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신규차량판매에서 전기차가 압도적 우세!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2020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등록된 2,400만대 중 순수한 전기차(BEV)는 13만대. 이는 전체 등록된 차량의 0.5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2020년 신규 등록된 차량에서도 휘발유, 경유, 하이브리드 등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차량은 같은 기간 총 170만대나 팔린 반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전기차는 4.6만대가 팔리는 등 전체 판매량에서 약 2.44%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의 차량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 용어 정리

  •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 : 주 동력원인 엔진과 보조 전기 모터가 차량의 동력이며. 외부로부터 전기 충전이 없고 회생 제동 및 엔진의 발전으로 소형 배터리가 충전됨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 외부로부터 전기 충전용 플러그를 통해 배터리 충전하는 방식으로 HEV보다 큰 배터리가 장착되어 짧은 거리에는 100%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
  • 전기차(BEV) : 전기모터가 유일한 차량동력원이며, 고용량 대형 배터리팩가 장착(ex. 테슬라)

 

하지만 북유럽에 있는 노르웨이는 우리와 정반대 상황인데요. 2020년 노르웨이의 전기차 판매가 화석연료 기반인 휘발유, 하이브리드로 구동되는 자동차를 추월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인데요.

구체적으로 2020년 노르웨이 신규 차량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율은 54.4%. 10년 전, 1% 수준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죠. 2019년 42.4%를 차지했는데, 전기차가 불과 1년 만에 총 판매대수에서 내연기관 차량을 초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디젤이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단계별로 폐지하는 추세인데요. 노르웨이는 한발 더 나아가 오는 2025년까지 화석연료 기반으로 하는 모든 자동차 판매를 중단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상황입니다.

 

© 노르웨이 도로연맹OFV

보조금은 없지만, 세제 혜택은 여럿! 💰

노르웨이는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많이 지원해주냐고요? 결코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약 1,000만 원 상당의 국가·지자체 보조금이 있는데요. 반면, 노르웨이는 보조금이 전혀 없죠. 그 대신에 전기차 구매 시 25% 부가세와 차량 중량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에 관한 자동차 보유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이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휘발유세가 세계적으로 높고, 전기 사용에 대한 세율은 낮은 편인데요. 기타 각종 주차비, 통행료 할인 등의 혜택이 있어 전기차를 운행하면 할수록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보다 경제성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세제 혜택은 노르웨이 내 전기차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국가적인 사명과 목표가 있는데요. 바로 국가적으로 산림 흡수원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한 부탄, 수리남과 달리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통해 탄소중립이 달성된 최초의 국가되는 것!

비록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노르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지만 노르웨이 총배출량에서 운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31%를 차지하기때문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이 절실한 상황인 거죠.

 

© Robert Bye <a href=httpsunsplashcomphotosxjQhTrxyVBw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UNSPLASH<a>

그리고 노르웨이는 전체 발전량 중에서 수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1kwh 전기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0.0112 kgCO2e로 우리나라 0.5 kgCO2e 비해 훨씬 낮고 유럽 내에서도 가장 낮습니다. 전기차 운행을 하면 할수록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욱더 낮아지죠.

물론 복지 등 공공 지출이 많은 노르웨이는 전기차에 대한 세금 면제가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 언론 기관과 유엔, 국제기구 등에서 노르웨이의 반기후적 행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어서, 노르웨이의 놀라운 전기차 판매량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또 다른 장부, 북해 석유! 🛢️

2020년 기준 노르웨이 인구는 540만 명. 서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나라가 이 많은 재원을 어떻게 충당하고 있을까요? 바로 북해에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인데요. 1969년 12월 노르웨이에서 남서쪽 290km 떨어진 북해에 에코피스크(Ekofisk)라는 세계 최대 유전이 중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석유 회사 BP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하루 95백만 배럴의 석유를 추출했는데요. 노르웨이 석유 저장량은 85억 배럴로 세계에서 17번째로 큰 유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유 생산의 경우 하루 1.7백만 배럴로 세계에서 15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생산된 석유와 천연가스 상당수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내 국가들로 수출됩니다.

1969년 북해 유전 발견은 노르웨이의 운명을 바꾼 터닝포인트, 즉 전환점이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급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노르웨이에는 오일머니가 넘쳐났죠. 이에 노르웨이는 미래 경제를 위해 1990년 연기금법을 제정하였고 탄생된 국부 펀드인 정부연기금(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의 운영을 통해 오늘날 1조 3,780억 달러(한화 약 1,579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로 성장시켰습니다. 현재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 경제가 위축된 불안정한 시기에도 노르웨이 경제를 안정시키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죠.

 

© <a href=httpswwwnbimno target= blank rel=noreferrer noopener>Norges bank<a> 홈페이지 갈무리

노르웨이의 양면적인 형태 🎭

이처럼 노르웨이는 다른 나라에 석유와 천연가스에 판매한 돈을 가지고 자국의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하나둘 실현해가고 있는 반면, 다른 방면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여 다른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을 촉진하고 있죠.

2019년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서 노르웨이의 이런 이중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는데요.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있어 노르웨이의 이중적 행보가 범지구적 노력과 불일치한다고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 Equinor 홈페이지 갈무리

유엔과 각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는 여전히 범지구적 협력과는 정반대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북해 유전 석유생산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죠. 노르웨이는 또한 추가 석유 탐사를 포기하지 않았는데요.

노르웨이는 2019년 10월부터 신규 가동을 시작한 ‘요한스베스럽(Johan Sverrup)’을 통해 코로나19 이후로 줄었던 전체 원유 생산량을 다시 늘릴 예정입니다. 여기에 앞서 설명한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석유업체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에 부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국가란 노르웨이의 목표는 언젠가 실현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최초’라는 목표를 위해 다른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에 부채질한다면,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국가란 타이틀이 되려 빛바래지 않을까요?

 

📌 greenium note

  • 노르웨이 전기차판매가 총 판매량에서 2011년 1%에서 2020년 54.3%로 급성장 중
  • 노르웨이는 석유를 판매하여 세계최대 국부펀드(1조3780 억달러) 중 하나를 운영 중
  • 노르웨이가 석유를 판매한 재원으로 달성한 국가 최초 탄소중립 국가라는 타이틀은 의미가 퇴색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