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요한 100대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R&D)을 추진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 전후를 기점으로 상용화가 필요한 기술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9일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탄소중립기술특별위원회(특위)’ 제7회 회의를 열고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특위는 국가 탄소중립 R&D 정책을 총괄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입니다.

과기정통부는 100대 기술 선정을 위해 산·학·연 전문가 233명과 함께 국내외 탄소중립 기술 450개 중 100개를 고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좁은 국토면적 및 자원부족 등 지리적 여건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 ▲국내 기술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 최고를 유지해야 할 ‘초격차’부터 경쟁국과 격차를 해소해야 할 ‘감격차’ 등 기술 수준을 다각도로 분석해 탄소중립 100대 기술을 선정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습니다.

크게 에너지 전환, 산업, 수송·교통, 건물, 환경 부문과 관련된 17개 중점 분야에서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이 선정됐습니다.

 

+ 초격차? 신격차? 감격차? 🤔
초격차: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하여, 선두를 유지하며 격차를 확대해 나갈 기술.
신격차: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 초기 단계로, 신시장 창출 및 선점이 가능한 기술.
감격차: 선도국과 기술 격차 수준이 있어,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기술.

 

▲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중 35개 기술은 에너지 분야로 분류됐다 ©greenium

에너지: 고효율화 및 시설 대형화 위주 35개 기술 선정 ⚡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는 좁은 국토면적 등 지리적 여건과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하여 8개 분야 35개 기술이 선정됐습니다. 에너지 고효율화 및 시설 대형화 관련 기술이 주로 선정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중 원자력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가 2030년까지 상용화 가능한 초격차 기술로 분류됐습니다.

과기정통부는 “태양광·전력저장 등 기존 국내 경쟁력이 높은 분야들은 초격차·신격차 기술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며 “에너지안보 등을 고려하여 반드시 기술 내재화가 필요한 감격차 기술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① 태양광: 초고효율화 태양전지 등 초고율화 관련 3개 기술
② 풍력: 초대형 풍력터빈 등 초대형화·해상풍력 관련 5개 기술
③ 수소공급: 수전해 기술, 해외 수소 저장·운송 등 수소공급 전주기 관련 10개 기술
④ 무탄소 전력공급: 수소 전소(全燒) 가스터빈 등 분산·유연 발전원 관련 5개 기술
⑤ 전력저장: 단주기·장주기 저장시스템, 사용후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3개 기술
⑥ 전력망: 지능형 전력망 관련 3개 기술
⑦ 에너지통합시스템: 산업 및 건물에서 활용 가능한 히트펌프 등 3개 기술
⑧ 원자력: 선진 원자력 시스템 등 고효율 시스템, 폐기물 관리 등 3개 기술

 

▲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중 44개 기술은 산업 분야로 분류됐다 ©greenium

산업: 공정 혁신 기술 중심 44개 기술 선정 🏭

산업 부문은 철강·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탈탄소화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에 원료 및 연료 전환 등 공정 혁신 기술을 중심으로 5개 분야 44개 기술이 선정됐습니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 수소환원제철 또한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에 포함됐습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가지고 격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단 점에서 초격차 기술로 분류됐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철강·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기존 공정에서 대대적인 혁신이 요구된다”며 “수준별로는 신격차 기술, 기간별로는 중장기형 기술이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의 경우 국내 기술이 뒤처진 분야로 소개했습니다. 이에 CCUS를 감격차 기술로 선정해 빠른 기술 추격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① 철강: 무탄소 연·원료 적용, 수소환원제철 등 관련 6개 기술
② 석유화학: 연·원료 대체, 자원 순환, 신공정 관련 15개 기술
③ 시멘트: 비탄산염 원료 등 연·원료 대체 관련 5개 기술
④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CCUS 전주기 기술 확보 관련 11개 기술
⑤ 산업 일반: 설비 전환·에너지 효율화 등 범용 활용 기술 7개

 

▲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중 13개 기술은 산업 분야로 분류됐다 ©greenium

수송·교통: 고성능 친환경 제품 전환 초점 맞춘 13개 기술 선정 🚗

수송·교통 부문은 고성능 친환경 제품 전환에 초점을 두고 2개 분야 13개 기술이 선정됐습니다.

이중 탄소중립 선박 분야는 경쟁력이 다소 낮은 점을 고려해 감격차 기술에 집중해 신속하게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과기정통부는 덧붙였습니다.

 

① 친환경 자동차: 이차전지 시스템, 전기구동 시스템 등 핵심 부품 관련 9개 기술
② 탄소중립 선박: 탄소중립 내연기관 등 탄소중립 핵심 기자재 관련 4개 기술

 

▲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중 8개 기술은 각각 건물과 환경 분야에 나뉘어 분류됐다 ©greenium

건물 및 환경: 분야별 8개 기술 선정 ♻️

마지막으로 건물과 환경 부문에서는 2개 분야 8개 기술이 선정됐습니다.

건물 부문에 포함된 ‘건물 신재생에너지 융합 시스템’은 건물과 시스템으로 연계된 재생에너지 기반 건물, 즉 제로에너지 건물을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밀집된 도시 환경에 적합한 자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단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입니다.

과기정통부는 “환경 분야는 기술 개발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신격차 기술을 중심으로 선정하여 중장기적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① 제로에너지건물: 건물 신재생에너지 융합 시스템 등 에너지저감·재생에너지 관련 4개 기술
② 환경: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자원순환, 탄소흡수 관련 4개 기술

 

©Elemental Excelerator

‘한국형 탄소중립 기술 R&D 투자 청사진’도 공개돼 🗺️

과기정통부는 탄소중립 100대 기술을 중심으로 관련 R&D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범부처가 통합적으로 예산을 배분 및 조정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단축 등 제도 개선도 추진됩니다. 예비타당성조사에는 평균 7개월이 소요되는데,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관련 사업은 이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과기정통부는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탄소중립 100대 기술을 중심으로 ‘임무 중심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 단계별 이행안(로드맵)’도 수립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날 특위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철강·시멘트 분야 내 친환경기술 비중을 크게 늘린 탄소중립 기술혁신 로드맵 등도 안건에 올려 심의에 착수했습니다.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로드맵은 쉽게 말해 탄소중립 분야 정부의 R&D 투자의 기본 청사진으로 활용할 예정이란 것. 단계별 로드맵은 산업계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참여 유도를 위해 산업별 대표 협회 및 기업 등이 직접 포함되는 등 민간이 주도하여 기획됐습니다.

이밖에도 탄소배출량 정밀 측정 파악을 위한 ‘디지털 기반 탄소발자국 모니터링 기술 육성 전략안’, 산림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비중을 2027년까지 21%로 높인다는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 등도 특위에 안건으로 올려 논의됐습니다.

이중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은 5월 중 확정될 예정입니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기술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전략적으로 R&D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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