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최종 도출한 ‘글래스고 기후 합의안(Glasgow Climate Pact)’에는 기후 적응 재원 마련,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각국의 행동을 촉구했는데요. 이밖에도 COP26에서는 세계 산림 보호, 메탄배출량 감축 등 의미있는 협약과 선언들이 도출됐죠. 그렇다면 이게 끝일까요?

의장국인 영국 정부는 3일부터 일일 주제를 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COP26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크게 ▲금융 ▲에너지 ▲청소년 및 공공 역량 강화 ▲자연 ▲적응 및 손실 ▲젠더 ▲운송 ▲도시, 지역 및 건축 환경 순이었는데요. 각각의 날에 나온 이야기들을 그리니엄이 두 편으로 나눠 준비해봤습니다.

 

👉 1편. COP26 1주차 단어 ‘금융·에너지·청소년·자연’
👉 2편. COP26 2주차 단어 ‘적응·젠더·운송·도시’

 

🗓️ COP26이 주목한 2주차 ‘단어’

  • 11월 8일, 기후 적응 및 손실과 피해
  • 11월 9일, 젠더의 날
  • 11월 10일, 운송의 날
  • 11월 11일, 도시, 지역 및 건축 환경의 날
    * 11월 12일은 폐막식이었던 것.

 

© 손실 및 손해 기금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시위 모습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77383434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 11월 8일, 기후 적응 및 손실과 피해(Adaptation, Loss and Damage)

8일(현지시각) 알로크 샤르마 COP26 의장은 기존연설에서 “(오늘날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느냐, 아니면 손실 또는 피해를 입을 것이냐를 가름하는 선택의 시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날 기후 적응을 위한 기금안들이 연이어 발표됐습니다. 적응기금(Adaptation Fund)에는 3억 5,600백만 달러가 투입되기로 했는데요. 이는 1년전 기금 액수가 1억 1,600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3배를 뛰어넘는 것으로, 적응기금 운영 중 최고 액수라고 합니다. 영국에서만 약 2,000만 달러, 독일과 미국도 각각 5,000만 달러 이상을 적응기금에 기부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또한, 영국 외교부는 인도·태평양 내 취약국들의 기후 회복력을 위한 ‘회복력 있는 아시아를 위한 기후행동(CARA)’ 프로그램을 발족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기후 복원력 향상 및 저탄소 성장 등을 돕고자 약 2억 7,400만 파운드(한화 약 4,374억 원)를 새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관련 자금은 향후 7년 동안 인도·태평양 지역의 ▲기후금융 조성 ▲물 안보 강화 ▲생물다양성 보존 ▲기후 적응 지원 등에 쓰이는데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만 1,4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COP26에서 연설 중인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65511404inalbum 72157720118148558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COP26에서는 기후 문제로 인한 ‘손실 및 피해(Loss and Damage)’ 관련 사안도 언급됐는데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기후 문제로 인한 대규모 재해에는 국경이 없단 점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사회와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을 끼치고 있어, 이를 최소화하고자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원조’의 중요성이 확인됐는데요.

이를 위해 2019년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서 설립된 ‘산티아고 네트워크(Santiago Network)’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산티아고 네트워크는 기후 취약국의 손실과 피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고자 조직·기관 등 전문가들의 기술지원 촉진을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아울러 손실과 피해에 대한 기술지원을 촉진하는 재원 신설에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동의했단 소식!

COP26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은 회의에서 “도서국가의 적응과 회복력을 돕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하와이의 속담을 예로 들며 “카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일제히 노를 저어야 한다”며 기후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68475215inalbum 72157720125052264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 11월 9일, 젠더의 날(Gender Day)

9일(현지시각) COP26 회의장에는 시리아 난민 소녀를 상징하는 3.5m 크기의 인형 ‘아말(Amal)’이 사모아의 기후 운동가 브리아나 프루안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아랍어로 ‘희망’을 뜻하는 단어인 아말. 2018년 한 예술팀이 프랑스 칼레 난민 캠프를 소재로 연출한 연극에 등장한 주인공인데요. 9살 난민 소녀를 형상화한 아말은 COP26 참석을 위해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8,000km를 도는 유럽 횡단 여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삶이 위태로운 것은 난민 소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젠더의 날’을 맞아 COP26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여성 교육 지원의 중요성이 우선 강조됐습니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 아사 레그너 부총재는 “해외 기후 개발 원조의 3%만이 여성 권리와 성평등을 목표로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이어 “여성과 소녀들은 이미 기후 담론을 바꾸고 비판적인 기후 해결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를 비롯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젠더) 관련 이니셔티브나 계획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68475215inalbum 72157720125052264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이날 각국은 기후 대응을 위해 젠더적 관점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했는데요. 캐나다는 향후 5년 동안 기후 투자 중 80%가 양성평등 결과를 목표로 하도록 보장할 계획이며, 스웨덴도 기후 정책에서 양성평등을 확고히 담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교육 및 경제 활동을 증진하기 위한 기금을 내놓았는데요. 미국 정부는 ‘성평등행동기금(GEEA, Gender Equity and Equality Action Fund)’ 속 프로그램 개발에 1,400만 달러, 여성 경제 활동 증가 이니셔티브에 2,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여성 교육이 어떻게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단 건데?

 

+ 이날은 동시에 ‘과학과 혁신의 날’이었단 사실! 🧪
9일은 젠더의 날인 동시에 ‘과학과 혁신(Science and Innovation Day)의 날’이었는데요. 이날 기후 적응을 위한 이니셔티브인 ‘적응 연구 연합(ARA, Alliance Research Alliance)’이 출범했는데요. ARA는 90개 이상의 조직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각 정부와 연구기관, 지역사회 등이 협력해 기후 취약국 공동체의 복원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지구촌 47개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저탄소이며 지속가능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여기에는 전 세계 의료 부문 탄소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42개국이 포함됐는데요. 이중 12개국은 국가 보건 시스템에서의 2050 탄소중립 목표일을 설정했다고.

 

©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70126866inalbum 72157720138801662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 11월 10일, 운송의 날(Transport Day)

운송 산업은 탄소배출량이 높기로 유명한데요. 이날 자동차, 선박, 항공 등 운송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한 여러 기술과 정책을 소개했습니다. 세계 항공업계는 파리협정 이행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약속도 재확인했는데요. 항공업계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과 단계별 노력들이 개괄적으로 설명됐습니다.

도로 교통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만큼,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선 무공해차량(ZEV)로의 신속한 전환이 필수인데요. 같은날 열린 제4차 무배출차량전환 회의(ZEVTC, Zero Emisson Vehicle Transition Council)에서는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 33개국을 비롯해 포드와 지엠 등 11개 기업이 무공해차 전환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이 선언은 2035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배출 가스가 없는 승용차만 판매하고, 2040년엔 전 세계로 확대하도록 노력한단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다만, 미국·일본·독일·한국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선박의 전용 해상운송로인 ‘녹색해운코리도(Green Green Shipping Corridors)’ 설치에 19개국이 서명했는데요. 녹색해운코리도는 탄소중립 선박의 해상운송망으로, 각국은 2020년대 중반까지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가속화를 위해 세계 각지에 최소 6개 항로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2030년까지 더 많은 항로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세미나 현장 Kira Worth <a href=httpswwwflickrcomphotosunfccc51671758067inalbum 72157720142316832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FCCC<a>

🏛️ 11월 11일, 도시, 지역 및 건축 환경(Cities, Regions and Built Environment)

COP26 세션 마지막 날은 ‘도시, 지역 및 건축 환경’을 주제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요. 이날 영국 정부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도시들을 지원하기 위한 ‘도시 기후 행동 프로그램(UCAP, Urban Climate Action Programme)’을 발표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지역 내 도시들을 대상으로 약 2,750만 파운드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UCAP는 구체적으로 도시 내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 신재생에너지 전환,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기후 스마트 건물 설계, 정책 설계 등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전 지구적 탄소중립 이행을 다짐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국제 캠페인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에 세계 1,049개 도시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해당 도시 및 지자체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만 7억 2,200만 명에 이르는데요. 해당 계획을 추진한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은 뉴욕, 런던 등 정회원 도시 40개 및 협력 도시 등 총 97개 도시로 이뤄진 연합체로 알려졌습니다. 2005년 기후문제 대응을 위해 발족한 C40은 COP26에서 남미에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800억 원)를 투자해 전기버스 인프라 구축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밖에도 지구 온도 2℃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 기후변화네트워크 세계도시연맹(Under2 Coalition)’은 68개 도시 및 지자체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계획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탄소중립이 목표인 도시들은 ‘여기’에도 참여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