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림, 방귀, 가축의 분뇨 등 축산업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상당합니다. 문제는 메탄(CH4)은 이산화탄소(CO₂)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최대 약 30배 높은 온실가스란 것.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를 줄이고자 사료첨가제 개발에 나선 기업과 연구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녹색 미세조류인 ‘스피루리나’를 가축 사료에 첨가해 축산업 내 메탄 감축 방법을 제시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 유타대 산하 ‘윌크스 기후과학 및 정책센터(Wilkes Center for Climate Science and Policy·이하 월크스 센터)’로부터 기후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곳이기도 합니다.

생명공학 스타트업 루멘 바이오사이언스(Lumen Bioscience)의 이야기입니다.

 

축산업,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메탄 내뿜어 ☁️

윌크스 센터가 수여하는 기후상은 세계 최대 대학 연계형 기후상 중 하나입니다. 이 상은 기후대응에 기여할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수여됩니다.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주요 온실가스이자 축산업에서 대량 배출된 메탄을 감축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을 제시해 기후상을 수상했습니다.

 

▲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은 전 세계 메탄배출량의 44%를 차지한다. ©Alexandr Podvalny, Unsplash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메탄배출량의 약 44%가 축산업에서 비롯됐습니다. 산업 다음으로 세계에서 메탄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내뿜는 곳이 축산업인 것.

소, 양, 염소 등 되새김질하는 반추가축의 소화과정에서 메탄이 방출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동물은 체내에 셀룰로오스나 탄수화물 중합체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장내 미생물을 통해 소화를 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때 미생물 중 하나인 메탄생성균이 장내 발효를 통해 생성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만나 소화과정에서 메탄을 생성합니다.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미세조류인 스피루리나를 활용해 이 축산업 내 메탄 감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사측은 “기후상 상금으로 받은 150만 달러(약 20억원)로 메탄 제거 효소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약 개발서 축산업 메탄 감축으로 눈 돌린 ‘루멘 바이오사이언스’ 🤔

2017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설립된 루멘 바이오사이언스.

사실 이 기업은 그간 동물이 아닌 인간의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춰 신약 개발에 주력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스피루리나의 유전자를 변형해 인간의 위장병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랬던 기업이 축산업 메탄 배출량 감축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핀로우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과 비슷한 효소를 만들어 소에게 투여하면 메탄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즉, 사람에게 투여되는 약과 같이 스피루리나가 섞인 가축사료가 메탄생성균을 표적으로 삼아 제거할 수 있단 것이 핀로우 CEO의 설명입니다.

 

▲ 루멘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배양돼 가루가 된 미세조류, 스피루리나의 모습. ©Lumen Bioscience

사료에 첨가된 스피루리나 효소, 메탄생성균 분해·제거에 도움 🦠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자사에서 임상시험 중인 사람용 치료제와 동일하게 유전적으로 변형된 스피루리나를 활용해 메탄 제거 효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압축된 스피루리나 효소를 캡슐 형태로 사료에 첨가한 형태입니다. 이 캡슐이 가축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사측은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스피루리나가 어떻게 가축 체내에 있는 메탄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먼저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반추가축의 첫번째 위인 반추위(혹위)에서 생성되는 메탄생성균, 즉 ‘고세균(archaebacteria)’에 주목했다고 설명합니다.

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짐 로버츠는 “반추가축이 사료 등을 먹으면 첫 번째 위로 들어가게 된다”며 “바로 이 음식물이 위에서 발효돼 고세균이 메탄으로 변하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스피루리나 효소를 캡슐 형태로 사료에 첨가해 가축의 소화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탄생성균을 제거할 계획이다. ©Lumen Bioscience

스피루리나 효소를 첨가한 사료를 섭취한 가축의 경우, 위장기관에서 스피루리나 균주가 용해소인 ‘라이신(lysin)’을 형성합니다.

라이신은 세포를 용해하는 작용을 하는 항체로, 고세균인 메탄생성균을 분해·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두고 핀로우 CEO는 “스피루리나가 생성한 라이신은 좋은 박테리아나 가축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나쁜 미생물만을 저격해 제거하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윌크스 센터 또한 “루멘 바이오사이언스의 스피루리나 효소는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다른 단백질처럼 위장에서 소화된다”며 “메탄생성균만 파괴하는 이로운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루멘 바이오사이언스, 메탄 제거 위해 스피루리나 활용한 이유는? 🤔
루멘 바이오사이언스가 메탄 제거를 위해 스피루리나를 사용하는 까닭, 물과 광합성으로만 배양돼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스피루리나는 수용성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습니다. 달리 말하면 다른 식용작물 대비 60%나 많은 치료 단백질을 발현할 수 있단 특징을 갖췄단 것입니다.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스피루리나는 인간이 소비할 목적으로 양식되는 유일한 미생물”이라며 “유전자 조작을 거쳐도 매우 안정적인 물질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메탄 제거 효소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The University of Utah, 유튜브 캡처

스피루리나 효소, 메탄생성균 제거 능력 확인…“연구개발 가속화 나서” 🧬

미국 경제지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에 의하면,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메탄 제거 효소가 메탄생성균을 몇 분 내로 죽일 수 있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효소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가속할 예정입니다.

특히, 사측은 메탄 제거 효소를 가축에 직접 먹이는 실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연못에서 스피루리나 배양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핀로우 CEO는 “향후 실험을 통해 최적의 효소 복용량과 효과의 지속성에 대해 알아낼 것”이라며 “결국 가축은 일주일에 한 번 효소를 복용하게 될 것”이라 전했습니다.

나아가 루멘 바이오사이언스는 메탄 제거 효소를 상용화를 위해 별도의 회사인 루멘 바이오테크놀로지스(Rumen Biotechnologies)를 분사할 계획입니다.

관련한 정확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해조류 유독물질 우려도 나와…“감축기술 개발 시 신중한 접근 필요” 🧪

축산업에서 발생되는 메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함에 따라 루멘 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해조류를 사료로 만들어 메탄을 감축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해조류를 통한 메탄 감축 방법이 안전하단 연구 결과도 있으나, 실제 가축에 적용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관점도 나온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호주 퀸즈랜드공과대 산하 ‘미생물군유전체 연구센터’는 해조류에선 발견되는 성분이자 발암물질인 브로모포름이 원유에 소량 포함될 수 있단 점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해조류를 통한 가축의 메탄 저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분뇨나 원유 등에서 유독물질이 발견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단 것이 연구센터측의 설명입니다.

이외에도 일부 전문가는 실제 축산업에서 해당 기술이 올바르게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체계와 방법론 등을 구축해야 한단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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