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현행 40%에서 45%로 올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리파워 EU(REPower EU)’에 담긴 내용인데요. EU 집행위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충, 수소 및 바이오메탄가스 생산 확대 등을 통해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겠단 계획입니다.

EU 집행위는 “유럽인의 85%가 우크라니아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의존도를 최대한 빨리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이번 리파워 EU는 2030년 전까지 러시아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EU 집행위의 계획”임을 설명했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리파워 EU로 유럽은 더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화석연료의 점진적 퇴출을 가속화하는 유럽 그린딜 전환을 서두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리파워 EU에 어떤 정책이 들어갔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 영국 런던 에코빌리지인 베드제드의 주택단지 모습,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ioregional International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45%로 올린단 ‘리파워 EU’, 어떻게 가능하나? 🇪🇺

리파워 EU는 지난해 7월 발표한 ‘핏포55(Fit for 55)’ 정책을 러시아산 화석연료 독립에 맞춰 강화한 것입니다. 핏포55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기 위한 정책 패키지인데요. 핏포 55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40%로 잡았었죠.

리파워 EU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45%로 높였는데요. 재생에너지 총 발전 용량 또한 핏포55의 1,067GW(기가와트)에서 1,236GW로 끌어올렸죠. 리파워 EU의 핵심 내용들을 간단하게 알아본다면.

  • 태양광 발전량 2배 이상 높여 ☀️: EU 집행위는 리파워 EU의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 설비 보급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가령 공공건물에는 2025년, 신축 주거용 건물에는 2029년까지 태양광 설비 설치 의무화가 추진 등이 제안됐는데요. 기존 건물은 A∼G의 에너지 효율 등급(G가 가장 비효율) 가운데 D 이하의 건물일 경우 태양광 설치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또 2025년까지 EU 내 태양광 발전 역량을 320GW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이는 현행 수준의 2배 이상인데요. 이밖에도 지역난방시스템의 지열 및 태양 에너지 융합 발전을 위한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 친환경 수소 보급 확대 ☁️: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수소를 1,000만 톤 이상 생산하고, 수입량 또한 1,0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EU 집행위는 친환경 수소의 정의 및 생산과 관련한 이행 입법 2개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또 수소 프로젝트 연구 개발을 위해 2억 유로(한화 약 2,700억원)를 지원합니다.
  • 바이오메탄 가스 생산 확대 🏭: 바이오메탄은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 등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온 가스를 뜻하는데요. 폐자원을 이용하고, 탄소배출량이 증가하지 않는단 점에서 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죠.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유럽 내 바이오메탄 생산 역량을 35bcm(1bcm은 10억㎥) 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제안했는데요. 또 바이오메탄 관련 산업간 파트너십 및 금융 인센티브 지원을 위한 협력도 구체화 중입니다.


+ 산림 벌채 통해 만들어지는 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 보조금 중단할 것! 🌲
17일(현지시각)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산림 바이오매스 발전에 재생에너지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지침(RED II)’ 개정안을 채택했는데요. 개정안에 따라 산림 벌채 등 숲에서 직접 수확한 원목, 목재 등을 이용한 1차 바이오매스 사용이 제한된다고.

단, 산불이나 병충해로 손상된 숲에서 생산된 바이오매스나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 및 저장(BECCS) 병용 시설 등은 예외로 뒀는데요. 오는 9월 유럽의회 총회에서 개정안이 의결되면 이사회를 거쳐 각 회원국 국내법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EU Commissions, Facebook

재생에너지 전환 및 화석연료 단기간 동시 사용 추진하는 리파워 EU 계획

EU 집행위는 에너지효율지침에 따라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 감축 의무를 9%에서 13%로 높였는데요.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해 에너지 고효율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경 등 기업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캠페인을 회원국에게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유럽 내 심각한 에너지 공급 교란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에너지 우선 공급자 선정기준에 관한 가이드라인 조성을 준비 중인데요. 구체적으로 ‘EU 에너지 플랫폼(Energy Platform)’을 구축해 회원국간 LNG·수소·가스 등을 공동 구매할 예정이며, 에너지 공급원 공동 확보 등을 다각적으로 지원할 계획이죠.

한편, 이번 리파워 EU 계획에 원자력 에너지 확대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급격히 빠져나오려는 탓에 당분간 일부 회원국의 원전 및 석탄 등의 사용을 용인할 수밖에 없단 지적도 나옵니다.

또한, EU 집행위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새로운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 건설 등은 불가피하단 입장입니다. 리파워 EU 계획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석탄·LNG와 관련 이야기를 핵심만 말한다면.

  • 석탄 ⛏️: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EU는 러시아산 LNG 및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당장 올해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가 시작되죠.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자 유럽 주요국은 대체 연료로 석탄 수입 확대에 나선 상황입니다. 일단 EU 집행위는 향후 5년에서 10년사이 당초 목표치보다 5%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 LNG ⛽: 지난 4월까지 EU의 LNG 수입량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40%에서 26%까지 줄었는데요. EU 집행위는 올해 연말까지 이 수치를 3분의 2로 줄이겠단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EU 집행위는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LNG 수입량을 늘릴 계획임을 밝혔는데요. 노르웨이의 경우 EU 내 LNG 공급을 늘리고, EU 집행위의 주도 하에 신규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미국, 캐나다, 카타르 등으로부터 수입한 LNG를 들여오기 위해선 신규 LNG 터미널 건설도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이에 EU 집행위는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을 제외하면 LNG 터미널이 부족한 상황일뿐더러, 기존 터미널 가동률은 이미 최고 수준을 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REPower EU 정책 패키지를 설명하고 있다. ©EU Comissions, Facebook

리파워 EU 계획 성공 위해 2027년까지 2100억 유로 필요해 🇪🇺

EU 집행위는 리파워 EU 계획 성공을 위해 5년간 2,100억 유로(한화 약 280조 3,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는 이어 리파워 EU 계획은 연간 1,000억 유로(한화 133조원)에 달하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투자임을 강조했는데요. 리파워 EU 계획은 유럽 의회와 27개 회원국 승인을 거쳐 확정될 계획입니다.

같은날 덴마크와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북해에 인접한 유럽 4개국은 205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규모를 현재의 10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4개국은 해상 풍력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65GW, 2050년에는 150GW 수준으로 키울 예정이죠.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화석연료에 너무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이 드러났다”며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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