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금지’ 시행 확정…“기후정책 이행 진전 위한 구체적 증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2035년부터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승용차·승합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각) EU 의회, EU 집행위원회 등이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법안에 합의한 것인데요. EU 회원국 및 의회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EU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35년부터 탄소배출량을 0(제로)으로 줄여야 합니다.

법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승용차는 평균 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까지 감축해야 합니다. 이는 기존 목표인 37.5%보다 17.5%p 높인 것입니다.

승합차의 경우 같은기간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2021년보다 50% 줄여야 합니다. 또 2035년에는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야 합니다.

다만, 연간 1만 대 미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차량 제조사은 2036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이 조항은 이른바 ‘슈퍼카’ 제조업체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 EU 신규 승용차 및 승합차의 단계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소 목표치 그래프. 승용차와 승합차 모두 2035년에는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 ©European Council 제공, greenium 편집

“COP27에서 기후정책 이행 진전 보인단 구체적 증거 제시하게 돼” 🚗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법안에 대해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합의”라며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시장에 저렴한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준비가 됐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또 지난 몇 년간의 변화 속도는 “매우 놀랍다”고 언급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7월 EU가 ‘핏포 55(Fit for 55)’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타결된 합의입니다. 핏포55는 EU의 기후대응 정책 중 하나인데요. 여기에는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여러 실현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핏포55 발표 이후 채택된 첫 법안이란 점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앞서 EU가 행동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해당 법안에 대해 “COP27에서 기후정책 이행에 진전을 보이고 있단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는데요.

또한 “(법안 확정 덕에) EU는 탄소배출량 감소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차량(승용차·승합차)이 차지하는 비중은 14.5%다. ©European Council 제공, greenium 편집

승용차·승합차 온실가스? EU 전체 배출량 중 14.5% 차지해! 📊

운송 부문이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GH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 이 중 승용차와 승합차가 내뿜는 온실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EU 전체 배출량의 14.5%입니다. 나머지는 해상·항공운송, 철도운송 등이 차지합니다.

일단 EU는 자동차업계의 반발은 해결해야 합니다. 법안 발표 당시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 등 업계의 반발이 거셌는데요. 법안 통과 직후 ACEA는 “대다수 회원국의 도로에 전기차 충전소가 충분치 못하며, 그나마 있는 곳들도 충전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EU 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합니다. EU 내 127만여명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EU 전체 연구개발(R&D) 중 34%를 차지합니다.

다만, 이에 맞춰 기업들이 전기차 투자에 서두르는 상황인데요.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방안 확정 직전 2033년부터 유럽에서 전기차만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 EU는 도로 운송 부문 내 저탄소, 탄소제로 차량 판매 및 생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요. 탄소제로 차량 확대는 곧 공기질 개선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보건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U 자동차업계는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친환경 차량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EU 내 운송 시스템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윈윈(Win-Win) 효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때문에 이번 법안은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이행에 중요한 이정표란 평가입니다.

 

+ 승용차, 승합차 배출량은 제로(0)! 트럭, 버스는 제외? 🚛
이번 법안에서 트럭, 버스 등 상용차는 탄소배출량 0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용차도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2019년 대비 2025년까지 15%, 2030년까지 30%로 설정했습니다.

 

▲ 핏포55 발표 직전까지의 타임라인. ©EVBOX

알아두면 좋은 정책들! 🇪🇺

1️⃣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2019년 12월, 2050년 기후중립 목표 달성과 EU 내 녹색전환을 목표로 하는 정책입니다. EU 집행위는 그린딜을 통해 EU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정책은 지난해 6월, 유럽 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이 승인됨에 따라 법적 구속력이 부여됐습니다.

2️⃣ 핏포 55(Fit for 55): 지난해 7월 EU 집행위 및 27개 회원국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기후목표 이행 패키지입니다. 13개 입법안과 신규 이니셔티브로 구성돼 있는데요. ▲탄소가격제 관련 입법안 ▲감축목표 설정 관련 입법안 ▲규정 강화 관련 입법안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원대책인 사회기후기금 등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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