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석유화학 생산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여파로 1차 플라스틱*의 가격이 재활용 플라스틱보다 더 저렴해졌습니다.
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S&P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에틸렌 생산량은 2019년 대비 약 4,200만 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기간 수요는 1,400만 톤 증가에 그쳤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에틸렌 생산량 증가를 견인했단 분석입니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플라스틱 생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입니다.
월트 하트 S&P 수석화학연구원은 “과잉생산과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에틸렌 소비율이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1차 플라스틱(Primary plastic): 화석연료를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으로, 버진 플라스틱(Virgin plastic)으로도 불린다. 반대로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2차 플라스틱 또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부른다.
“원료 수급 경쟁 속 재활용 플라스틱 가격 ↑”…1차 플라스틱 공급과잉 🤔
지역별로는 상황이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공급량 급증으로 인해 플라스틱 현물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예컨대 비닐봉지 등에 사용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2021년 톤당 1,674달러에서 2023년 943달러(약 125만원)로 기존 대비 약 44% 급락했습니다.
재활용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2024년 초 톤당 2,954달러에서 1,631달러(약 217만원)로 기존 대비 약 45% 떨어졌습니다.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이 더 비싼 상황입니다. 2019년 이전만 해도 재활용 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보다 더 저렴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가격이 더 비싸진 이유 중에는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과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앞다퉈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영향도 있습니다.
여기에 원료 수급 문제도 있습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커지면서 깨끗하고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유럽은 석유화학 산업 부문이 침체되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로의 수출 감소가 투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제품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협회인 플라스틱유럽에 따르면, 2022년 유럽은 세계 전체 플라스틱의 약 14%를 생산했습니다. 이는 2012년 20%에서 6%P(퍼센트포인트) 줄어든 것입니다.
반면, 같은기간 중국의 세계 플라스틱 공급량 점유율은 23%에서 32%로 확대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석유 생산국은 세계 석유화학 부문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중국 석유화학 시설에 투자 중이라고 FT는 전했습니다.
“1차 플라스틱 가격 하락,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영향 줄 것”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이나 아시아의 1차 플라스틱 생산비용이 북미나 중동보다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미와 중동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플라스틱 공급원료를 확보하고 있단 것이 IEA의 설명입니다.
IEA의 석유시장 분석가인 시아린 힐리는 “(에틸렌 등) 석유화학물질 과잉생산과 이로 인한 1차 플라스틱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재활용 플라스틱 업체의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CIS의 수석분석가인 제임스 윌슨 또한 “플라스틱 원료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며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이전보다 더 힘든 환경에 직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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