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은 전 지구적 해결과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 문제로 인해 각국의 빈곤·식량안보·생물다양성 손실 등이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Climate-tech) 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여년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산업에 최소 2,200억 달러(한화 약 250조원)가 투자됐는데요.
같은기간 기후테크 산업의 투자금은 연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 2년(2020~2021년)만 놓고 봐도 약 850억 달러(한화 약 108조원)가 넘는 금액이 투자되는 등 전체 벤처 투자금의 14%가 기후 영역에 투자됐죠.
반면, 국내에서는 기후테크 시장 규모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데요. 국내 기후테크 투자 규모조차 파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와중에 최근 국내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가 기후테크 육성에 집중 투자하겠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벤처캐피탈(VC) 기업이 기후테크 산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인데요. 이른바 ‘임팩트 클라이밋(Impact Climate)’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기후테크 창업가 육성 위한 임팩트 클라이밋, 어떤 프로그램인가? 🌡️
2008년 국내 1호 임팩트 투자사*로 출범한 소풍벤처스. 신생 스타트업의 선발 및 투자, 컨설팅 등을 전문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선 대표적인 ‘임팩트 액셀러레이터(AC)’로 불리고 있죠.
올해 소풍벤처스는 ‘기후위기에 대응하자(Act on Climate Crisis)’란 슬로건을 내걸고 기후테크 및 창업가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지난 2월 21일 열린 ‘스타트업 ESG와 재생에너지 사용’포럼에서 “기후변화 관련 창업자를 늘리기 위해 연간 수십 명의 전문가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달 11일 소풍벤처스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68억 원 규모의 ‘임팩트 피크닉 투자조합’을 결성했다고 발표했죠. 소풍벤처스는 추가 출자자를 모집해 연내 100억 원대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임팩트 투자: 재무적 수익과 함께 투자 대상 기업의 사회, 환경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까지 고려하는 ESG 투자방식을 뜻해요.
소풍벤처스는 이 펀드를 통해 에너지, 농식품, 순환경제, 기타 기후기술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거나 기후 적응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죠. 기후테크 창업자 육성 및 스타트업 발굴 등이 임팩트 클라이밋의 주 내용인데요. 3트랙으로 구성된 임팩트 클라이밋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 임팩트 클라이밋 펠로우십 📖: 이 프로그램은 기후 문제를 해결할 예비창업자와 개인을 육성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펠로우로 선발되면 소풍벤처스가 8개월간 창업 아이템 구체화를 돕는데요. 또 창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월 200만 원의 활동비와 사무실도 제공되죠. 펠로우가 창업에 성공하면 소풍벤처스가 초기 투자를 집행할뿐더러, 후속 투자와도 연결할 계획이라고.
- 임팩트 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 💼: 펠로우십이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은 기존 창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 적응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이 지원할 수 있는데요. 창업 7년 미만의 스타트업이거나, 2인 이상의 팀으로 MVP를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팀이라면 지원 가능하다고. 일단 선정되면 사업 가속화 컨설팅, 전문자 자문, VC 투자 유치 기회 등이 제공된다고 해요.
- 클라이밋 클럽 🎙️: 기후테크 분야를 대표하는 현장 중심의 논의의 장인데요. 전국의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 정책입안자, 법률가, 투자자, 스타트업 대표 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정기 포럼이라고. 이 프로그램은 아직 준비 중입니다.
+ 펠로우십은 크게 2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단 사실! 💭
임팩트 클라이밋 펠로우십은 크게 ‘테크’와 ‘비즈니스’ 트랙으로 나뉘어 선발되는데요. 테크 트랙은 기후·환경 등 관련 전공 석·박사 학생이나 교수, 기업·연구기관 등이 주 대상이라고. 비즈니스 트랙은 테크 트랙 기술 전문가와 함께 창업팀을 꾸릴 창업·경영 전문가를 위한 트랙입니다.
소풍벤처스는 우선 트랙당 25명씩 50명을 선발해 2개월 간 교육하고, 창업 의지가 있는 인원 약 20명을 ‘클라이밋 펠로우’로 추려 창업가로 육성한다고 해요.
임팩트 클라이밋 프로그램 지원자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
임팩트 클라이밋 펠로우십과 액셀러레이팅은 오는 5월 18일(수)까지 모집하는데요.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기술력과 비즈니스 전문성을 꼽았습니다.
지난 13일 한 대표는 그리니엄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는데요. 한 대표는 “의미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낼 만큼 충분한 기술 인력이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와 함께 “기술자 그룹 중심으로 창업한 기업은 비즈니스 전문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지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또 기후 분야는 제도와 정책이 중요한 만큼, 정책적 환경을 빼놓지 않고 숙지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아울러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살아날 방법을 묻는 질문에 한 대표는 “속도와 유연함이 답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기후테크 산업은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뿐더러, 대기업은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상의 변화를 꾀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이에 한 대표는 스타트업의 기본 속성이 기후테크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죠.
한 대표는 에너지와 농식품 그리고 폐기물 분야가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영역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만큼 혁신의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는데요. 한 대표는 “기후위기의 해결은 우리 식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농식품 산업 전반의 혁신의 중요성을 피력했죠.
특히, 대량 소비 사회에서는 폐기물 등의 이슈 또한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한 대표는 ▲에너지, ▲농식품, ▲순환경제, ▲기타 기후기술 등 크게 4개 분야를 선정해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 순환경제가 왜 주요 투자 부문이 됐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는데요 ♻️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생산과 소비를 멈출 수 없다면, 줄이고 아끼고 다시 쓰는 것이 답이다”라고 설명했어요. 플라스틱의 역습으로 건강이 위협받는 것이 현실인 상황일뿐더러, 매립지 포화 및 폐기물 수출 금지 등으로 인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기인 것도 한몫했는데요.
한 대표는 소비자 의식 변화 및 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폐기물도 새로 자원화가 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음을 설명하며 순환경제를 주요 투자 부문으로 포함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기술 인력을 기후테크 산업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 🧑🔬
소풍벤처스의 임팩트 클라이밋 프로그램이 국내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한 대표는 “한국은 제조 등 산업 기반이 강하다. 모빌리티와 에너지 영역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는 배터리 기업들도 다수 존재하는 등 기술 인력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기술 인력들이 기후테크 산업에 뛰어들도록 하는 일인 것! 이에 한 대표는 “소풍벤처스가 마중물을 부어서 기후테크 초기 팀을 키워내기 시작하면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한 대표는 또한 “(임팩트 클라이밋은)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역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서인데, 기후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만 뭔가를 해결한다고 풀리지 않는다”며 “(일단)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를 머지않아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번 임팩트 클라이밋 프로그램은 오는 5월 18일(수)까지 모집한다는데요. 각각의 이야기와 솔루션을 갖춘 예비창업가와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 국내 기후테크 산업을 이끌 어떤 인물들이 지원할까요? 그리니엄이 앞으로도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