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진화 소요시간만 213시간 이상. 역대 최장기간 이어졌던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동해안 산불이 9일 만에 진화됐습니다. 13일 오전 9시 산림청은 4일부터 시작된 울진 산불 주불(큰불)을 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산불의 산림 피해 면적이 2만 5,003헥타르(ha)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서울 전체 면적의 약 40%인데요. 향후 정밀조사를 거쳐 확정되는 만큼,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산림 및 시설물 피해 모두 역대급 기록을 남긴 울진·삼척 산불로 인해 복원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불이 근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9년 호주, 2020년에는 미국과 터키, 그리스, 스페인 등이 대형 산불을 겪었죠.

더 이상의 산불을 막기 위한 예방이 최우선이나, 산불 이후의 산림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산림 복원을 위해 드론을 쏘아올린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 Air Seed Technologies, 페이스북 갈무리

산림 복원 속도 25배 ↑ 가격 80% ↓,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의 드론! 🌱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드론. 국내 산림청과 소방청은 드론을 주로 산불 감시용으로 활용 중입니다.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가 부착된 덕에 산불 진화 후 잔불을 확인하거나, 산불 발생시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휘부에 전송하는 등 모니터링 임무를 수행하죠. 반면, 호주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산불 예방과 더불어 산림 복원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습니다.

호주의 신생 스타트업인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Air Seed Technologies). 이 기업은 인공지능(AI)가 탑재된 드론을 날려 하루 4만여개의 모종을 심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가 맞춤 제작한 드론이 공중에서 모종을 투하하는 방식인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황토와 씨앗을 섞어 동그란 공 형태로 빚은 씨드볼을 드론 하단부에 부착하는데요. 이후 드론에 부착된 발사장치가 씨드볼을 토양에 깊숙이 투하하는 것이죠. 회사 측에 따르면, 발사 장치는 초당 두 개의 모종을 땅에 심는데요. 이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 (왼) 드론에 부착되는 씨드볼, (오) 씨드볼을 땅에 투하하는 드론의 모습_Air Seed Technologies, 페이스북 갈무리

1️⃣ 지도 제작 및 토양 샘플 분석 🗺️: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는 무작정 드론을 날려 모종을 투하하지 않는데요. 이곳은 먼저 드론을 날려 재조림 지역의 주요 식물 종을 분석하는 지도를 만듭니다. 이와 함께 토양 속 영양소와 미네랄 상태도 분석하는데요.

2️⃣ 씨드볼 제작 🌱: 토양 샘플 분석을 바탕으로 재조림 지역 맞춤형 씨드볼을 제작한다고 해요. 이 씨드볼의 정식 명칭은 ‘탄소 종자 포드(Carbon Seed Pod)’인데요 씨드볼은 죽은 나무나 풀 등을 모아 만든 덕에 탄소(CO2)가 풍부한 것! 둥근 형태의 막은 조류나 곤충으로부터 씨앗을 보호할뿐더러, 비가 오면 탄소가 물을 흡수해 종자 발아를 촉진한다고.

3️⃣ 드론으로 씨드볼 투하 🌲: 마지막에는 드론이 비행 계획에 따라 공중에서 씨드볼을 투하하면 되는 것데요. 땅속에 투하된 모종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사용해 지도에 표시될뿐더러, 추후 드론이 비행을 통해 발아 및 성장 과정을 관찰한다고 합니다.

 

© Air Seed Technologies, 페이스북 갈무리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는 기존 방법과 비교해 25배 빠르고 80%는 저렴하게 산림을 복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현재까지 드론을 이용해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 5만 그루의 모종을 심었고, 종아 발아율도 80% 가까이 달했다고 합니다.

회사 측은 2024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요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류 워커는 “산림 복원 및 벌채 중단 등은 탄소 격리에 도움이 된다”며 “향후 30년간 지구온난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는 지금 드론 이용해 산림 복원 경쟁 중! 🌳

드론으로 산림 복원에 나선 기업이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호주에 기반을 둔 덴드라(Dendra System)란 스타트업도 드론을 이용해 가파른 산이나 산불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모종을 심고 있습니다.

덴드라는 스카이 트랙터(Sky Tractor)라 부르는 드론을 이용해 2014년부터 호주를 중심으로 산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이 드론은 분당 120개 씨앗을 뿌릴뿐더러, 비행 중 산림 복원 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죠. 또 드론에 공중 급유 시스템이 장착된 덕에 타 업체보다 오랫동안 작업이 가능한 것도 장점인데요.

수잔 그레이엄 덴드라 설립자 겸 CEO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드론은) 나무를 더 빨리 자라게 할 수는 없지만, 땅에서 마주치는 모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며 “땅 위를 걷는 것보다 땅 위를 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모종 투하를 실험 중인 드론시드의 모습_DroneSeed 제공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드론시드(DroneSeed)도 드론으로 모종을 파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공중 파종 시스템이 인간보다 6배 빠르다고 주장했는데요. 드론시드는 2020년 10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캘리포니아·콜로라도·몬태나·애리조나주 등지에서 비가시권(BVLOS) 드론 운영을 승인받았죠.

당시 FAA의 조치 덕에 드론시드는 산불 진화 후 재조림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 산불 피해가 심한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등을 비롯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재조림을 진행 중입니다.

드론시드의 드론은 4~6개의 씨앗, 비료, 섬유소 등으로 구성된 씨드볼을 투하하는 방식으로 재조림을 진행합니다.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와 마찬가지로 드론에 장착된 다중관측카메라가 재조림 지역 정보를 종합해 지도로 구성하는데요. 이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투하한 씨드볼이 발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을 데이터로 분류하죠.

드론시드는 산불 진화 후 30일 이내 파종을 할 수 있는데요. 산불 피해 지역을 재조림한 후 나온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것이 다른 곳과 차별된 점입니다. 드론시드 측은 탄소배출권 덕에 산림 복구 비용이 수월하게 모일 수 있었던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런 특징 덕에 드론시드는 미국 내에서도 기후테크 및 산림복원 분야 선구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3,600만 달러(한화 약 44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도 성공했죠.

 

© 종자를 비롯한 부품을 여러 부품을 보관 중인 드론시드 창고(왼)와 드론을 날릴 준비 중인 기술진_Dronseed, 페이스북 갈무리

드론 통한 산림 복원 ‘대규모일수록 비용 효율적이고, 더 빨라’ 🌴

위에 언급된 곳 이외에도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등에서 드론으로 공중 파종하는 스타트업이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종자 수요도 급증했단 이야기도 있는데요. 실제로 드론시드도 원활한 종자 수급을 위해 북미 북서부에 위치한 실버시드(Silvaseed)란 종묘장*을 구매했습니다.

드론을 통한 산림 복원이 정말 효과적일까요? 스위스 온라인학술지출판연구소(MDPI)가 발행하는 원격탐사저널인 리모트 센싱(Remote Sensing)에 실린 한 연구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해당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궬프대학의 가브리엘라 리처드슨 연구원은 “종자 생존 및 기후 패턴 같은 문제도 있으나, 실제로는 숲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넓은 지역이나 인간이 나무를 심기에 안전하지 않은 지역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대규모 복원의 경우 비용 효율적이고 더 빠를 수 있다”고 강조했죠.

물론 이를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술 개선 작업에 참여하고, 여타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복원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검토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종묘장: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 묘목 따위를 심어서 기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