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기후변화와 감염병에 취약한 중저소득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창설을 승인했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IMF 집행이사회는 ‘회복력과 지속가능성 기금(RST, Resilience and Sustainability Trust)’ 창설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RST는 기후변화, 감염병 등에 대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대응을 돕고자 조성된 신탁기금입니다. IMF는 회원국들의 참여를 통해 최소 450억 달러(한화 약 55조원)을 모금을 목표로 오는 5월 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IMF는 RST 창설 승인이 민간 및 국제 금융기관의 기후 대응 자금 조달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IMF가 창설을 승인한 RST가 무엇인지 그리니엄이 좀 더 들여다 봤습니다.

 

© ‘세계 경제’를 주제로 IMF 총회에서 열린 패널 토론 모습__Cory Hancock, IMF

중저소득국 기후 대응 도울 RST를 만들게 된 이유는? 🌡️

RST는 지난해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됐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당시 G7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저소득 국가 지원을 위한 신탁기금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G7이 계획 추진할 수 있는 ‘청신호’를 보내줬다”며 “중국도 관심을 드러냈다”고 밝혔죠. 이어 그는 “이 기금은 많은 나라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고 보건체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G7의 관심을 등에 업은 IMF. 같은 해 7월 제3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개최에 맞춰 RST의 세부 사항을 준비했는데요. 그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4차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RST 신설 가속화를 IMF에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서가 발표됐죠.

1여년 간의 논의 끝에 창설된 RST의 장점은 저소득 국가는 물론 중소득 국가들도 초저금리로 장기 차관을 받을 수 있단 것입니다. IMF는 기존에도 ‘빈곤감축성장지원기금(PRGT)’을 운영하고 있으나, 중소득 규모의 개발도상국은 이 기금을 사용할 수 없단 한계가 지적돼 왔습니다.

IMF는 RST 창설 덕에 회원국 190개국 중 약 4분의 3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IMF는 RST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IMF는 구체적으로 ▲상위 크레딧 트란셰(UCT)*를 갖춘 금융/비금융 프로그램, ▲지속가능한 부채 및 기금 상환 능력, ▲IMF가 요구하는 개혁 프로그램 동참 등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상위 크레딧 트란셰(UCT): 트란셰(Tranche)는 ‘조각(Slice)’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금융기관이 개별 대출들을 모아 이를 기반으로 다시 발행한 채권을 말하는데요. UCT는 IMF 회원국이 국제수지 적자로 단기적인 보전 재원이 필요할 경우,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정 기간·일정 조건 아래 추가적인 협의 절차 없이 인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합의한 제도입니다. ‘스탠바이협약(SBA)’으로도 불린다고.

 

©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 현장 모습_Allison Shelley, IMF

특별인출권으로 RST 지원 진행 예정…한국 12억 달러 공여 약속 재확인 🇰🇷

RST는 기존 IMF의 지원 제도를 보완하는 성격이 강한데요. IMF는 각국 정부·중앙은행 간 거래에 사용하는 통화, 즉 특별인출권(SDR)에서 RST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준 약 6,500억 달러(한화 약 762조원)에 이르는 SDR의 영향력은 RST 신설 덕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한, IMF는 현 대출제도(lending toolkit)에서 RST가 일반 대출 및 빈곤감축성장지원기금(PRGT)에 이어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 지원을 위한 세 번째 ‘기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셀라 파자르바시오글루 IMF 전략·정책·검토 국장은 “채무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RST 자금 조달에 대한 접근은 사안별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RST의 대출 유예 기간은 10여년일뿐더러, 이자 또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5월 1일 출시하는 RST. IMF는 실제 대출은 10월에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는데요.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RST는 민간 및 국제금융기구(IFI)의 자금 조달을 촉진하기 위한 것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세계은행 및 IFI와의 긴밀한 협력은 RST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죠.

이에 따라 각국 정부 및 주요 기관의 자금 조달이 중요해진 상황인데요. 우리나라는 RST에 약 12억 달러(한화 약 9억원) 규모의 SDR를 공여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당 약속을 재확인했는데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RST 설립 등에 한국이 지지한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