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농업과 식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덮치는 상황. 이에 정부도 농식품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주관 하고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가 운영하는 농식품 기술창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임팩트어스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임팩트어스에 참여한 국내 농식품 산업의 유망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2022 임팩트어스 인베스터스데이(Impact Earth Investors Day)’가 지난 28일 개최됐습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순환경제·농가 생산성 향상·지속가능한 농식품 등을 주제로 스타트업 10곳이 소개됐습니다. 현재 한국 농식품업계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농식품 스타트업을 분야별 정리했습니다.

 

▲ 굴껍데기를 친환경 탄산칼슘 소재로 만든 그린오션스왼와 농업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클린뷰티 제품을 만든 블레스드프로젝트 ©소풍벤처스

굴껍데기부터 포도껍질까지, 국내서도 농식품 폐기물 재활용 활발해! ♻️

최근 많은 농식품 폐기물이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커피박(커피찌꺼기)부터 굴껍데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았을뿐더러, 제주도에서는 귤껍질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달란 요청도 나왔는데요.

ESG 경영이 트렌드가 되면서 기업에서도 농식품 소비와 함께 부산물 및 폐기물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상황.

그러나 실제로 사업화하는 시도는 부진합 편인데요. 이를 적극적으로 사업 아이템화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아버지대부터 이어져 온 굴껍데기 처리업을 더 자원순환적인 비즈니스로 전환시킨 그린오션스 문피아 대표와, 캘리포니아의 농업부산물을 쓰레기가 아닌 프리미엄 소비재로 탈바꿈한 블레스드프로젝트의 이야기입니다.

 

1️⃣ 굴껍데기 순환솔루션 ‘그린오션스’ 🦪

2021년 설립된 그린오션스는 굴껍데기를 탄산칼슘 소재화한 기업입니다. 세계 2위 굴 생산국인 우리나라. 연간 35만 톤의 굴을 생산하는데요. 35만 톤 중 굴껍데기만 30만 톤, 이중 15%가량만이 비료와 사료로 다운사이클링됩니다. 그린오션스는 버려지는 폐굴껍데기를 친환경 탄산칼슘으로 가공해 플라스틱 충진재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현재는 GS칼텍스·한화와 구매 협의 중이며, 앞으로는 제지·건축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2️⃣ 농업부산물 뷰티기업 ‘블레스드프로젝트’ 💄

블레스드프로젝트는 농업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클린뷰티 제품을 생산합니다. 이 기업은 뷰티계의 파타고니아, 농업부산물계의 록시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아몬드, 토마토, 포도 등의 농업부산물이 9,000만 톤에 달한다고 백연주 각자대표는 설명합니다. 부산물 원료화 연구는 활발하나, 실제 제품화는 아직이란 점에 착안했다는데요. 이에 아몬드껍질, 토마토 부산물 등을 활용해 세정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2025년 이후에는 클린뷰티에서 홈퍼니싱,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식물공장 시설로 맞춤형 모종을 재배하는 메타그린왼과 플라즈마 기술로 폐양액의 재활용 솔루션을 개발한 퓨어플라텍오 ©소풍벤처스

기후변화 시대의 농업, 대세는 역시 ‘스마트팜’ 🤖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성 감소로 인해 농가의 생산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기후변화에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팜과 디지털 농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팜 또한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새로운 시장과 솔루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스마트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기술을 선보인 기업들이 소개됐는데요. 어떤 기업이 소개됐는지 살펴본다면.

 

3️⃣ 스마트한 육종 기업 ‘메타그린’ 🌱

메타그린은 맞춤형 모종을 재배·공급하는 데이터 농업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는 기업입니다. 이효진 메타그린 대표는 모종을 키우는 산업(육묘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2가지 문제점에 부딪히고 있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첫째는 기후변화로 바이러스 감염이 빈번해지며 육묘장과 농가 간의 분쟁이 빈번해진다는 것. 둘째는 생산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메타그린이 주목한 것이 바로 식물공장입니다. 모종 전용 식물공장 설비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는데요. 또한, 고소득 모종 품종을 생산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등 신규 모종 시장을 타겟팅할 계획입니다.

 

4️⃣ 폐양액 솔루션 기업 ‘퓨어플라텍’ 💧

수경재배 중심의 버티컬팜과 스마트팜이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폐양액은 새로운 농업폐기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러한 폐양액을 재활용해 ‘양액 폐기물’ 배출이 없는 기술을 선보인 곳이 퓨어플라텍인데요. 삼성SDI책임연구원 출신인 강경두 퓨어플라텍 대표는 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이러한 솔루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라즈마 기술은 물질의 분해·합성·활성을 촉진해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돼왔는데요. 이를 양액 재활용에 적용한 것입니다. 강 대표는 플라즈마 기술을 농업 전 주기에 플라즈마 사용하는 플라즈마 파밍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더루트컴퍼니의 못난이 감자로 만든 포파칩왼과 자동으로 식품 재고 관리를 돕는 미리 서비스를 개발한 니즈오 ©소풍벤처스

푸드테크, 이제는 농식품의 ‘밸류체인’까지 관리해! ⛓️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식품 폐기물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다양한 기업들이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푸드 업사이클링과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솔루션이 나오고 있는데요.

인베스터데이 먹거리 세션에서는 농식품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주목한 기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농식품 밸류체인 중 유통과 물류에 중점을 맞춰왔습니다. 이 때문에 식품 재고와 폐기물 관리 등에는 소홀했는데요.

연간 500톤 규모의 감자를 유통하다 이중 3분의 1이 버려진단 사실에 ‘감자 밸류체인 관리’까지 확장한 더루트컴퍼니, 프랜차이즈의 기업의 더 편리한 재고관리 솔루션을 개발한 니즈를 소개합니다.

 

5️⃣ 감자의 밸류체인으로 확장한 ‘더루트컴퍼니’ 🥔

더루트컴퍼니는 스스로를 ‘감자 농·식품 스타트업’이라 소개합니다. 국내 감자농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감자의 ‘밸류체인 매니지먼트 솔루션’을 자처하는데요. 김지우 대표는 이를 위해 종자개발부터 관리, 못난이 감자 상품화 등 전반에 걸쳐 감자라는 작물의 통합적 브랜드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자유원지’라는 오프라인 그로서란트*를 운영해 단순히 감자를 유통·판매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와 체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농가 수익은 2020년 기준 24% 성장, 60톤의 못난이 감자를 사용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6️⃣ 자동 재고관리 솔루션 ‘니즈’ 🖥️

식량 공급망의 디지털화만으로도 식품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니즈는 자동 재고관리 솔루션 ‘미리’ 서비스를 개발습니다. 식자재 발주부터 입고까지 자동화가 가능한 서비스인데요. 특히, 사진 촬영으로 제품 유통기한을 자동 등록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현재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산품 식자재 위주인 PC방 프랜차이즈 기업과 제휴했다고 박상호 대표는 밝혔는데요. 향후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로서란트(Grocerant): 식재료(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의 합성어로 식재료와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 인공지능AI 자원순환 로봇 에이트론이 폐기물 선별을 시연하고 있다 ©greenium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인베스터데이에 참여했습니다. 농업 폐기물 처리 솔루션부터 로컬 소비, 대체 단백질, 재생농업 등 현재 농식품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농약병 등 영농 폐기물을 인공지능 선별로봇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한 에이트테크 ▲지역내 로컬 식품 소비를 돕도록, 데이터로 제조되는 나만의 곡물 간편식 ‘먼슬리 시리얼’을 제공하는 스위치이츠 ▲식물성 원료로 삶은 계란을 개발한 스위트에그 ▲토마토 생산에 토양 재생과 품종다양화를 접목한 그래도팜 등입니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원장은 이날 정부는 창업 기업의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하고 저금리 민간자본 운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안 원장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더 많은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기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