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전(全)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9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공개된 건데요. 한 총리는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와 올바른 재활용, 대체재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번 발표는 2020년 12월 발표된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 이후 2년 만에 발표된 플라스틱 대책입니다. 두 대책 모두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 20% 감축’이란 문구는 동일한데요.

서술 문구는 동일하나, 각 대책의 감 대상과 기준연도가 다르단 점에서 이번 대책은 목표가 한층 더 강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대책은 ‘생활플라스틱’이 대상입니다. 기준연도 또한 2020년인데요. 이에 비에 이번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의 목표는 2021년 대비 폐플라스틱 발생 20% 감축입니다. 즉, 기존 생활플라스틱에 더해 산업·농업 등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까지 모두 감축 대상에 포함된단 뜻입니다.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 같은 20%라고 해도 2021년 기준인 이번 대책의 감축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외에도 어떤 점들이 달라지고, 또 추가됐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zeljkosantrac, iStock

발생 저감 및 재활용 중심에서 ‘탈플라스틱 대책’으로 확대해 🥤

정부는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다소비 국가인 점을 꼬집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용주기가 짧은 포장재와 용기 폐기물이 급증했단 점을 이번 대책 발표의 배경으로 짚었습니다.

실제로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19년 418만 톤에서 2021년 492만 톤(잠정)으로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17.7%나 증가한 것입니다.

플라스틱은 석유, 정확히는 나프타(납사)란 석유화학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8~10%가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데요. 이는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이산화탄소(CO2)가 다량으로 배출된단 뜻이기도 합니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연간 이산화탄소배출량은 8억 6,000톤. 이는 500MW(메가와트) 석탄발전소 189개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은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아울러 유럽연합(EU)과 같은 주요국이 도입 중인 플라스틱세(Plastic tax), 재생원료 의무화 등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고 정부는 밝혔는데요. 국제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탈플라스틱 정책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었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금번 대책에서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21년 대비 20%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구체적으로는 ▲대체서비스 기반 일회용품 감량 ▲온전한 재활용 ▲재생원료, 대체재 산업 및 육성, ▲국제사회 책무 이행 등 4가지를 추진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2년 전 대책과 비교하면 크게 3가지의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그리니엄이 비교 분석한 결과, 1️⃣ 플라스틱 감축이 규제 중심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했고 2️⃣ 디자인부터 분리·선별 현대화까지 전과정 정비했으며 3️⃣ 지난 2월 합의한 국제플라스틱 협약 관련 내용이 추가됐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면.

 

▲ 경기도 다회용기 시범사업 홍보용 카드뉴스(왼)와 서울시와 요기요 등이 함께 진행한 다회용기 시범사업 소개(오). ©경기도, 서울특별시

1️⃣ 일회용플라스틱 저감 대책 ‘민간주도’에 방점 찍어 🛒

2020년 대책에는 ▲2022년 일회용컵 보증금제 신설 ▲재포장 행위 금지 ▲음식배달 플라스틱용기 두께 제한 등 플라스틱 발생 감량을 위한 여러 규제 정책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대책 또한 일회용플라스틱을 줄인다는 목표는 같은데요. 다만, 대책 안에 ▲다회용기 시장 활성화 ▲다회용 택배 공동 활용 모델 마련 등 새로운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이를 위해 탄소중립실천포인트 300~500원 제공 등 인센티브(보조금)로 소비자 참여를 독려할 예정인데요. 친환경 매장 정보과 주요 제품별 탄소배출량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의 미닝아웃(가치소비)를 촉진하겠다고 정부는 덧붙였습니다.

또한, 기존 일회용품 감축정책은 단속형에서 컨설팅형 ‘계도’로 전환합니다. 정부는 또 일회용품 미제공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요청시에만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등 ‘넛지형 감축수단*을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한편, 지난 대책에서 발표된 일회용커 보증금제는 오는 12월부터 제주도 및 세종시 일부 지역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이를 통해 지역 맞춤형 성공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넛지(Nudge):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의 영단어로, 행동경제학에서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

 

▲ 인공지능(AI )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로봇 선별기기. ©AMP Robotics

2️⃣ 재활용 쉬운 설계부터 분리·선별 현대화까지 전과정 정비해 🛠️

플라스틱 설계·생산·배출·수거·운반·선별 전반에 이르는 과정을 정비하겠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2020년 대책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과 관련해 ▲재생원료 의무사용 신설 ▲공동주택 분리수거 의무화 등 재활용과 규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는데요.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플라스틱의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해 설계 및 생산단계에서부터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설계 및 생산단계에서 환경영향의 80% 이상이 결정되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는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평가항목을 확대하고, 평가 실효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기존 평가항목(재활용 재질, 구조, 용이성)에 무게기준이 추가된 것인데요. 평가 결과에 따라 재활용분담금이 감면 또는 할증이 적용됩니다.

아울러 정부는 ▲분리배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및 교육 강화 ▲인공지능(AI)·로봇 기반의 선별시설 자동화·현대화 ▲혼합수거 및 오염방지를 위한 저압축 수집운반 차량 도입 기준 마련 등을 추진합니다.

양질의 폐자원을 산업현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배출·수거·선별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 및 주요 국제기구 인사들_Duncan Moore, UNEP

3️⃣ 국제 플라스틱 협약 발표 대응 전략 마련할 것 🌐

한편, 이번 대책에서 새롭게 추가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사회 책무 이행’ 과제인데요. 이날, 정부는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플라스틱 협약은 올해 2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5)에서 체결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End plastic pollution: Towards an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 결의안에 따른 협약을 뜻합니다.

오는 11월 남미 우루과이에서 제1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가 열리는데요. 총 5차례의 회의를 거쳐 2024년 말에는 구체적인 플라스틱 감축 협약이 나올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INC 적극 참여 ▲국내외 산업·정책 여건 고려한 대응전략 마련,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대화체 및 협상공동체 구성 위한 양자협상 추진 ▲제4차 INC 회의 국내 유치 추진 등이 계획에 담겼습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비전이 “2024년 이후 본격화될 포스트 플라스틱 시대 준비”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번 대책과 관련해 “플라스틱 다소비 국가인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가적 흐름에 맞춰 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 오락가락 생분해 플라스틱 정책, 퇴출vs육성 엇박자에 혼란 가중돼 😵
정부는 ‘재생원료·대체재 산업 및 시장 육성’ 과제에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과 함께 생분해 플라스틱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올해 안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육성 분야 및 제품군 구체화하고 ▲일반 플라스틱 대비 인센티브 부여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대해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 아니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앞서 환경부는 작년 11월, 생분해 비닐봉투·빨대 등 생분해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환경표지 인증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환경 표지 인증이 중단됐습니다. 이로 인해 생분해 일회용품 제작 업체가 타격을 받았는데요.

논란이 일자 지난 1일, 정부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기존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생분해 플라스틱 일회용품은 2024년 말까지 일회용품 규제에서 예외로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