫”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 철학의 지속과 경영 변화 ♻️
에이블 “60년 이어온 가치투자 철학 그대로 계승하겠다”
에이블은 주주총회에서 “버크셔의 투자 철학과 자본 배분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버핏이 구축한 장기적 관점의 가치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버핏 또한 “나는 버크셔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단지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판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버크셔의 최대 주주인 버핏은 1,600억 달러(약 223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장형 리더, 그렉 에이블의 등장 🚀
알버타주 에드먼턴 출신의 에이블은 버크셔에서 25년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캐나다 에드먼턴 출신의 에이블은 2000년 버크셔가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를 인수했을 때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CEO에 올랐습니다.
이전에는 칼에너지(CalEnergy)에서 소형 지열업체를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경험도 있습니다.
버크셔 내 60개 이상의 자회사를 총괄하며 실무형 경영 능력을 입증해왔지만, 보험 부문과 투자 결정권은 이번에 처음 맡게 됩니다. 보험 부문은 부회장 아짓 자인이 계속 지원할 예정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런던 호스킹 파트너스의 투자 매니저 오마르 말릭은 에이블의 경영 능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워렌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고 사업에 대해 알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장 반응과 내부 평가 “충분히 준비된 승계” 📊
이번 발표는 이사회를 포함한 내부에도 대부분 기습적으로 전달됐지만, 전반적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 이사 론 올슨은 “놀라웠지만 감동적이었다”며 “이제 워렌이 그렉의 멍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고, 주주들은 기립박수로 버핏의 은퇴에 응답했습니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에이블이 버핏만큼 역동적으로 자본을 운용하긴 어렵겠지만, 충분히 훌륭한 리더”라는 평가가 다수입니다.
‘오마하의 현인’, 시대를 넘어 남을 유산 🧭
버핏의 퇴장은 투자계의 한 시대를 마무리짓는 동시에, 가치투자 철학의 영속성을 되새기는 계기입니다.
그는 장기적인 가치 투자의 상징으로, 주가 변동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기업의 내재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 철학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버핏은 투자자뿐 아니라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로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버핏 룰’로 알려진 규칙을 지지했습니다.
버핏의 소박한 생활 방식과 장기적 가치 투자 철학은 현대 투자 세계에서 점점 보기가 드뭅니다.
이제 CEO자리는 그렉 에이블에게 넘어가지만, ‘오마하의 현인’의 상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