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40% 이상이 ESG 공시 의무화 조치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자산 규모가 5,000억 원 미만 기업 가운데 30%는 ESG 공시 의무화에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 13일 회계법인 EY한영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회계감사의 미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설문조사는 국내 기업 회계·재무·감사부서 임직원 7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자산 5000억 미만 기업 30% ESG 공시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아” 😣

EY한영은 “ISSB가 ESG 정보 공시를 2024년 연차보고기간부터 시행하겠다 발표했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6월 ISSB가 공개한 ESG 정보 공시기준은 크게 ▲ISSB S1(일반적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 요구안) ▲ISSB S2(기후 관련 공시안)로 구분됩니다.

한국은 민간기구인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에서 ISSB 기준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공시기준은 올해 하반기 공개됩니다.

EY한영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16%만이 ‘ESG 공시에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외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1%,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의 응답 비율은 11%로 파악됐습니다.

‘다소 잘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은 42%였습니다. EY한영은 “국내 기업들의 ESG 공시 준비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도 ESG 공시 준비상황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에서 ESG 공시 준비를 ‘매우 잘 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25%였습니다. 반면, 자산 규모 5,000억 원 미만 기업에서는 5%에 그쳤습니다. 5,000억 원 미만 기업 중 30%는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 지난 6월 EY한영이 국내 기업 임직원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EY한영

“응답자 78% 수익성 감소해도 ESG 이슈 해결…보고·고시 준비는 부족” 🤔

더불어 ESG 대응 조직에서도 준비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SG 보고 및 공시에 대응하는 조직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밝힌 응답률은 전체 26%에 달했습니다.

5,000억 원 미만 기업 응답자의 과반수인 57%가 기업 내 ESG 대응 조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보고·공시 준비는 부족한 반면 ESG 이슈 자체는 중요하게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78%는 단기 재무 성과·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ESG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EY 글로벌 설문조사에서 해외 기업의 응답률(55%)보다 23%p(퍼센트포인트)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응답자 중 이같이 답한 비율은 84%였습니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ESG 이슈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고 EY한영은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광열 EY한영 감사부문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는 국내 기업 사이에서 ESG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 준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 공시대상 기업 내 설치된 ESG 위원회 수는 2022년 기준 196개다. ©greenium

공시기업 내 ESG 위원회 설치 2021년 17.2% → 2022년 46.9% 📈

한편, 등기이사로 구성되는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 수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ESG 위원회 비율은 17.2%에 그쳤습니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46.9%로 29.7%p 상승했습니다.

또 ESG 경영 활동을 보여주는 ‘지속경영보고서’를 내놓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론 ESG 위원회에 있는 이들 모두가 전문성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에서는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위원이 기존 이사회 구성원인 경우가 많다”며 “전문성과 관련해서도 재무·법률전문가 등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ESG 관련 업무 경력이 있는 전문가의 선임이 요구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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