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많은 사람이 중국의 베이징 또는 인도의 델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정답은 일본 도쿄입니다. 무려 3,700만 명이 살고 있죠. 다음으로 인도 델리가 2,900만 명, 중국 상하이에 2,6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은 996만 명으로 약 1,000만 명 내외. 앞서 말한 3개 도시에 서울 인구의 약 3배 이상이 몰려 있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씩 성장 중인 도시들은 늘어나는 인구로 대기오염, 교통난, 미세먼지, 도심 열섬 현상 등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도심지 온도 상승은 더는 생소한 이야기가 아닌데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도심지내 녹지가 떠오르고 있단 사실!

그러나 도시의 한정된 공간으로 도시 내 녹지 공간 확보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도시 인프라도 빠르게 건설됐는데요. 최근 도시의 무한한 성장으로 인해 도시기능이 급속히 한계점에 도달하였고, 인프라의 노후화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노후화된 도시 인프라로 늘어난 유지관리 비용으로 점점 도시 정책자와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 버려진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탈바꿈한 뉴욕 하이 라인 공원 Simon Bak <a href=httpsunsplashcomphotosTr05QjOiVVw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SPLASH<a>

1990년 이후 유럽에서는 도시산업 유산 재생 프로젝트 사업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과거 지어진 항만, 공장, 발전 시설, 산업 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은 산업 구조 변화로 시설 노후화와 가동 중지로 인해 비어있는 공간, 즉 유휴 공간이 된 지 오래였죠. 이런 공간들은 문화 및 상업, 공원 등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 있기 때문에 점차 녹색 공간으로 전환됐습니다.

이렇듯 기존 낡은 인프라를 활용한 도시 디자인은 순환경제 측면에서 많은 건축가와 도시 정책가들에게 디자인적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시 폐기물 및 오염 최소화, 지속가능한 자원 활용, 재생시스템의 가동 등 순환경제의 친환경 형태 디자인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해외에는 매우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데요. 독일 루르 지방의 공장을 공원화한 뒤스부르크 노드 파크, 수도 베를린에 버려진 공항을 공원화한 템펠호프 공원,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탈바꿈한 미국 뉴욕 하이 라인 공원. 이밖에도 영국 런던 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미술관으로 활용 중인 데이트 모던, 호주 시드니 울티모 발전소를 전차 박물관으로 바꾼 파워하우스 뮤지엄 등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며 충분히 많은 녹지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는데요. 새로운 녹지를 확보하지 못한 도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낡은 인프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선유도공원, 하늘공원, 서울로 등이 있죠.

 

정수장에서 시민 쉼터로, 선유도 공원

우리나라의 대표 도시인 서울을 흐르는 한강! 커다란 한강 중심부에 자리한 작은 섬 선유도는 외딴 섬이었으나 일제 시대에는 골재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지역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됐습니다.

물론 지금은 친환경 생태 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선유도 공원 설계는 “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있는 것은 빈채로”란 전략이 도입됐는데요. 공원 곳곳에는 정수장 시절의 낡은 벽과 녹슨 구조물 등 예전의 흔적들이 여전히 발자취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의 아름다움, 조형미가 추가돼 기존 공원에서 찾기 힘든 아름다운 미(美)가 흐르고 있죠.

© 드론으로 바라본 선유도 공원 <a href=httpkorean1visitkoreaorkrkornphotogalleryphotoktofunc name=photo viewnewphotoDTOphoto code=1510027201405003k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한국관광공사<a>

 

하늘과 가까운 공원 : 하늘공원

혹시 난지도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도는 1978년부터 서울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됐습니다. 그 당시 서울은 급격한 경제 성장과 인구 집중으로 늘어나는 생활 쓰레기와 산업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 난지도에 생활폐기물을 매립했는데요. 각지에서 몰려든 쓰레기로 어느새 저습지 난지도는 쓰레기 산으로 바뀌었고, 서울에서도 가장 척박한 죽음의 땅으로 바뀌었죠.

이에 1993년 쓰레기 매립이 종료된 난지도는 ‘난지도 복원 프로젝트’에 따라 쌓인 쓰레기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환경을 복원하는 형태로 전환했는데요.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고, 매립지 상부에 흙을 덮어 초지를 조성하는 복토화 작업 등을 통해 친환경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서울에서 만나요? 서울로 7017!

서울역 고가 도로는 지상 철도로 인해 나누어진 동서를 연결하고자 건설됐는데요. 1970년 준공된 산업 근대화의 상징물로, 서울에 올라온 사람들에게 서울역 다음으로 대면하게 되는 첫 얼굴이자 대표적인 구조물로 오랫동안 인식됐습니다.

그러나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6년 12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문제로 사용이 중지됐는데요. 이후 서울특별시 재활용 사업을 통해 2017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재탄생한 서울로 7017은 도심지 간의 근접성과 공원의 연속성으로 기능적 측면과 접근성에서 시민들의 접근을 유용하고 연속적 경험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교차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등 다양성을 유발시켜 새로운 네트워크 장소로 자리매김했죠.

© 드론으로 바라본 서울로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버려진 철길 산책길로 거듭나? 뉴욕 맨해튼 하이 라인 공원!

‘하이 라인(High Line)’은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 갠스부루트 거리에서 34번가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약 2.3km에 이르는 고가 철로 공원입니다. 시 당국은 1999년부터 고가 철로를 3구역으로 나누어 단계별 조성을 했는데요. 2006년 6월 첫 번째 구역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9년에 남은 구역도 순차적으로 개장했습니다.

하이 라인은 지속가능성이란 콘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이 공원은 장소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고가 철로란 기존 구조물은 그대로 보존했고, 그 위에 공원이란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죠. 여기에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등 시민들에게 예술 문화를 공유하고 있단 소식! 덕분에 하이 라인은 뉴요커들에게 사랑 받는 휴식처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고.

© High Line <a href=httpswwwthehighlineorg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홈페이지 갈무리<a>

 

‘모두를 위한 장소’로 거듭난 템펠호프 공항

독일 베를린 서부 도심에 위치한 ‘템펠호프 공항(Flughafen Berlin-Tempelhof)’. 1923년 운영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3대 공항 중 하나였죠. 하지만 도시 인구 증가, 소음 문제, 짧은 활주로 인한 확장의 어려움 등으로 2008년 결국 폐쇄됐습니다.

템펠호프 공항 부지는 약 355만m2.뉴욕 센트럴 파크 약 340만m2보다 큰 면적으로 당시 시 당국은 공항 폐쇄 후 부지 내 수천 호의 아파트와 공공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죠. 그렇지만 시민 대다수는 공항을 ‘특별한 유산’으로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공항 활주로는 도시 내 광활한 열린 공간으로 시민들의 공유 공간으로 남겨졌고, 관제탑 등 공항 건물들도 과거 이야기를 담은 역사적인 장소로 남게 됐습니다.

© Tempelhof <a href=httpswwwthf berlindeen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홈페이지 갈무리<a>

 

기존 낡은 도시 인프라의 녹색벨트화 🌲

이처럼 우리 도시 내 비어있는 낡은 인프라를 새롭게 전환하여 쇠퇴한 도시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화됐다고 버려지거나 부수는 것이 아닌 재활용을 통해 도시 내 새로운 녹색 공간과 시민 공유 공간으로 재탄생이 가능하죠. 앞서 언급한 국내외 도시 재생 프로젝트들은 구도심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인구 유입을 통해 경제·문화적으로 도시에 활력을 불어주는 원천이 됐습니다.

생산된 것을 소비하고 폐기된 것들의 새로운 쓰임을 찾아내는 것은 순환경제의 기본 개념입니다. 낡았다고 사용하지 못한다고 버려진 공간에 무분별하게 높은 건물을 올리는 것보다 그 공간의 역사와 이야기를 보존하고 도시가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언제나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고 성장하는 도시에서 발전적인 형태의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길이 열릴 수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 greenium note

  • 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있는 것은 빈 채로!
  • 도시 산업 유산의 재생 프로젝트 유행 중!
  • 낡은 도시 인프라의 녹색벨트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