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남극에 서식하는 식물이 곰팡이에 감염돼 병든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지난 23일 극지연구소 이정은 박사 연구팀은 “2020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남극 현화식물*인 ‘남극개미자리’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점차 하얗게 말라 죽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변화로 남극이 따듯해짐에 따라 남극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 주요 사업인 ‘온난화로 인한 극지 서식환경 변화와 생물적응진화연구’의 일환으로, 해양수산부로부터 지원받아 진행됐습니다.

*현화식물: 생식 기관인 꽃이 있고 열매를 맺으며 씨로 번식하는 고등식물. 전체 식물의 약 80%가 이에 속하지만, 남극에 서식하는 현화식물은 남극개미자리와 남극좀새풀 2종뿐이다.

 

▲ 병원균에 감염된 남극개미자리(왼)와 건강한 남극개미자리(오)의 모습. ©해양수산부

2020년 남극 온도 20℃ 넘어…“기후변화가 병원균 활성화 시켜” 🌡️

남극에서 꽃을 피는 식물인 남극개미자리. 당초 이 식물에 핀 곰팡이는 식물과 공존하는 내성균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해당 곰팡이가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랜트 디지즈(Plant Disease)’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극지 곰팡이의 최적 생장온도가 15~20℃인 것을 고려했을 때, 기후변화가 생장을 촉진해 병원균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서남극은 지난 50년간(1959~2009년) 연평균 기온이 3℃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남극 생태계에서도 주요한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 남극에선 20.75℃라는 전례 없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 남극에 분포하는 현화식물인 남극좀새풀 개체 수가 기후변화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남극에선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땅에 식물들이 빠르게 생장하는 것.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도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향후 남극의 곰팡이가 병원균으로 활성화되는데 기후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추가로 분석할 계획입니다.

한편, 연구팀은 곰팡이의 유전체 정보가 식물병해균의 진단·예방·식물분해능력을 활용한 산업효소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실용화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후속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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