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녹색금융 이용률 0.1% 불과…70.3% “녹색금융 상품 잘 몰라”

“중소기업 대상 녹색금융 활성화·홍보 강구책 필요"

지난해 중소기업의 녹색금융 이용률이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녹색금융 관련 상품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IBK기업은행이 발표한 ‘2024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담긴 내용입니다. 기업은행은 2015년부터 연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조사 결과는 하반기 중소기업 경기전망에 활용될 수 있도록 발간 시기를 기존 10월에서 7월로 앞당겨 발표됐습니다. 기업은행은 기업통계등록부상 매출액 5억 원 초과 중소기업 4,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6일 실태조사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녹색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0.1%에 그쳤습니다.

 

 

중소기업 70.3%, 녹색금융 상품 잘 몰라 💰

녹색금융이란 탄소중립이나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녹색활동 관련 금융상품을 말합니다. 크게 녹색활동 전용 대출, 녹색기업 인증 기업 대상 대출한도·금리 우대 지원 대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응답 기업의 70.3%는 녹색금융 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녹색활동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용하지 않는 기업 역시 42%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해당 응답에서 건설업의 비중(52.1%)이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2022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모른다는 답변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기업은행의 2022년 조사에서 녹색금융을 잘 모른다고 답한 비중은 61.5%였습니다. 1년 사이 8.8%p(퍼센트포인트) 늘어난 것입니다.

이어 개선사항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서도 홍보 활성화가 주로 언급됐습니다.

‘상품 및 지원조건 등에 대한 홍보 활성화’가 45.7% 순으로 2번째로 많았습니다. 2022년 똑같은 문항에 대한 답변이 33%였던 것과 비교하면 12.7%p 늘어난 것입니다.

또 57.8%는 ‘금리조건 개선’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밖에도 ‘지원절차 간소화·디지털화(17.9%)’, ‘대출한도 확대(17.8%)’, ‘만기 또는 상황조건 개선(12.2%)’, ‘정부 규제에 대한 부담 완화책(12.1%)’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녹색금융 인지 경로, 금융기관 권유> 정부·지자체 권유 🔍

그렇다면 녹색금융을 이용한 0.1%는 해당 정보를 어디서 얻은 걸까요?

이에 대한 38.1%는 ‘금융기관 직원의 권유’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정부·지방자치단체 권유(27.8%)’, ‘인터넷 홈페이지·지인 등 개인정보 검색(24.1%)’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규모로는 소기업이 정부나 지자체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41.1%로 가장 높았습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정보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비중이 62.7%로 높았습니다.

일부 개선된 점도 있습니다. 2022년 조사 당시 녹색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수혜조건 미충족’의 응답 비중은 12%였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해당 응답이 1.9%로 낮아졌습니다.

 

“자금 문턱 낮춰야” 녹색금융 활성화 필요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중소기업을 위한 녹색금융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총재는 작년 6월 열린 ‘제1회 녹색금융 콘퍼런스’에서 “녹색금융 지원은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이 녹색전환에 실패할 경우 수출 공급망으로 연결되는 주요국의 환경규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당시 이 총재는 은행별로 파편화된 상품을 증권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신용보증기금이 2030년까지 녹색금융 분야에 100조 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등 상품과 액수 규모는 늘고 있습니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은 자체적인 저탄소 녹색성장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 신보에서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품의 홍보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상 녹색전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이번 조사 결과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변호사)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의 녹색전환을 위한 기후금융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부재하다는 점을 꼬집은 바 있습니다.

같은 토론회에서 기업은행의 유인식 ESG 부장은 “자금은 이미 충분하다”며 “(녹색전환을 위해선) 금융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자금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들 기업에 한해서는 녹색금융 제공 시 심사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유 부장은 언급했습니다.

 

韓 중소기업 72.6%, 2025년까지 경기부진 전망 💳

한편, 이번 조사 결과 국내 중소기업의 65.9%는 2023년 경영상황이 이전과 같았거나 부진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규 자금조달 사정과 관련해서는 대출금리 상승과 담보요구 증가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전년과 비교해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1.6%p 상승했습니다.

이중 금리여건 악화 응답 비중이 전년 대비 33.9%p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영악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자금 사정이 개선되며 중소기업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확인됐다고 기업은행은 밝혔습니다.

2024년 하반기 경영상황 전망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76.1%가 전년도 경기부진이 동일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025년 전망 역시 경기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응답이 72.6%로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기업은행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인한 중소기업 전반의 어려움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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