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최대 화두는 ‘기후대응’ ‘에너지안보’였습니다.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안보 문제는 전례없는 연료비 상승을 유발했습니다.

이에 유럽연합(EU)에서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 패키지 리파워EU(REPower EU)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8월 기후대응 및 에너지안보를 위해 3,690억 달러(약 481조원)를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기후대응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증액하고, 정부 차원에서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을 장려 중입니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상황을 본다면, 기후테크(Climate tech) 시장은 비교적 호황을 누렸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올해에도 기후테크 시장은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요?

 

▲ 미국·중국·유럽·인도·RoW(기타 국가)별 지난 12년간(2010~2022년) 기후테크 투자 총액 그래프. ©HolonIQ 제공, greenium 편집

2023년 1월,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수 83개…“총 기업가치 1800억 달러” 💰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기후테크 분야가 2023년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홀론아이큐(HolonIQ)는 기후테크 벤처캐피털(VC)의 지난해 투자액수가 전년대비 8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기관은 2022년 전 세계 VC가 기후테크 산업에 701억 달러(약 90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기후테크 산업 투자금은 올해 말까지 1,000억 달러(약 1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홀론아이큐는 2023년 1월 기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수가 총 83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83개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의 전체 기업가치는 1,800억 달러(약 229조원) 이상. 지난해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평균 2주 간격으로 등장했다고 기관은 설명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은 올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249억 달러(31조 4,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이는 직전해인 2021년 319억 달러(40조 2,900억원)를 투자받은 것과 비교해 줄어든 것입니다.

한편, 피치북은 5년 후 기후테크 시장이 1조 4,000억 달러(약 1,78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여러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감축(Mitigation)하거나 적응(Adaptation)을 도울 수 있는 기술 모두 기후테크로 분류된다. 배출량 관리를 도와줄 모니터링·소프트웨어도 기후테크에 포함된다. 그래픽은 홀론아이큐가 분류한 기후테크 분류체계. ©HolonIQ 제공, greenium 편집

기후테크 투자 분야 다각화…“탄소시장·순환경제 등 투자 두드러져” 📈

기후테크는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미국 내 VC의 기후테크 투자는 2021년까지는 대부분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산업 등 운송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 몰렸습니다. 2022년에는 해당 분야의 투자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반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분야에 대한 투자가 8배 이상 늘었습니다.

즉, 기후테크 투자 분야가 다각화된 것인데요. 미국 기후테크 전문 VC인 CTVC도 최근 2년간 기후테크 투자가 산업별로 다양해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CTVC는 “기후테크에 호기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CTVC는 탄소배출량 모니터링,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 탄소시장 분야의 성장 속도가 두드러진다고 밝혔습니다.

 

▲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VC는 기후테크 산업에 701억 달러(약 9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투자 건수는 총 3,325건에 달한다. ©HolonIQ 제공, greenium 편집

홀론아이큐도 탄소시장 분야의 성장세에 주목했습니다. 직접공기포집(DAC), 탄소제거, 탄소회계 등이 호황을 누린다고 기관은 밝혔는데요. 산림 보존·복원, 해양·수자원 솔루션 등을 다루는 자연기반해법(NBS) 분야에 대한 VC의 투자도 가속화되는 중이라고 홀론아이큐는 덧붙였습니다.

기후테크 중 하나인 순환경제 분야의 투자도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VC의 순환경제 분야 투자액 중 상당수가 지속가능한 소재(41%)에 몰렸는데요. 이어 재활용(27%), 고형폐기물(12%) 순환, 폐수 관리 및 순환(11%), 섬유폐기물 순환(9%) 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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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um

2023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트렌드 6가지는? 🤔

광범위한 기후테크 중 올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해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 Crunch)는 2023년에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트렌드 6개를 발표했습니다.

 

1️⃣ 재생에너지 관리보급 소프트웨어

유럽 국가 상당수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자국 내 재생에너지 용량을 대폭 구축 중입니다. 그 결과,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설비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ESS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설비입니다. 낮 시간(태양광)이나 바람이 많이 불 때(풍력) 생산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해 두고 추후 꺼내 쓰는 방식인데요.

ESS 사용 등 재생에너지 설비가 확대됨에 따라 이를 관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이에 2023년에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재생에너지 및 ESS 관련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테크크런치는 예상했습니다.

 

2️⃣ 직접공기포집(DAC)

지난해 8월 미국에서 IRA가 통과됐습니다. IRA는 산업 활동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를 포집·격리할 경우 톤당 최대 180달러(약 23만원)의 세금 공제를 제공합니다.

DAC 관련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해당 세금 공제 덕에 더 많은 투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덕분에 DAC 기술의 효율성과 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헬리오겐은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연구 중이다. ©Heliogen

3️⃣ 그린수소 💚

천연가스(LNG)나 석탄을 통해 생산한 그레이수소와 비교해 재생에너지를 통해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그린수소는 생산단가가 2배가량 높습니다.

이에 DAC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IRA를 통해 그린수소 생산에 kg당 최대 3달러의 세금 공제를 제공합니다. EU, 일본 등 주요국 상당수도 그린수소 같은 청정수소 생산을 위해 R&D 예산 증액, 보조금 지급 등과 같은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이 때문에 2023년에는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설비인 전해조 개발 등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수소 개발·투자 이끄는 기업들은?

 

4️⃣ 주택 리모델링 관련 소프트웨어 🏠

얼핏보면 주택 리모델링은 기후테크와 연관이 없어 보이나 IRA는 가정 에너지효율성 향상을 위해 여러 세액 공제를 제공합니다. 창문, 문 단열재, 전기자동차 충전기, 히트펌프 등에 혜택을 제공하는데요.

테크크런치는 “(리모델링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해 고객 관리·프로젝트 관리·청구·교육 등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주목한 ‘히트펌프’

 

▲ 독일 폭스바겐이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모습. ©Lars Landman

5️⃣ 핵심광물 채굴 기술 🔋

주요국은 니켈·코발트·희토류 등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자국 생산역량 강화 및 우방국과의 공급망 구축 등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 중인데요.

IRA는 물론 EU 핵심원자재법(CRMA) 등의 영향으로 핵심광물을 찾고 추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6️⃣ 핵융합 에너지 ☢️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각), 미 에너지부(DOE) 산하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는 ‘무한 청정에너지원’으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을 이용해 순 에너지(Net energy)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핵융합 상용화는 아직 갈 길이 머나, 핵융합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단 것이 세계 최초로 입증됐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억만장자들은 이미 핵융합 발전을 선도 중인 기업에 수백억을 투자했습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2023년에는 핵융합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테크크런치는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