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녹일 듯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 더위를 잠시 잊게 해줄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절실한데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음료인 맥주에서 폐기물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맥주 1리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은 최소 4리터. 여기에 발효를 위해 들어간 보리, 귀리, 밀의 양도 만만치 않은데요. 양조 과정에서 곡물에 함유된 당분만 쏙 빼고, 발효 후 남은 찌꺼기 처리도 계속 문제가 됐죠. 또 맥주 소비 과정에서 나온 유리병, 캔, 병뚜껑 등의 재활용이 제대로 안 된 것도 문제였습니다. 이번에는 맥주의 생산부터 소비 후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순환경제 원칙이 적용되면 어떤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Dominik Dancs, UNSPLASH

자원이 순환되는 양조 과정을 찾아라 🍺

곡물에서 얻은 녹말을 물에 담근 뒤, 효모로 발효시켜 술을 만드는 과정을 ‘양조’라 말하는데요. 맥주 양조에는 기본적으로 보리, 홉, 물, 효모가 들어갑니다. 보리는 맥주 제조에 있어 알코올 생성에 꼭 필요한 주재료인데요. 보리에 들어간 당분과 아미노산류는 맥주 효모 생육에 필요한 주된 영양분이며, 탄수화물은 알코올과 향기 성분을 생성하죠.

국내외 보리의 최대 소비처는 당연히 맥주 주조 인데요. 최근 최적 온도가 20℃ 인 보리는 기후변화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것! 2018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보리 작황이 악화해 맥주 생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실렸는데요.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구 온도 변화별로 4가지 시나리오 분석에서 2100년까지 세계 보리의 생산량은 3~17% 줄어든다고. 그 결과 맥주 생산량도 급감해 일부 지역에서는 맥주 가격이 두 배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죠.

 

© Toastail, 홈페이지 갈무리

기후변화로 인해 맥주의 주재료를 다각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는데요. 몇몇 맥주 제조 사들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빵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토스트에일(Toastail)’이란 회사는 버려진 자투리 빵을 모아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요. 공장 주변의 빵집이나 샌드위치 공장, 슈퍼마켓을 돌며 빵을 모은다고 합니다. 수집된 빵들을 건조시킨 후 잘게 으깨 맥주 제조에 사용하고 있죠. 일본, 싱가포르, 미국, 벨기에 등에서도 빵 조각들을 활용해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2019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크러스트 그룹(Crust Group)’은 도심 내 폐기 빵을 수거해 5,982리터의 맥주를 제조했는데요. 이를 통해 총 344kg의 폐기 빵이 버려지는 것을 막았다고 하죠.

 

‘맥주박’ 버리지 말고, 활용하자 🍞

전 세계의 양조 사업은 한 해 약 900만 톤에 달하는 보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양조 후 남은 찌꺼기들은 버려지거나, 동물 사료 또는 퇴비로 활용되죠. 맥주 발효 과정에서 나온 이 찌꺼기들을 ‘맥주박(BSG, Brewer’s Spent Grain)’이라 부르는데요. 맥주박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지만, 수분 함량이 매우 높고 미생물에 의해 빨리 상할 수 있단 우려 때문에 그 동안 폐기물로 인식됐습니다. 2008년 기준 유럽에서만 연간 약 340만 톤의 맥주박이 매립지로 향한 것으로 추정됐죠.

다행히 맥주박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속속 개발되기 시작했는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맥주박을 건조해 수분 함량을 최대한 낮추는 것! 맥주박을 압력과 건조를 통해 수분 함량을 10%까지 낮춘다고 합니다. 잘 건조된 맥주박은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는데요. 빵, 에너지바, 쿠키, 아이스크림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궁무진합니다.

 

© Take Two,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맥주박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요. 높은 영양성분과 원활한 재료 수급 때문이라고 합니다. 맥주박을 활용 중인 가장 대표적인 곳은 ‘리그레인드(ReGrained)’란 스타트업체인데요. 2013년부터 맥주박을 활용해 그래놀라 바를 만들었고, 현재는 에너지바와 프레첼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고 합니다.

맥주박을 음식으로 업사이클링한 곳은 리그레인드가 최초였는데요. 최근에는 맥주박을 다루는 푸드테크 업체가 다양해졌습니다. 얼마전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테이크 투(Take Two)’란 업체는 맥주박을 활용해 우유로 만들기도 했단 소식! 초콜릿, 바닐라맛 등 종류도 다양할 뿐더러, 영양가가 높아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다고 하는데요. ‘에버그레인(EverGrain)’이란 곳에서 맥주박을 지원한 덕에 가능했다고.

에버그레인은 벨기에에 본사를 둔 맥주 회사 ‘앤하이저부시(Anhuser-Bush)’가 설립한 곳인데요. 아일랜드 코크 대학 전문가들과 협력해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식품을 판매 중이고, 테이크 투와 같은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도 맥주박을 활용 중인 곳이 있냐고요?
‘리하베스트’란 스타트업체가 맥주박을 에너지바로 개발했는데요. 현재 오비맥주와 협력해 피자, 라자냐,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맥주박 식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 Saltwater Brewery, 홈페이지 갈무리

맥주 고리도 ‘지속가능’하기 위해 🍻

캔맥주 6개를 묶는 플라스틱 고리를 ‘식스팩링(Six-Pack Ring)’이라 부르는데요. 이 식스팩링에 머리가 걸린 해양생물들의 고통스러운 사진 많이 접하셨을 거예요. 이 식스팩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2019년 앤하이저부시는 플라스틱을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며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선언했습니다.

회사 측은 킬클립(KeelClip)이란 묶음 패키지를 도입했는데요. 킬클립은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뚜껑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맥주를 비롯한 음료를 묶는 방식이라고. 회사 측은 분당 4,000개 이상의 캔을 생산하는 유럽 내 공장에 킬클립 제조라인을 4개 증설하여 플라스틱 고리를 대체했습니다.

아예 플라스틱 고리를 생분해되도록 만든 곳도 있는데요. ‘솔트워터 브루어리(Saltwater Brewery)’란 곳은 맥주박을 이용해 플라스틱 고리를 만들었는데요. 혹여 바다에 버려져도 100% 생분해되며, 해양 생물은 물론 인간이 먹어도 안전하다고 하죠.

 

👉 맥주병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 Rainbeer, 홈페이지 갈무리

일찌감치 순환경제를 도입한 맥주 업계 ♻️

식품 분야 중에서도 맥주 업계가 순환경제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요. 네덜란드의 ‘레인비어(RainBeer)’는 물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빗물을 모아 맥주로 만들었고 덴마크 맥주 회사 ‘칼스버그’는 맥주병 수거함을 설치하여 하루 300만 개가 넘는 빈 병과 캔을 재활용하는 등 맥주 업계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제각기 여러 노력을 시도 중에 있죠.

우리나라도 ESG경영 바람과 함께 오비맥주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맥주를 만들고 싶다면 이들도 ‘순환경제’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요?

 

📌 greenium note

  • 순환경제에 적극적인 맥주 업계.
  • 맥주박 업사이클링부터 물소비량 줄이기, 플라스틱 프리 선언 등 다양.
  • 최근 국내 맥주 업계도 ‘지속가능성’에 눈독 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