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사막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것을 떠올리시나요? 아마 끝없는 황무지와 모래 바람, 낙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동시에 우리와 관계없는 먼 나라의 일이란 생각도 들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세계사막화지도(World Atlas of Desertification)에 따르면 사막은 더는 우리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일이 아닙니다.

 

2050년까지 최대 7억명이 실향민이 될 수 있다고? 😣

EU 집행위 산하 공동연구센터는 2018년 세계사막화지도를 출판했는데요. 세계사막화지도는 토지가 황폐화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사실적 증거를 제공하고,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단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지도에는 지구 육지 면적의 75% 이상이 이미 황폐화됐고, 90% 이상이 오는 2050년까지 황폐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는 유럽 절반 크기의 녹지(418만 km2)가 계속 황폐화가 일어 중인데요. 황폐화된 토지 및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2050년까지 세계 작물 수확량의 약 10%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토지 황폐화로 인한 기후난민 문제도 심각한데요. 2050년까지 최대 7억 명의 사람들이 토지 황폐화 문제로 고향을 잃고 떠돌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입니다.

 

© Sammy Leigh Scholl <a href=httpsunsplashcomsaurielcreative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splash<a>

+왜 토지 황폐화가 일어나는 거야? 🤔
인구증가로 인해 삼림을 벌목·경작·개간하는 일 등이 원인인데요. 가축 사육을 위해 숲 대신 목초지를 늘리는 것 역시 토지 황폐화의 원인 중 하나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도 가뜩이나 심해진 토지 황폐화의 속도를 가속화시킵니다. 평균온도가 올라가며 사막화가 심해지고,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 돼 토양이 침식되는 것이죠.

 

황폐화된 토지를 다시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 💡

황폐화된 토지를 되살리기 위해서 지구 곳곳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그리니엄은 오늘 그 중에서도 간단해 보이면서도 효과가 좋은 방법 세가지를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 액상나노점토를 뿌리는 데저트 컨트롤 페이스북 갈무리

1️⃣ 점토가 물을 보호해! 액상나노점토 🤎

황폐화 된 땅을 녹지로 바꾸기 위해선 잃어버린 수분을 다시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사실 황폐화된 땅은 수분을 머금고 있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데저트 컨트롤(Desert Control)’이란 스타트업체는 1.5nm(나노미터) 크기의 점토 입자와 물을 특수한 방식으로 섞은 ‘액상나노점토(Liquid Nature Clay)’를 사용합니다.

액상나노점토는 황폐화된 토지가 수분을 머금고 있게 할 수 있는데요. 사실 건조한 땅이 물을 머금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다만, 이 기술은 이전과 다르게 점토를 물과 비슷한 묽은 액체로 바꾼단 점이 특징인데요. 액상나노점토는 물 같은 질감이란 특성 덕에 스프링클러를 통해 사용할 수 있고, 점토가 모래 입자들을 막처럼 덮어 땅 속 수분과 양분이 새지 않도록 막는다고 합니다. 이 경우 황폐화된 땅을 농지로 변화시키는 전통방식에 사용되던 양보다 점토가 10분의 1로 줄뿐더러, 영양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줘 작물 수확량이 더 늘어나죠.

 

© 랜드라이프 컴퍼니의 종이 도넛 고치 모습 유튜브 갈무리

2️⃣ 어린 나무가 잘 자라도록 도와줄 종이 도넛! 🍩

황폐한 된 토지를 비옥하게 하기 위해선 나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무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가뭄이나 홍수로부터 땅을 보호해주기 때문인데요. 물론 황폐한 토지에서 나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어린 묘목이 건조하고 영양분 없는 땅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인데요.

랜드 라이프 컴퍼니(Land Life Company)란 미국 소재 스타트업체는 재활용 종이 펄프로 만든 도넛 모양의 ‘고치(Cocoon)’로 묘목의 생존율 문제를 해결합니다. 얕은 구덩이를 파서 묘목과 고치를 함께 심으면 장치 내부의 물이 천천히 묘목의 뿌리로 스며드는데요. 때로는 뿌리의 생장을 도와주는 균근균을 토양에 함께 넣어 묘목이 수분과 양분을 잘 흡수하도록 돕습니다. ‘고치’를 함께 심은 묘목의 경우 생존율이 80~95%에 이릅니다.

일반적으로 심은 묘목의 생존율이 10%에 비하면 놀랄만한 수치죠. ‘고치’는 비용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고치에 들어가는 물은 약 40리터 정도인데요. 고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물이 황폐해진 흙 사이로 빠져나가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합니다. 나무 한 그루당 약 1500리터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죠. 이는 즉 관개 장치나 물을 주는 사람의 노동력을 아낀다는 것으로 고치가 나무의 생장에 들어가는 전체적인 비용을 절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이 도넛 고치는 정부기관 및 시민단체(NGO), 민간 기업의 재조림 산업을 도와주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멕시코 국립산림위원회가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주에 나무 2만 5,000 그루를 심는데 고치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사막화 방지를 위한 아쿠아스터 Zihao Fang <a href=httpswwwzihaodesigncomaquastor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홈페이지 갈무리<a>

3️⃣흰개미 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쿠아스터!🧺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졸업생인 즈하오팡(Zihao Fang)은 현지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자원만 이용해 토지 황폐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바로 생분해성 용기인 ‘아쿠아스터(Aquastor)’를 개발한건데요.

아쿠아스터는 흰개미가 지하 터널에 수분과 영양분을 저장하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제작에 들어간 재료 모두 흰개미집의 재료인 점토, 모래, 낙엽 같이 사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이죠. 아쿠아스터는 속이 빈 두 개의 용기가 겹쳐진 모양인데요. 두 개의 용기 가운데에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 두 개의 구멍은 용기 외부와 내부의 온도차를 이용해 지면 근처의 온도를 조절하고 주변 토양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방지하죠. 시간이 흐르면 용기는 완전히 분해되면서 토양에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즈하오팡은 아쿠아스터가 전 세계의 황폐화된 지역에서 식물의 성장을 지원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낮은 비용과 쉬운 기술로 해당 지역에서도 만들 수 있는 장치니까요.

 

© 사막화 방지를 위한 아쿠아스터 Zihao Fang <a href=httpswwwzihaodesigncomaquastor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홈페이지 갈무리<a>

지금까지 사막화를 막기 위한 신기한 기술들을 둘러보았는데요, 생각보다 복잡한 원리를 이용한 기술은 없습니다. 즉, 기존에 있던 지식에 창의성을 조금 더하면 기후변화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중요한 사실은 해당 기술들이 최대한 지역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을 고심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용하고 소비되는 것이 끝이 아니라 해당 기술이 마지막까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했다는 부분에서 사막화를 방지하는 기술들에서도 순환경제의 성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