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등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일회용 식기 필요 없음’이 기본값으로 설정될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홍콩중문대·일본 도쿄대·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연구팀이 중국 내 음식 배달 산업에서 일회용품을 줄일 방안을 연구한 결과입니다.

해당 연구는 지난 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중국에선 8,0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됐습니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30% 증가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중국 내 배달 수요와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가 늘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음식 배달 사용량 증가가 중국 내 플라스틱 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단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中 배달앱 주문 시 '일회용 식기 필요 없음' 설정 결과, 플라스틱 사용량 ↓ 📉

연구팀은 중국 내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소비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음식 배달 플랫폼 일레메(Eleme)와 협력해 2년치(2019~202년)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일레메는 중국에서 2번째로 큰 음식 배달 플랫폼으로 2022년 기준 7억 5,300만 명이 사용 중입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2019년부터 베이징·상하이·텐진 등 중국 3개 도시에서는 배달앱으로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식기 필요 없음’이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일회용 식기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소비자에게는 ‘그린포인트’라는 이름의 포인트가 혜택으로 제공됩니다. 이 포인트는 나무 심기 등에 사용됩니다.

 

▲ 배달음식 주문 시 배달앱에서 일회용 수저가 포홤돼 있었으나, 2019년부터 일회용 수저 미포함이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는 모습. ©Science 제공, greenium 번역

3개 도시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다른 도시에 비해 주문 시 일회용 식기를 요구하는 비중이 약 2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면 일회용 식기 217억 5,000만 세트를 절약할 수 있고, 플라스틱 폐기물 362톤의 발생을 막는 것과 같다고 연구팀은 추산했습니다. 이는 중국 내 도시 플라스틱 쓰레기 전체의 약 6%에 해당합니다.

 

‘넛지’ 효과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도움…“각국 배달앱에 도입 권고” 🥤

연구팀은 소위 ‘넛지(Nudge)’ 효과가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에 도움이 된단 점을 강조합니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영어 단어로 타인의 선택에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것을 뜻합니다.

배달앱에서 일회용 식기를 빼달라는 선택지를 기본값으로 배치했을 뿐인데, 플라스틱 감축 효과가 컸단 것입니다.

연구진은 “(배달앱에서) 일회용 식기 제외를 기본값으로 설계하는데 몇 시간의 작업이 소요된다”며 “넛지 효과 구현에 드는 비용은 거의 미미했으나, 총체적인 환경적 이점은 엄청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다른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유사한 도입을 해줄 것”을 권장했습니다.

연구 공동저자인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의 앨버트 박 교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라고 지시받기보다 스스로 행동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 배달의민족 등 국내 배달앱 대표 3사는 2021년 6월부터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 식기를 안 받도록 기본값을 설정했다. ©배달의민족

연구진 “식당 모니터링·넛지 고객 반발 해결책도 고심해야” 🤔

다만, 연구팀은 넛지 효과가 플라스틱 쓰레기 절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식당들이 수저류를 원하지 않는 고객들의 요구를 실제로 준수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 내 음식 배달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80%가 포장에서 발생한단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넛지 효과에 대한 일부 고객들의 반발도 문제입니다. 연구진은 “고객 중 약 11%는 일회용 식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안내문을 본 후 되려 일회용 식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이같은 넛지 거부자들을 고려한 정책과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현재 중국은 2025년까지 배달앱 이용 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30% 낮춘단 계획을 세운 상태입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는 2021년부터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기본 설정으로 바꿔 운영 중입니다.

2021년 6월 한달간 일회용 수저 약 6,500만개를 사용하지 않은 것과 맞먹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