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변화를 앞당기는 주범’으로 전락했습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가 지난 7월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아마존 산림 화재(2010~2018년)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매년 15억 톤에 이르는데요. 이 중 삼림에 흡수된 것은 5억 톤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즉, 탄소배출량이 흡수량보다 3배 정도 많은 셈이죠.

해당 연구를 이끈 루치아나 가티 박사는 7월에 관측된 화재 2,308건 중 대부분이 농경지 확보를 위한 방화에서 비롯된 거라 밝혔는데요. 이는 비단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농지 개간으로 인한 삼림 파괴는 전 세계 곳곳에서 성행하는 현상으로, 심지어 ‘친환경’이라는 명맥으로 출범한 유기농업에서도 문제시 되는 사안이지요. 그렇다면 지구와 상생할 수 있는 농업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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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초의 농법 🌾

세계자원연구소(WRI)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화학 비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와 농경지 확보를 위한 삼림 벌채죠.

1950년 이후 세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농업에도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차질 없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살충제와 화학 비료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했는데요. 이러한 농법이 개인의 건강은 물론 기후변화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기농업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등 인위적인 방식을 활용하지 않고, 천연자원을 사용해 농산물은 물론 생태계의 건강까지도 고려하는 친환경 농법입니다. 흔히 우리가 ‘유기농(organic)’을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생태를 파괴하지 않은 환경에서 재배한 ‘깨끗한 식자재’ 같은 모습이지요.

유기농업 규정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상이해 국제적인 표준은 없지만,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데요. 대체로 유전자 변형 종자는 사용하지 않고, 화학 재료를 지양하며, 수년 동안(보통 3년 이상) 금지된 화학 물질이 없는 농지를 사용하고, 가축의 경우 사료 및 사육 환경에 대한 요구 사항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유기농업이 시작된 초기에는 별다른 인증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는데요. 유기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자 품질을 보장하는 인증제도가 자리 잡게 됩니다.

유기농산물은 ‘건강한 먹거리’라는 키워드로 널리 알려지면서 매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미국 유기농무역협회(OTA)은 2020년 유기농 식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56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2019년 4.6% 성장률에서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OT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한 가정식이 대두되며, 유기농 식품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예측했죠.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역시 유기농 식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국내 유기농 시장 규모는 2조 원을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 Markus Spiske, UNSPLASH

유기농업이 정말 친환경 농법일까? 😦

유기농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규정에 적합한 환경을 선택해야 합니다. 화학적인 물질의 도움 없이 생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유기농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하죠.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유기농업 특성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데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미국의 농경지를 100%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면 유기 비료 생산을 위해 5배나 더 많은 가축과 농작물이 필요하다’며 ‘이들 가축과 농작물을 유기농법으로 기르려면 미국 국토의 대부분을 농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유기농업의 생산성을 꼬집었습니다.

과연 유기농업을 위해 더 많은 농지를 확보하는 게 환경에 이로울까요? 국제 공동 연구진이 2018년 네이처에 보고서를 발표하며, 유기농업의 경우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현저히 낮아 기후변화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반 재배식 농법과 같은 양의 식량을 생산하려면 더 많은 경작지가 필요한데요. 이로 인한 개간 행위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늘릴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는 2013년까지만 해도 약 100만 헥타르 규모의 유기농업을 전개했지만, 유기농 식품 수요 증가로 인해 2013년과 2018년 사이에는 50만~100만 헥타르 이상의 농지를 개간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재래식 농업에서 유기농업으로 전환한다면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지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2019년에 발표된 연구에는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농업을 재래식에서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는데요. 일반 농가에 유기농법을 적용하면 가축 및 작물 생산 과정에 있어서 배출량이 감소하지만, 기존보다 수확량이 40%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토지를 개간해야 한다고 합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수확량을 유지하기 위해 개간 작업을 진행하거나, 다른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수입한다면 결과적으로 유기농업이 훨씬 많은 온실가스를 생산할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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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업의 지속가능성, 재생농업 🚜

유기농업은 생태계 파괴를 초래하는 기존의 농업 방식을 탈피하고자 친환경적으로 고안된 농법이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미국 대사연구소(metabolic)의 생물다양성 및 농식품 시스템 전문가 ‘루이사 더킨(Louisa Durkin)’은 “유기농업은 부분적으로 혁신적인 농법”이라 주장하며 “재래식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문제의 일부에 불과한 화학 비료를 제거할 뿐이다”고 부분적으로 유효한 지점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선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요? 무엇보다 비유기농업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것이 아닌 ‘유기농’과 ‘비유기농’ 사이의 절충안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에 전문가들은 자연과 상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을 제안합니다.

재생농업이란 황폐해진 토양에 땅의 수분 함유량과 탄소 분리 능력을 증가 시켜 생물 다양성을 복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환경 재생형 농법입니다. 유기농업이 기존 농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려고만 했다면, 재생농업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토양을 일궈 기후변화의 대항마를 만드는 방식이죠.

 

© meriç tuna, UNSPLASH

환금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시기에 유기농업은 농지를 휴경 상태에 둡니다. 반면, 재생농업은 알팔파나 클로버와 같은 덮개 작물(Cover Crops)을 키움으로써 토양 유기물을 증가시키고, 탄소를 격리하죠. 즉, 작물로 농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친환경 비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선순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데요. 이러한 재생농업의 지속가능성이 대두되자 일부 국가에서는 정책 입안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환경부 장관 ‘조지 유스티스(George Eustice)’는 지난 7월 토양의 건강을 개선하는 재생농업 농부들에게 헥타르당 최대 70파운드를 지급하는 ‘지속가능한 농업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지요.

현재 재생농업은 가장 이상적인 농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인증 규제, 법적 정의는 마련되지 않아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재생농업이 추구하는 토지 재건과 생물 다양성 개선이라는 목표는 앞으로의 농업이 북극성처럼 따라야 할 미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