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비대면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중 기업 상당수가 무료 배송 확대 및 간편한 반품 시스템 도입에 앞장섰는데요.

그런데 기업의 ‘더 쉬운 반품’이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탄소 및 폐기물 배출 증가 등 환경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단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이커머스 시장의 숨겨진 탄소발자국, 반품 📦

2019년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은 전용 할인 쿠폰과 무료 반품을 내건 ‘와우 멤버십’을 출시했습니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어떤 물건이든 30일 이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교환 및 반품을 할수 있는데요. 덕분에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900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 10일 쿠팡 와우 멤버십 월 회비는 기존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됐습니다. 가격 인상에도 와우 멤버십 회원 이탈률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단 분석이 다수인데요. 그만큼 멤버십에 대한 회원 충성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커머스 반품 서비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CBRE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소매점 반품률은 8~10%입니다. 반면, 온라인 구매의 경우 반품률은 15~30%로 2배가 넘는데요. 반품된 제품 중 재판매되는 경우는 50% 미만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물론 반품이 해봐야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반품 솔루션 제공 기업 옵토로(Optoro)는 연간 소매 상품의 15% 이상이 반품돼 폐기 처리된다고 설명합니다.

토빈 무어 옵토로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는데요. 그는 미국에서만 반품으로 인해 연간 60억 파운드(약 2,80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온실가스만 1,600만 톤(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이 배출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는 미국인 330만 명이 1년간 생산하는 쓰레기와 맞먹는 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Dan Burton Unsplash

멀쩡한 반품 제품? 다시 판매하면 되잖아! 💸

반품된 제품 중 상당수는 재판매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재판매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단 점이빈다. 우선 반품된 제품이 재판매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재포장이나 수리 혹은 수선이 필요할 수도 있죠. 재진열을 위한 운송비와 보관비도 추가됩니다.

살제로 세계 최대 물류·창고기업 프롤로지스(PLD)의 하미드 모감다 CEO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많은 고객사가 소비자에게 ‘그냥 가지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반품)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품 처리 비용 및 시간이 더욱 들뿐더러, 계절이나 트렌드에 따라 반품된 제품의 재판매가 더 어려워지는 일도 흔한데요. 반품 솔루션 제공 전문 기업인 옵토로는 이러한 *역물류의 비용과 시간 문제에서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옵로토는 2010년 미국 워싱턴DC에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옵토로는 반품 상품 보관, 소프웨어 사용료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데요.

옵토로는 우선 간소화된 접근 방식으로 반품을 받습니다. 이후 맞춤형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반품된 제품의 수요를 분석해 가장 수익성이 높은 유통채널로 연결합니다. 여기에는 아마존, 이베이(eBay), 그루폰(Groupon) 등 대형 유통 플랫폼이 포함되는데요. 뿐만 아니라,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중고품 매장 기부도 속하죠.

*역물류: 배송, 처리, 반품된 상품의 재판매 또는 폐기 과정

 

© Optoro 홈페이지 갈무리

옵토로, AI와 머신러닝으로 반품 폐기물은 줄이고 수익은 늘렸다 📈

옵토로는 반품 기술이 없는 일반 소매업체의 경우 반품 품목 재판매까지 30일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시간 낭비는 기업은 물론 고객도 겪는 것인데요. 소비자의 95%는 반품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겪은 뒤 해당 업체에서 쇼핑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이는 효율적이고 빠른 반품 관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인데요.

문제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물류 시스템과 반품된 상품을 창고로 옮기는 역물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단 것입니다. 해당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단 것은 대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인데요.

옵토로는 이러한 기업들의 고민을 짚었습니다. 옵토로는 가장 먼저 데이터에 주목했습니다. 휴대기기와 자체 반품 관리 소프트웨어 ‘옵티턴(Optiturn)’을 사용해 반품 제품을 스캔하고 평가해 데이터화하죠.

옵티턴에 스캔 된 제품은 자동으로 반품 라벨 데이터가 생성되는데요. 실시간 제고 현황 파악이 가능한 덕에 신속히 재입고로 전환할 수 있죠. 재입고 시간 단축은 곧 소비자의 대기 시간 단축으로 이어집니다.

 

© Optoro

옵티턴 내 인공지능(AI)이 머신러닝을 통해 공급망 내 반품 및 재고를 최적화된 위치로 배치하는데요. 반품 상태에 따라 ▲재판매, ▲재활용, ▲중고 시장에 판매, ▲기부, ▲폐기 등을 선택하고 처리 비용도 자동으로 산정합니다.

옵토로는 이를 통해 반품 시 재구매율을 2~3배가량 높였고, 반품 제품으로부터의 수익은 10~35% 증가하였다고 밝혔는데요. 반품 처리 시간은 40%나 감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반품으로 인한 폐기물과 탄소배출량을 각각 60%와 3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옵토로 공동설립자인 아담 비타렐로왼와 토빈 무어오 Optoro 제공

순환경제와 함께라면 반품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어 ♾️

그렇다면 옵토로는 의류나 전자제품 등 계절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런 제품들은 옵토로의 독점 B2B 판매채널인 브링크(Blinq)나 벌크(Bulq)를 통해 처분됩니다. 마찬가지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책정하고 수익성을 최대화하는데요. 빅데이터를 활용한 덕에 미래 시장 수요 예측도 가능합니다.

이에 대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경영대학원의 공급망 관리 교수인 히텐드라 차투르베디는 기업들의 인식을 지적합니다. 차투르베디 교수는 소매업체 상당수가 역물류에서 발생한 손실을 비용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때문에 최대한 저렴하게 처리하는 것을 우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차투르베디 교수는 기업들이 반품을 비용 감소 전략이 아닌 수익률 증대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즉, 반품의 재판매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단 것인데요. 반품 재판매를 통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상호보완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단 시각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순환경제에 맞는 기업가 정신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