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지구 바다 56% 색 변했다”…해양 탄소저장능력 잠재적 영향 불가피

“탄소흡수원 → 탄소배출원 변화 가능”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색깔이 변하고 있단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푸른 바다색이 초록색에 가깝게 바뀌었는데 최근 20년새 지구 해양 면적의 56%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국가해양학센터(NOC)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습니다.

먼저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환경감시위성 ‘아쿠아(Aqua)’에 탑재된 모디스(MODIS) 센서를 활용해 바다 색깔의 변화를 관측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21년간(2002~2022) 해당 센서가 측정한 데이터에서 7가지 빛의 파장을 분석한 것입니다.

또 기후변화가 바다색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실제 관측 결과와 비교했습니다.

 

▲ 영국 국가해양학센터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팀의 분석 결과, 전 세계 바다 56%에서 자연적 변화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가 관측됐다. ©Nature 제공, greenium 편집

전체 56%서 바다색 변화 관측…연구진 “해양 표면 생태계, 기후변화 영향” 🌊

분석 결과, 전 세계 바다의 56%에서 자연적 변화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색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바다색 변화는 주로 적도에 가까운 저위도 지역, 열대·아열대 바다에서 확연하게 나타났습니다. 열대·아열대 해역은 큰 계절 변화가 없어 일반적으로 일년 내내 색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다색 변화가 기후변화 때문이란 점을 증명했습니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현재와 같은 바다색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바다색 변화에 대한 이유에 대해 바다 표면의 미생물 생태계가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넓적짚신벌레’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Daniel J

바다 색깔은 상층부를 구성하는 물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하늘에서 보는 바다는 햇빛이 비칠 때 붉은색을 흡수해 파란색을 띕니다. 허나, 바닷물 속에 빛을 반사할 생명체가 있으면 바다색은 변합니다.

대개 바다색이 초록색으로 변했단 것은 엽록소를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 기반 생태계가 바다 표면에 존재한단 뜻입니다. 해양 온도, 영양분 등에 따라 식물성 플랑크톤의 개체수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초록색으로 변한 바다 표면 생태계가 정확히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답했습니다.

논문 제1저자인 BB 카엘 NOC 박사는 “바다색의 변화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유발한 인위적인 기후변화와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엘 박사는 이어 “이 현상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증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엘 박사는 “우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색깔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바다색이 생태계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북극해에 인접한 바렌츠해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식해 바다 표면이 초록빛을 띈다. ©NASA

“잠재적 해양 탄소저장능력도 영향 받을 것”…추가 연구 필요 🧪

논문 공동저자인 스테파니 두트키에비츠 MIT 공대 변화과학센터 선임 연구원은 “모든 변화는 생태계의 자연적 구성에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이같은 불균형은 바다가 계속 더워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의 변화가 탄소를 저장하는 바다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 의하면, 산업화 시대 이후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CO2)의 약 30%를 바다가 흡수했습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CO2를 흡수합니다. 이들은 죽으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탄소를 격리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즉, 식물성 플랑크톤 생태계 변화는 잠재적으로 바다의 탄소저장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단 분석입니다.

한편, 해양 내 미세플라스틱 증가가 바다색 변화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마클 베런필드 미국 오리건대 식물학과 교수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해양 내 미세플라스틱 증가 등 작은 입자들이 바다색 변화를 미쳤을 수도 있다”며 “다른 요소들과 함께 고려하는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NASA는 2024년 1월까지 해양관측용 위성 페이스(PACE)를 궤도에 올려 보다 심층적인 해양관측에 나설 계획입니다.

 

해양 플랑크톤, 기후변화로 “탄소흡수원 → 탄소배출원 변화 가능” 🦠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플랑크톤이 탄소흡수원에서 잠재적 탄소배출원으로 변할 수 있단 연구결과도 발표됐습니다.

해당 연구는 지난 5월 영국생태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기능생태학(Functional Ecology)에 게재됐습니다.

미국 듀크대와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공동연구팀은 해양 플랑크톤의 일종인 ‘혼합영양(mixotrophic)’ 플랑크톤이 특정 온난화 조건에서 탄소흡수원에서 탄소배출원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는 19℃에서 23℃ 사이의 온도에서 진행됐습니다.

해당 연구를 이끈 다니엘 위친스키 듀크대 박사는 “이러한 플랑크톤 생태계 변화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초기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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