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에 참여한 삼성전자가 올해 사용전력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20일 ‘탄소중립·녹색성장 국제콘퍼런스’의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동행’ 세션에 참석한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매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부사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납품할 반도체를) 가급적 재생에너지로 만들어달란 요구가 최근 몇 년간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니다. 송 부사장은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달 발표한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언급하며 “내부적으로 3년간 환경경영전략과 탄소중립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토로했는데요.

송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등에서 직접배출량 부문을 줄일 수 있겠단 결론이 나왔다”며 “스코프 3(Scope 3)도 나름 확립했고, (고객사 요구 등으로 인해) RE100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선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삼성이 지난 9월 발표한 신환경경영전략은 2009년 녹색경영비전에 이어 13년만에 나온 친환경 전략입니다. 이번 전략은 2025년 전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0) 등 단기 과제와 함께 2050년 탄소중립과 RE100 달성 등 중장기적인 과제까지 아우른단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이날 세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리했습니다.

 

▲ 삼성전자는 9월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RE100 선언한 삼성전자, “재생에너지 비중 연말까지 30%로 확대” ☀️

송 부사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9년 15.2%로 3,220Gwh(기가와트시)였습니다. 이 비중은 2020년 17.6%(4,030Gwh), 2021년 20.5%(5,278Gwh)로 늘었는데요.

송 부사장은 “올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며 “이중 22%는 해외, 8% 정도는 국내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주로 녹색프리미엄(녹색요금제) 제도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했다고 송 부사장은 설명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녹색프리미엄. 기업이 기존에 내던 전기 요금에 녹색 프리미엄 명목의 추가 요금을 내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해 준다는 제도입니다.

산자부에 따르면, 녹색프리미엄은 국제 RE100 운영당국(CDP)과의 협의를 거쳐 도입한 제도인데요. RE100 이행수단으로 공식 인정받고 있을뿐더러,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녹색프리미엄을 통한 RE100 이행 비율이 약 24%(2021년 기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녹색프리미엄 구매 비중은 1,959Gwh. 전년도 490Gwh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것인데요.

다만, 송 부사장은 “재생에너지 조달 다양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 녹색프리미엄으로만 가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전기 생산자와 소비자 간 전력 직거래) 등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이어 “이 부분은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다”며 환경부 및 산자부 등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동행 세션에서 패널 발표를 하고 있다 ©탄녹위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 “원전 비중 확대, RE100 참여 기업 입장에서 고민 많아” ⚡

한편, 산자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해 송 부사장은 RE100 참여 기업으로서 어려울 수 있단 입장도 밝혔습니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발전 총량 601 TWh(테라와트아워) 중 재생에너지와 수력발전을 합친 발전량은 45TWh. 송 부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21.5TWh인데요.

송 부사장은 “(10월 20일 기준) RE100을 선언한 국내 기업은 25개”라며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삼성전자가 40%를 점유하고, 24개 회사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제10차 전력기본수급계획에서) 원전 32.8% 상향 재생에너지 21.5%로 하향한 것이 RE100 달성에 어려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냐”란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에 송 부사장은 “원자력이 늘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RE100 참여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송 부사장은 “RE100을 선언한 25개 기업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는 로드맵을 수행할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동행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탄녹위 유튜브 캡처

에너지경제연구원, “탄소중립 달성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 활용해야 해” 🗺️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동행’ 주제 발표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병행 확대가 필요하다”며 “에너지 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환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연구원은 “에너지 소비의 전력화로 전력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효율 향상과 소비 절감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종 에너지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데 20% 후반에서 2050년 40% 후반까지 증가합니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포집·활용 저장(CCUS) 기술과 그린수소 생산에 따른 전력수요는 반영되지 않았는데요. 임 연구원은 이 점을 언급하며 “실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임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등 그 경로에 있어 특정 에너지원을 배제하거나, 특정 에너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피력했는데요.

탄소중립 시대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산업 경쟁력 강화 ▲주민 수용성 확대 ▲법·제도 등 규제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임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시설 확대를 위해선 전력계통 설비에 대한 선제적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고 임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임 연구원은 “탄소중립 시대, 원전은 불가피한 선택지”란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으로 인한 전력시스템 불안정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원전으로 꼽은 것인데요. 그는 에너지 수출 산업으로서 원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임 연구원은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확보”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 수립 같은 전제조건을 우선돼야 함을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