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왕립재단이 지원하는 국제환경상, ‘어스샷 상(Earthshot Prize)’ 위원회가 희망찬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상은 윌리엄 왕세자가 기후변화 솔루션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에 출범한 상인데요.

지난 6일(현지시각) 공개된 영상에는 2021년 제1회 어스샷 수상자들이 올 한해 동안 어떤 진전을 거두었는지가 소개됐습니다.

먼저 산호 복원 전문 스타트업 코랄 비타(Coral Vita)는 상업용 산호 농장 건설을 위한 기금 마련에 성공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수소로 변환하는 음이온교환막(AEM) 전기분해장치를 개발한 에납터(Enapter)와 식품폐기물 허브를 세운 이탈리아 밀라노시는 각각 새로운 공장과 허브를 구축했습니다.

아울러 농업부산물을 연료·비료로 전환하는 타카차르(Takachar)가 새로운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생태계 복원에 보상금을 지불하는 혁신적인 정책을 세운 중남미 코스타리카는 해안 보호구역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상자들 모두 기후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위원회는 밝혔는데요. 출범 3년 만에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환경계의 노벨상’, ‘환경계의 오스카상’으로 떠오른 어스샷 상, 그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 지난 12월 2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2022 어스샷 상’ 시상식이 열렸다. ©Earthshot Prize, 유튜브

윌리엄 왕세자, 기후위기에 ‘낙관적 희망’ 위해 환경상 만들어 🇬🇧

어스샷 상은 2020년 10월,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가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왕립재단과 함께 마련한 국제적 상입니다.

어스샷 상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매해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상자 다섯을 선정해 각각 100만 파운드, 총 500만 파운드(약 80억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윌리엄 왕세자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0년 안에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밝힌 문샷 프로젝트(Moonshot project)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유래처럼 혁신적인 솔루션을 발견해 향후 10년 안에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데요.

지난 2일(현지시각) 열린 ‘2022 어스샷 상’ 시상식도 문샷 프로젝트 60주년을 맞아 케네디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됐습니다.

위원회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어스샷 상에 1,000개 이상의 신청서가 제출됐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총 10개국 15개의 결선 진출자가 선정됐고, 그 중 5개 부문별 수상자가 결정됐는데요. 올해에는 어떤 곳들이 수상자로 선정됐을까요?

 

▲ 2022년 어스샷 상 수상자. 왼쪽부터 카이티의 카우식 카파간툴루 CEO, 무쿠루 클린 스토브의 샬롯 마가이 CEO, QIWRN의 라리사 헤일 상무이사, 낫플라의 피에르 파슬리 CEO, 44.01의 탈랄 하산 CEO. ©Earthshot Prize, 홈페이지 갈무리

2022 어스샷 상, 기후·대기 부문 CCS 및 스토브 기업 차지해 🏆

어스샷 상은 크게 ▲자연보호·복원(Protect and Restore Nature) ▲대기 개선(Clean our Air) ▲해양 복원(Revive our Oceans) ▲쓰레기 없는 세상 건설(Build a Waste-free World) ▲기후 해결(Fix our Climate) 등 5개 부문에서 수상이 진행됩니다.

수상 대상에는 개인, 기업과 함께 도시와 국가도 포함된단 점이 특징입니다.

올해 기후 해결 부문에 선정된 곳은 44.01이란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데요. 중동 오만에 소재해 있고, 오만에 풍부한 감람암(Peridotite)을 활용해 CO2를 저장합니다.

회사 사명(社名)은 CO2의 분자량인 44.01에서 따온 것인데요. 이 스타트업은 2024년까지 CO2 10억 톤을 광물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44.01나 협력사가 직접 포집한 CO2를 물에 녹여 탄산수 형태로 지하에 주입하는데요. CO2가 감람암과 반응해 새로운 광물로 변성돼 영구 저장됩니다.

44.01은 자사의 기술이 매우 비용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일단 광물화가 진행되면 CO2가 영구적으로 제거되기 때문에 별도의 모니터링이나 보험이 필요없기 때문인데요. 특허 기술 덕에 광물화 속도가 12개월 이내에 이뤄진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44.01은 미션제로테크놀로지스(MZT)와 협업한 ‘프로젝트 하자르(Project Hajar)’X프라이즈 카본 리무버 대회에서 마일스톤상을 받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았는데요. 세계 최대 직접공기포집(DAC) 기업 클라임웍스(Climeworks)도 44.01의 대표적인 파트너로 등록돼 있습니다.

 

▲ 광물화를 통한 CCS 기업 44.01(왼)과 청정연료 스토브를 개발·생산·배포하는 케냐 사회적기업 무쿠루(오)는 올해 어스샷 상을 수상했다. ©greenium

한편, 대기 개선 분야에서는 아프리카 7억 명의 저소득가정을 위해 청정연료 스토브를 개발한 케냐의 사회적 기업 ‘무쿠루 클린 스토브(Mukuru clean stoves)’(이하 무쿠루)가 선정됐습니다.

무쿠루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최대 빈민가 중 하나입니다.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샬롯 마가이 또한 무쿠루에서 자랐는데요. 이 지역은 보통 숯을 사용해 조리합니다. 조리 과정에서 나온 그을음과 유해물질 등으로 인해 지역사회 내 호흡기 질환 문제가 심각할뿐더러, 화상 위험에 자주 노출된단 것을 마가이 CEO는 몸소 배웠는데요.

이를 계기로 그는 저소득가정이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요리할 수 있는 요리용 스토브를 생산해 배포하는 일에 뛰어듭니다.

이에 마가이 CEO는 기존 스토브보다 연료를 30~60%가량 덜 사용하는 ‘무쿠루 스토브’를 개발합니다. 이 스토브는 숯·나무·사탕수수를 가공한 바이오매스를 사용합니다. 덕분에 불완전연소가 줄어들어 오염배출이 최대 90%까지 감소됩니다. 이는 곧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낮아진단 것인데요. 또 현지 폐금속을 재활용한 덕에 생산비용을 10달러(약 1만 3,000원)까지 낮췄습니다.

무쿠루는 2017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케냐 서부 전역에 20만 개 이상의 스토브를 판매했습니다. 마가이 CEO는 현재 두 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향후 3년 안에 100만, 10년 안에 1,000만 가구에 스토브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마가이 CEO는 밝혔습니다.

 

▲ 왼쪽부터 카이티의 상자속온실, QIWRN의 여성 원주민 레인저, 낫플라가 개발한 식용 캡슐 오호. ©greenium

자연 및 해양 복원·쓰레기 없는 세상 부문 어스샷 상 수상자는? 👀

한편, ▲자연보호·복원 부문에는 인도 애그리테크 기업 카이티(Kheyti) ▲해양 복원 부문에는 전통적 산호초 보호 방법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호주 대보초 원주민 여성 레인저 네트워크(QIWRN)쓰레기 없는 세상 부문에는 해조류로 식용포장재를 만든 영국 스타트업 낫플라(Notpla)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 카이티 🌱: 이 기업은 소규모 농가의 생산성은 높이되 물과 살충제 사용량을 줄인 저렴한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상자속온실(Greenhouse-in-a-Box)’이란 이름의 모듈형 온실인데요. 일반적인 천막처럼 보이는 이 온실은 모듈형으로 설계돼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이 온실만으로도 물소비량을 90% 줄이되 수확량은 7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카이티는 강조합니다.
  • QIWRN 🌊: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대보초(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주변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 원주민 수비대(Ranger)가 모인 네트워크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대보초 일대를 장기간 모니터링했는데요. 위원회는 원주민의 전통 지식에 드론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60명 이상의 현지인을 교육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 낫플라 🍵: 플라스틱 포장재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 플라스틱을 개발한 영국 스타트업입니다. 2019년 런던마라톤에서 해조류를 사용해 식용도 가능하고 10일 안에 퇴비화되는 ‘식용 캡슐 ‘오호(Ooho)’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올해에는 유럽 배달 기업 저스트잇(Just Eat)과 협업해 100만 개가 넘는 배달용 포장용기를 출시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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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윌리엄 왕세자는 제2회 어스샷 상 시상식 연설에서 문샷프로젝트가 60년에 걸쳐 희망을 제공했듯 어스샷 상도 우리의 미래를 바꾸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Kensington Royal, 트위터

2030년까지 이어질 ‘어스샷 유산’…또 어떤 솔루션 선보일지 궁금해! 🔍

윌리엄 왕세자는 올해 어스샷 상 시상식 연설에서 “문샷 프로젝트 발표가 이후 60년에 걸쳐 지역사회와 지구 경제를 부양하고 희망을 제공했듯” 어스샷 상도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수상자 외에도 앞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할 모두에게 ‘어스샷 유산(Legacy)’이 전달돼 우리 사회와 지구가 번창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실제로 어스샷 상 선정기준에는 ▲실현가능성 ▲확장가능성 ▲영향력 등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하는지(Inspiring)’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어스샷 상의 목적이 혁신가를 지원하고 솔루션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문화를 형성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긴급한 낙관주의와 행동을 촉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수상자를 포함해 결선에 진출한 15인 모두가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받는다고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해당 지원은 시민단체(NGO)와 자선재단, 민간기업 등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인 어스샷상글로벌연합(Earthshot Prize Global Alliance)이 맡게 됩니다.

결선 진출자들은 이 네트워크에서 생산·유통·공급망·법률자문·투자유치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베이조스 지구 기금(Bezos Earth Fund), 마스터카드 포용적 성장센터(Mastercard Center for Inclusive Growth), 블룸버그재단 등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