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기술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난 27일 열린 ‘월간 클라이밋’에서 소풍벤처스 관계자가 이같이 서문을 열었습니다. 월간 클라이밋은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가 주관하는 임팩트클라이밋네트워크의 정기프로그램입니다.

이 행사는 매달 기후문제와 관련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관련 산업 동향과 유망 스타트업 사례를 공유합니다.

이번 행사는 ‘정책과 규제를 기회로 만드는 기후기술 스타트업’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온·온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행사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옥수 딜로이트그룹 상무 “기후테크, 새로운 헤게모니 될 것” 🔍

“기후변화 자체가 모든 환경 문제를 뛰어넘는 트렌드가 됐다. 그러다 보니 친환경인데 기후변화에는 도움이 안 되거나, 기후변화 완화에는 도움이 되나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자력이다.”

‘기후기술의 부상과 새로운 기회’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옥수 한국딜로이트그룹 상무가 남긴 말입니다.

이 상무는 “기후변화 관점에서 원자력은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이나 “환경 관점에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과도기적 관점에서 (원자력은) 기후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상무는 “원자력처럼 정치적 결정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창의적인 기후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지난 27일 서울 성동수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월간 클라이밋’ 행사에서 이옥수 딜로이트 파트너가 ‘기후기술의 부상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소풍벤처스

그는 이어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기후테크 산업 성장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 등 주요국이 잇따라 기후대응 및 역내 녹색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유럽은 이미 큰 비용을 (기후테크 산업에) 투자했다”며 “하나는 정말 기후변화를 막으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며 현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즉, 기후대응 및 차세대 시장을 이끌기 위한 ‘헤게모니적’ 특성 때문에 세계 기후테크 분야 투자 금액은 향후에도 증가한단 것.

 

▲ 여러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감축(Mitigation)하거나 적응(Adaptation)을 도울 수 있는 기술 모두 기후테크로 분류된다. 배출량 관리를 도와줄 모니터링·소프트웨어도 기후테크에 포함된다. 그래픽은 홀론아이큐가 분류한 기후테크 분류체계. ©HolonIQ 제공, greenium 편집

“유망 기후테크 분야? ‘온실가스 감축 데이터·비용효율적 감축 기술 꼽혀!” 🛰️

이 상무는 여러 기후테크 중 핵심 유망 분야로는 ▲온실가스 감축 정보 제공 ▲감축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 제공 ▲비용효율적인 탄소 감축 기술 개발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공정별·산업별로 사용할 수 있는 감축 기술이 다양하다”며 “온실가스 1톤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비용효율적으로 갈 것인가가 핵심이다”라고 이 상무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상무는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배출 완화(Mitigation)뿐 아니라 농축산업·물관리·기후모니터링 등 적응(Adaptation)도 중요한 부분”이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술집행위원회가 정의한 기후테크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후적응도 중요하다”며 “국제기구에서는 ‘완화’와 ‘적응’을 모두 합친 ‘크로스커팅 사업’*이 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크로스커팅(Cross-Cutting):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슈를 뜻한다.

 

▲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는 ‘변화된 국가 정책의 방향성과 활용 전략’을 주제로 지난 21일 발표된 탄소중립기본계획안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소풍벤처스

김승완 넥스트 대표 “2050 탄소중립 달성 위해선 미래 기술 활용 필수” 🧪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 겸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전문위원은 지난 21일 정부가 공개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김 대표는 기본계획 속 부문별·연도별 목표를 소개하며 “자본가와 기술가들은 정부가 생각하지 못한 혁신을 내놓아야 배출 경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기본계획 속 산업 부문의 감축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산업 부문은 감축) 기술이 없어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단순 온실가스 다배출 설비 폐쇄가 아닌 공정 개선 및 대체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반의 딥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탄소중립이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현재 실증·시제품(프로토타입) 단계에 머물고 있는 기술까지 모두 활용해야 한단 것.

이에 그는 “(기후테크 관련 혁신 기술들은) 기존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나올 것”이라며 “주체는 민간이고, 그중에서도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과학·공학·R&D 기반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기업이 겪는 비즈니스화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미 성장한 기업은 기존 시설 및 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협업하는 구조로 ‘엑시트(Exit)’ 플랜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 정책과 규제를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기후테크 산업 성장 위해선 민간자본 유입 필수 💰

기후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자본이 더 유입돼야 한다고 발제자들은 한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에너지(발전) 부문 전환을 위해서 필요한 신규 투자액은 연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약 2조 2,000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김 대표는 “(2.5%는) 기후테크 시장의 일부”라며 “이중 상당수를 민간자본으로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상무 또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민간 부문에서 관련 기금이 조성돼야 한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투자액을 약 2,097조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가 ‘월간 클라이밋’에서 발표를 하는 모습. 이 대표는 “앞으로 LCA(전과정평가)를 고려한 배출량 규제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풍벤처스

소풍벤처스 “기후문제 해결 위해선 다양한 이해관계자 협력 필요” 🤝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에서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소개도 이어졌습니다.

굴착기 등 건설기계에 필요한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한 ▲레디로버스트머신, 탄소배출량과 감축량을 자동으로 관리한 기술을 개발한 ▲탄소중립연구원, 재무제표처럼 탄소배출량을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한 ▲카본사우루스, 건축물 에너지 비용효율을 개선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선보인 ▲케빈랩이 순서대로 소개됐습니다.

소풍벤처스 관계자는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사, 스타트업, 정책 결정자 등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월간 클라이밋을 통해 기후기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논의와 협업 기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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