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세계산림총회.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1962년 제1차 총회 이후로 영향력 있는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해 5일간 이어진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는 141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죠.

총회 마지막날인 6일, 통합산림위험관리(AFFIRM) 메커니즘 등 산림복원 및 지속가능한 산림 재원 이용을 위한 ‘서울 선언문’이 채택됐는데요.

같은날 본 에디터는 코엑스 한켠에 열리던 산림총회 전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산림보호 및 산림서비스 등을 주제로 산림청 및 FAO를 포함해 약 87개 기업과 시민단체(NGO)가 참여했는데요. 그리니엄 에디터의 눈길을 끈 부스는 과연 어디였을까요?

 

© 국내 최초 드론을 이용한 산림복원 스타트업 구루이엔티에 나온 드론(왼)과 시드볼(오)의 모습_greenium

국내 최초, 드론으로 산림복원에 나선 스타트업 🌲

전시장에는 산림 및 기상 모니터링용 드론이 여럿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다름아닌 산림복원을 위해 드론을 날린 구루이엔티의 전시부스였습니다. 일전에 그리니엄은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나 덴드라 시스템과 같이 드론으로 산림 복원에 나선 해외 스타트업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는데요.

구루이엔티는 국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해 산림복원에 나선 스타트업입니다. 이곳은 지난해 3월 설립됐는데요. 최연태 구루이엔티 대표는 인터뷰에서 드론과 씨드볼 나아가 씨드볼 투하 장치까지 모두 직접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씨드볼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없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국내 상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 중이다”고 설명했는데요. 50m 상공에서 씨드볼을 투하할뿐더러,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 등을 활용해 파종 후 산림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한다고 했죠.

또 충남 태안군 산불 피해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된 바 있는데요. 파종 3주 뒤 씨드볼에서 씨앗이 발아됐고, 현재까지도 모니터링 중이라고 합니다. 구루이엔티는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씨드볼을 나눠줬는데요. 방문객 상당수가 씨드볼이란 단어 자체를 처음 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최 대표도 “해외에서는 대부분 씨드볼을 알고 있으나 국내에는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며 “국내에선 전무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좀 뿌듯하다”고 소감을 내비쳤습니다.

 

© 두나무 전시 부스에서는 메타버스 숲 회복 프로젝트 ‘세컨포레스트’를 체험할 수 있다_greenium

가상 세계 나무 심기부터 맹그로브숲 복원에 이르기까지 🌴

지난 3월 메타버스 숲 회복 프로젝트 ‘세컨포레스트’로 화제를 모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도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3월 닷새간 이어진 두나무의 캠페인에 약 2만 8,000명이 참여했는데요.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 마련된 가상의 숲 ‘세컨포레스트’에 참여자가 나무 1그루를 심으면, 산림청과 두나무가 진짜 나무 2그루를 조성하는 방식이었죠.

전시 기간 중 부스를 방문한 이들도 다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두나무 관계자는 “전시 중 약 5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며 “향후 산불이 일어난 지역에 실시간으로 산림복원을 도울 수 있도록 프로젝트 규모를 키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전시 부스 중 상당수는 해외 기업 및 NGO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그중 앙골라 국영 석유기업 소난골이 진행하는 티치바(TCHIVA) 프로젝트에 눈길이 갔습니다. 현지어로 ‘물에 젖은 땅’이란 뜻의 티치바는 맹그로브숲을 전문적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만 그루가 넘는 맹그로브 나무를 심었다”고 밝혔는데요. 맹그로브 숲의 이산화탄소(CO2) 흡수능력이 열대우림보다 최대 5배 높을뿐더러, 숲 복원을 통해 연안생태계 복원 및 어촌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단 사실을 알게 됐죠.

 

© 실시간 화재 모니터링 장비가 소개된 산림항공본부 부스_greenium

블록체인 기술 통해 산림 복원 투명성 및 정확성 높여 🌳

헬기조종 시뮬레이터, 드론체험관 등에는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 있었는데요. 산림 서비스 및 복원과 관련된 알짜배기 정보들은 정작 작은 부스들 위주로 산개해 있었습니다. 본 에디터 입장에서는 스위스에 소재를 둔 오픈 포레스트 프로토콜(OFP)이란 재단의 이야기가 알찼습니다.

OFP는 블록체인 기술로 산림을 복원하고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단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웠는데요. 정예린 커뮤니티 개발자는 “조림 사업의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5년 혹은 10년 뒤에 해당 지역이 산불로 없어지지는 않았는지 제대로 알고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단은 정보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중시하기에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정예린 개발자는 “(산림 복원은) 신뢰성이나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실제로 사업이 재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모니터링이 필수다. 그간 역사적으로 일어난 일을 봤을 때, 이런 일이 정말 필요하단 것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스위스에 소재를 둔 오픈 포레스트 프로토콜(OFP)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에 응해줬다_greenium

OFP는 오는 6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동아프리카 및 남아메리카 등에 분포한 38개 파트너들이 이미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OFP는 궁극적으로 해당 데이터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생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다만, 묘목을 심고 나무가 성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탄소배출권이 나오기까지 최소 1년이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일전에 그리니엄에서도 다룬 파차마(Pachama)의 경우 인공지능(AI)과 인공위성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림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여 탄소배출권을 만들고 있는데요. 파차마와 어떤 차이가 있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OFP 관계자는 “파차마는 이미 생성된 탄소배출권에 대해 신뢰할 만한 곳인지 모니터링하고 검사하는 곳”이라며 “(우리는) 직접 산림 데이터를 수집하고 탄소배출권을 생성한단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SK그룹의 산림 전시를 소개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_greenium

10여개 이상의 기관을 인터뷰하며 느낀 것은 산림보호 및 복원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단 사실이었습니다. 과거 사람이 직접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 현재는 블록체인·드론 등 신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단 점도 인상 깊었는데요.

다채로운 정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상당수가 체험 위주의 전시 부스에 머무르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