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은 배양육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에 넣고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배양해 생산한 고기를 뜻합니다.

10년 전인, 2013년 8월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요리하는 시연회가 열렸습니다. 네덜란드 과학자인 마크 포스트 박사가 주최한 해당 시연회는 주요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세포로 키운 고기란 점과 함께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데 무려 33만 2,000달러(당시 한화 3억 5,000만원)이 들었단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기업이 배양육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대체단백질 분야 비영리 싱크탱크인 미국 굿푸드인스티튜트(GFI)는 2013년을 기점으로 배양육 산업이 아이디어에서 개념 증명 단계로 이동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2020년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미국에서도 배양육의 상업적 판매가 허용된 상황.

배양육이 실험실을 넘어 ‘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 그리니엄이 최초의 배양육 등장 이후 10년간 배양육 산업이 달성한 성과와 남은 과제를 2편에 걸쳐 살펴봅니다.

 

배양육 시장 2030년 250억 달러 예상, 과제는? 🤔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 공급망 불안,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기술로 각광받는 배양육.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2030년 배양육 시장이 25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기관도 많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은 2040년 배양육 시장이 2,250억 달러(약 29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영국 투자기관 바클리스(Barclays)는 2040년경 배양육 시장 성장세가 유로모니터 전망치의 2배인 4,500억 달러(약 59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배양육 시장의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1️⃣ 축산업계 견제·소비자 설득 등 주요 과제로 남아 📣

배양육이 실제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축산업계와의 오래 묵은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배양육 연구를 선도해온 해외에서는 배양육의 표기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합니다.

세포를 배양해서 만들었단 뜻의 ‘배양육(Cultured meat)’은 그간 여러 용어로 불려왔습니다. 배양육 업계에선 기존 축산업과 달리 친환경적이란 뜻의 ‘클린미트(Clean meat)’,세포배양육(Cell-cultivated meat),’ 배양육 등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축산업계에선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는 ‘랩그로운 미트(lab-grown meat)’나 ‘합성고기(synthetic meat)’ 등의 표현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올해 6월 닭고기 배양육의 상업적 판매를 허용한 미국의 경우 ‘세포 배양 닭(cell-cultivated chicken)’이란 임으로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어 사용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까닭, 이들 용어가 대중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GFI는 2019년 설문조사에서 용어가 대중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축산업계 또한 배양육을 기존 육류와 구분할 수 있도록 배양육 표기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2023년 7월 네덜란드에서는 배양육 산업 지원을 위해 배양육 시식을 허가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Mosa Meat

2️⃣ 이제 시작된 정부 지원에 견고한 배양육 규제…“갈길 아직 멀어” 🏃

2020년 전후로 각국 정부는 배양육 기술에 투자를 시작했으나, 기술개발이 여전히 초기 단계란 지적도 나옵니다.

작년 9월 미국은 연방정부가 나서서 20억 달러(약 2조 6,300억원)가량을 투자하는 내용의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이니셔티브에는 배양육 기술 지원이 포함됩니다.

최근 정부 주도의 배양육 지원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유럽연합(EU)입니다. 특히, 네덜란드 정부는 2022년 6,000만 유로(약 87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배양육 분야 단일로는 역대 최대 정부 투자액을 기록했습니다.

이밖에도 식량안보 문제를 겪는 이스라엘,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배양육 산업을 적극 지원 중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싱가포르나 미국 이외 배양육 상업 판매를 허용한 신규 국가가 단기간 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생명공학과 식품안전 분야의 엄격한 규제 때문입니다.

일례로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가장 많은 배양육 연구가 이뤄지는 유럽의 경우, 전통적으로 생명공학에 신중을 기해왔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EU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에 대해 가장 엄격한 규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 한국 상황은? “배양육 기술 지원·규제 완화에 박차 가하는 중” 🇰🇷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부터 산업기술 혁신사업인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서 배양육 부문인 ‘인공 에코푸드’ 부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념연구 및 선행연구 결과, 지난해 5월 배양육 스타트업 스페이스에프(SPACE F)가 최종 선정돼 향후 5년간 2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습니다.

한편, 작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하면서 배양육이 한시적 식품원료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쉽게 말해 배양육을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 식약처는 연내에 세포주, 배양액 등에 대한 고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계획입니다.

 

▲ 한국 배양육 스타트업 셀미트가 무혈청 배양액으로 생산한 독도새우 배양육의 모습. ©CellMEAT

3️⃣ 가격절감·동물권 논란 해소 위한 ‘무혈청 배양액’ 개발 중! 💰

배양육이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 중 하나는 소태아혈청(FBS)입니다.

FBS는 동물 세포를 배양 시 사용되는 배양액의 핵심 원료물질입니다. 세포배양에 필수적인 영양성분과 성장인자 그리고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FBS는 어미 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송아지 태아의 혈액을 뽑아 생산됩니다. 생산 과정 자체가 비윤리적일 뿐더러, 생산 비용이 매우 높단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2021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배양육 생산비의 80%가량을 FBS 비용이 차지합니다. 140g의 배양육 패티를 생산하는데 약 50리터(ℓ)의 FBS가 사용됩니다. FBS 1리터의 가격은 최대 1,000달러(약 131만원)에 달합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FBS를 사용하지 않는 무혈청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네덜란드 배양육 스타트업 모사미트(Mosa meat)입니다. 2019년 RNA 시퀀싱* 기술을 통해 FBS 없이 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업사이드푸드 또한 2021년 ‘동물성 성분이 없는(ACF·Animal Component-Free) 배양액’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나라 대체수산물 개발 기업 셀미트와 씨위드 또한 각각 무혈청 배양액과 스피룰리나(해조류) 기반 배양액 등을 연구 중입니다. 셀미트는 2021년 자체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과 지지체(배양육의 모양을 만들어주는 구조체) 기술을 이용해 독도새우 배양육 시제품을 만든 바 있습니다.

*RNA 시퀀싱: RNA(리보핵산)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기술.

 

▲ 이스라엘 배양육 스타트업 퓨처미트의 생산시설은 2021년 가동 후 하루 최대 500㎏의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다. ©Future Meat

4️⃣ 대량생산 위해, 바이오리액터 효율화·대용량화 필요 🧫

배양육 대량생산의 장애물 중 하나는 바이오리액터의 효율화와 대용량화 문제입니다.

먼저 배양육이 대량생산되기 위해서는 바이오리액터의 생산 효율을 늘릴 수 있도록 효율적인 생물공정 설계가 필요합니다. 배양육 산업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바이오리액터의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단 점도 이에 영향을 끼칩니다.

배양육 스타트업들이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생산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싱가포르에서 최초로 배양육 상업 판매를 시작한 잇저스트의 경우 2022년 미국과 싱가포르에 추가로 배양육 생산시설 건설에 착공했습니다. 잇저스트는 각 시설들이 연간 “수만 파운드”의 닭고기와 소고기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업사이드푸드는 연간 5만 파운드(약 23톤) 이상의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생산·혁신 센터(EPIC)를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완공한 상태인데요. 향후 40만 파운드(약 18톤) 이상의 배양육 생산을 목표로 합니다.

미국 농무부(USDA)의 2022년 세계 닭고기 소비량 추정치인 9,800만 톤에 한참 부족한 상황입니다.

 

5️⃣ 기존 축산업 대체 위한 마지막 관문 “결국 가격” 🍽️

결과적으로 배양육 산업이 맞닥뜨릴 마지막 과제는 바로 가격 문제일 겁니다.

2013년 햄버거 패티에 33만 2,000달러(약 3억 5,000만원)였던 배양육 생산단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우마 발레티 업사이드푸드 CEO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1파운드(450g) 당 생산 비용을 2017년 2,400 달러(약 320만원) 미만으로 줄였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2022년 미 농식품연구학회지의 한 논문에는 배양육 1㎏당 생산비용이 63 달러(약 8만원)로 추산된다는 분석이 실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배양육 생산비용은 평균적으로 파운드(450g)당 100 달러(약 13만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상황. GFI의 분석대로 2030년경 배양육이 기존 육류와 가격과 동일한 가격(패리티)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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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030년 배양육 시장 250억 달러? “가격 ·대량생산 과제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