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두 배는 빠르게 온난화되는 지역입니다. 최근 빙하가 사라지자 북극곰이 살아남기 위해 기존 생태계의 질서를 거스르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는데요.

가령 빙하(氷河) 위에서 물범이나 바다코끼리 사냥이 어려워진 북극곰이 해안가 및 육지 사냥에 나선 상황입니다. 북극 니알슨 기지촌에 있는 폴란드 연구기지에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북극곰이 순록을 익사시킨 뒤 해안으로 끌고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12마리 북극곰이 18시간 만에 바닷새의 알 2,638개를 먹어치웠단 기록도 보고됐는데요.

이밖에도 빙하의 감소로 인해 멸종위기종인 바다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늑대와 여우 등 다양한 동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북극에서 사라지는 빙하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 2019년 건축가 파리스 라작 코타하투하하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과학자 그룹이 북극의 빙산을 되돌리는 아이디어인 ‘북극 다시얼리기(RE-FREEZE THE ARCTIC)’ 프로젝트를 선보였다_Faris Rajak Kotahatuhaha

북극에 빙하가 없어서 문제라고? 만들면 되지! 🧊

여기, 빙하가 녹아내리는 북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건축가 파리스 라작 코타하투하하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과학자 그룹이 2019년 ASA 실험설계대회(ASA Experimental Design Competition)에서 선보인 ‘북극 다시얼리기(RE-FREEZE THE ARCTIC)’ 프로젝트 이야기입니다.

과학자들은 해마다 줄어드는 빙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혀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를 접목했습니다. 열대우림 내 벌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조림을 하는 것처럼, 북극에서 얼음이 사라진다면 빙하를 다시 만들면 되지 않냐는 것. 일종의 ‘재빙하(Re-iceberg-isation)’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해빙의 변화는 기후변화의 주요한 변수이며, 해수면 상승은 아시아의 몬순기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때문에 방어적인 해결책만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빙하를 만드는 잠수함’의 아이디어가 시작됐습니다.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잠수함이 빙하를 만드는 모습 순서도_Faris Rajak Kotahatuhaha, 영상 캡처

바다 위 거대한 빙하, 어떻게 만들 수 있단 걸까? 🤔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빙하가 생성되기 위해선 1년이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코타하투하하를 비롯한 과학자 그룹은 빙하를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해, 너비 5미터 두께 25미터의 육각형 빙하를 만들 수 있는 잠수함을 설계했습니다.

잠수함 가운데에는 빙하를 만들 수 있는 육각형의 탱크가 있는데요. 빙하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잠수함이 해수면 아래로 잠수해 탱크에 바닷물을 채웁니다. 그 다음 탱크에서는 역삼투 과정을 통해 바닷물의 소금이 걸러지는데요. 이때 바닷물이 햇빛에 데워지지 않도록 덮개를 덮으면 끝입니다.

이후 탱크 내 터빈이 돌아가며 물을 얼리는데요. 코타하투하하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면 물의 어는점이 높아지며 자연적으로 물이 얼게 된다면서, 한 달 가량이면 빙하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 코타하투하하가 설계한 잠수함이 빙하를 만드는 법_Faris RajakKotahatuhaha

잠수함은 이 과정을 반복해 빙하를 만들게 됩니다. 코타하투하하는 빙하를 육각형 모양으로 설계한 이유에 대해 빙하들이 바다에 표류하면서 자연스럽게 결합돼 더 큰 빙하로 합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더불어 과학자들은 잠수함이 빙하생성기 역할과 함께 수중 관광, 연구, 생활지구 및 생태관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새하얀 빙하는 해수면보다 햇빛을 더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에 기온 상승을 완화시킬 수 있다_Faris RajakKotahatuhaha

빙하가 회복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코타하투하하는 빙하를 재건함으로써 북극 생태계에 풍부한 서식지와 사냥터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바닷물을 얼려 빙하를 만들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다만, 영국 리즈대학의 지구관측과 교수인 앤드루 셰퍼드는 “흥미로운 엔지니어링 솔루션”이나, 해수면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닷물이 얼어 빙하로 변한다해도 바다 위에 떠있다면 바다의 질량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셰퍼드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빙하가 증가함으로써 햇빛을 더 많이 반사시키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빙하는 자외선의 90%를 반사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셰퍼드 교수는 “충분한 얼음이 만들어지면 궁극적으로 지구의 온도를 변경할 수 있다”면서 해수면 상승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40년간 녹아내린 극지방을 같은 속도로 복구하려면 약 1,000만 대의 잠수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 2019년 ASA 실험설계대회(왼)에서 파리스 라작 코타하투하하(오른쪽 사진 가운데)는 북극 다시얼리기(RE-FREEZE THE ARCTIC) 프로젝트로 2위를 차지했다_Faris RajakKotahatuhaha, Facebook

창의적 아이디어, 제한 없는 사고에서 나올 수 있어! 💡

북극 다시얼리기(RE-FREEZE THE ARCTIC) 프로젝트는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2019년 ASA 실험설계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발상을 칭찬하면서도 프로젝트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국립빙설자료센터 소장인 마크 제레즈는 해빙을 재건하는 것은 ‘반창고’에 불과하다며 탄소배출량을 줄이는게 우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 또한 공통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재생에너지로 잠수함을 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이에 대해 코타하투하하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유토피아적 프로젝트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는 “제한이 너무 많으면 혁신이 없을 것”이라며 “혁신은 사고방식을 여는 첫 번째 단계”라고 밝혔는데요. 코타하투하하는 그 다음으로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술과 연구가 심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언젠가 이 제안이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도 다른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그는 대중들은 이를 통해 “디자인적 사고의 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