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비행기는 허용된 지역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위성을 사용하면 전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영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새틀라이트뷰(Satellite Vu)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안토니 베이커가 남긴 말입니다.

2016년 설립된 이 기업은 적외선 감지센서를 사용해 건물에서 나온 열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건물 에너지효율화 향상, 폭염 문제 관리 등 기후적응을 향상하기 위해선 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단 것이 새틀라이트뷰의 설명입니다.

최근 새틀라이트뷰는 적외선 열감지 소형위성을 우주로 발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새틀라이트뷰가 개발한 위성 ‘핫샛-1(HotSat-1)’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펠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것.

과연 어떤 위성이고, 구체적으로 새틀라이트뷰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 새틀라이트뷰의 소형위성은 기존 위성과 달리 개별 건물 수준에서 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지구로 전송한다 ©SatVu

개별 건축물 단위 열화상 정보 파악 가능한 ‘핫샛-1’ 위성 🛰️

핫샛-1 위성은 지구 500㎞ 상공 궤도를 돌며 적외선 감지기(센서)로 지상 건물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합니다.

구조물에서 방출된 열 데이터를 지구상으로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열화상 기술도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위성은 영국 서리대학교가 세운 소형위성 생산 기업 ‘서리 새틀라이트 테크놀로지(SSTL)’와의 협력으로 제작됐습니다. 적외선 센서 개발에는 영국 정부와 유럽우주국(ESA)이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성이 제공한 열화상 이미지는 저해상도입니다. 반면, 새틀라이트뷰의 핫샛-1 위성은 고해상도로 특정 건물에서 열이 얼마만큼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중에서 열화상 감지기로 촬영한 주택들은 추후 에너지효율에 따라 등급이 매겨졌다 ©SatVu

베이커 CEO는 “(위성으로) 도시 전체 열데이터를 분석해 건축물 에너지효율성능이 낮은 하위 20% 건물들을 빠르게 찾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회사 측은 핫샛-1 위성이 개별 구조물의 열 방출 뿐만 아니라, 도시 열섬효과를 악화시키는 구조물과 공간도 신속하게 식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도시 기온을 높이는 대형마트의 대형주차장을 예시로 소개했습니다.

새틀라이트뷰는 “(핫샛-1 위성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열섬효과를 낮추고 주변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기에 (도시 내) 적합한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2016년 설립된 기후테크 스타트업 새틀라이트뷰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SatVu

핫샛-1 위성, 건물 에너지효율 개선 가능…“여러 산업군서 정보 활용 가능” 🌐

영국은 유럽에서도 가장 낡고 비효율적인 주택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주택 대다수가 1970년 이전에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건축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946년 이전 지어진 주택 수는 전체 약 38%입니다. 독일과 스웨덴의 경우 24%에 불과합니다. 주택 단열 개선 및 에너지효율 개선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배출량 중 28%는 건물 운영단계에서 배출됩니다. 이중 15%는 건물 냉난방 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핫샛-1 위성이 에너지효율성이 낮은 건물을 확인한 후 지상에서 이들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관리한단 것.

베이커 CEO는 “(핫샛-1 위성을 통해) 도시 전체 데이터를 확보하면 건물 에너지효율화의 전후 상황을 모두 비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새틀라이트뷰는 또 위성데이터가 금융이나 보험 나아가 국방 부문에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성으로 파악된 열이미지가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수 있단 것.

추후 열화상 이미지를 통해 ▲지역별 교통 ▲공장 내 열 및 냉각수 누출 여부 ▲지하수 누출 여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새틀라이트뷰는 밝혔습니다.

회사는 핫샛-1 위성을 포함해 총 8기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려 위성 군집을 형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다음 위성은 오는 2024년에 발사될 예정입니다.

 

▲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 일대를 열화상으로 촬영한 모습 이를 통해 건물별 에너지효율성 및 교통량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SatVu

66개 기업 및 英 국립지리원과 계약…“505억 규모 자금 유치 성공” 💰

이미 영국 국립지리원(OS)은 핫샛-1 위성에서 포착한 데이터에 대한 초기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입니다.

도나 린제이 OS 환경 및 지속가능성 부문 전략시장 책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위성을 통한) 지구 관측 정보는 매우 강력하다”며 “이들 정보가 반영된 지도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틀라이트뷰는 현재까지 3,050만 파운드(약 505억원)를 투자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중 100만 파운드(약 16억원)은 영국 우주국의 국가 우주혁신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입니다.

앞서 새틀라이트뷰는 지난 5월 시리즈 A 2차 투자에 1,270만 파운드(약 210억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또 회사 측의 초기 위성데이터 접근 프로그램(EAP)에는 ‘일본 스페이스 이미징 코퍼레이션(JSI)’과 프랑스 에너지 기업 케이로스(Kayrros) 등 66개 기업이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은 새틀라이트뷰의 항공센서를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핫샛-1 위성으로 수집된 열이미지 사용에서 할인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1억 2,800만 파운드(약 2,122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새틀라이트뷰가 위성 발사를 앞두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사용한 시범 비행에서 얻은 도시의 열데이터 모습 ©SatVu

새틀라이트뷰 CEO “기후적응·기후테크 위해선 적외선 센서 개발 ↑” 📀

한편, 베이커 CEO는 기후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선 열화상 등 적외선 센서를 더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적응을 위해선 이전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베이커 CEO는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Spa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열화상 센서는) 지구 관측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그런데 열화상 적외선 영역을 개발한 이는 많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새틀라이트뷰와 마찬가지로 위성데이터를 제공하는 독일 기후테크 스타트업 콘스텔러(Constellr)의 공동설립자 겸 CEO인 막스 굴데는 “열화상 기술에 대한 (사회의) 압박이 거세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업은 2024년 초 위성을 발사해 유럽 내 수천여개 기관에 열화상 이미지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최근 이상기후 증가와 함께 기후테크 산업으로 재원이 몰림에 따라 열화상 기술 연구개발(R&D)이 이전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고 두 CEO는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출시 비용도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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