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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포장은 무엇일까요? 소비자에게 좋은 포장이란 제품이 온전하게 도착하는 것인데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제품이 겉부터 찌그러졌다면 첫인상에서 이미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제 포장은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됐는데요.

최근 제로웨이스트(ZeroWaste) 흐름에 맞춰 소비자들은 과포장이 아닌 지속가능한 포장을 원하게 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물류 데이터 플랫폼 파슬랩(ParcelLab)이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1%는 지속가능한 포장을 선호한다고 밝혔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57%는 친환경 배송 및 포장을 위해 10%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죠.

 

2021년 포장 트렌드는 ‘지속가능성’ 📦

종이 상자,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포장에 사용되는 재료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 재료들은 모두 오랜 시간 동안 썩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요. 지속가능한 포장은 작게는 이 재료들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한 포장의 전체 수명 주기를 늘리는 것을 뜻하며, 크게는 각각의 재료들의 원료 획득 과정까지 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것입니다.

즉, 포장재의 재활용·재사용률을 높여 사용량과 폐기물 자체를 줄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포장인데요. 문제는 지속가능한 포장이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란 점입니다. 과소포장의 경우 제품과 식품 안전을 위협하며, 지속가능한 포장을 위해 도입된 포장재나 공정 과정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지속가능한 포장을 개발하기 위한 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은데요. 마케팅 측면에서도 포장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방법인 만큼, 포장재를 설계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 모두 수많은 요소를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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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와 기업 모두 지속가능한 포장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 일회용품 소비가 늘어나며 포장 폐기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진 소비자가 늘었는데요. 소비자가 폐기물을 덜 배출하는 포장재에 관심을 갖자, 기업들도 여러 부담을 감수하고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있죠.

그리니엄은 과거 지속가능한 포장의 사례로 무라벨 생수와 식용 포장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대형 유통업체에서 진행 중인 ‘지속가능한 포장’ 사례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합니다.

 

👉 무라벨 선택 아닌 필수

👉 놓치마! 2021 트렌드 ‘식용 포장재’

 

© IKEA 홈페이지

부피 최대한을 줄여! 🪑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IKEA)는 60여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포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케아를 상징하는 납작한 포장 박스 ‘플랫팩(Flat Pack)’ 이야기인데요. 플랫팩은 1954년 이케아 카탈로그를 제작하던 질리스 룬드그랜이 제품 촬영 후 운반 도중 테이블 다리가 파손될 것을 우려해 현장에서 제품을 분리해 포장했던 것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케아 창업자인 잉그바르 캄파라드가 이 광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랫팩을 개발했다고 하죠.

제품을 조립 이전의 부품 상태로 납작한 상자에 포장한 플랫팩 방식은 운송과 보관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박스 부피를 줄인 덕에 포장 폐기물도 급격히 줄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제품 손상을 줄이기 위해 완충재로 스티로폼을 넣었으나, 환경 문제를 고려해 골판지를 끼워 넣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이케아는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포장 방식 역시 디자인을 진행하는데요. 지속가능성과 품질 등 이케아의 5가지 핵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제품 설계부터 포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 How2Recycle 홈페이지

납품하고 싶어? 지속가능한 포장으로 바꿔와! 🎁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2005년부터 모든 납품업체에 과포장을 줄일 것을 요구했는데요. 당시 6만여 개가 넘는 업체에게 상품 포장을 5% 줄일 것을 요청했죠. 월마트 측은 포장을 줄이면 소각이나 매립되는 쓰레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실제로 월마트는 300여 개 장난감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포장재 감소를 유도한 결과, 불과 1년 만에 골판지 3,425톤·나무 5,190그루·수송비 350만 달러 절감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2017년 월마트는 아예 친환경 포장 지침을 발표했는데요. 이 지침서는 크게 3가지 목표를 제시합니다. 첫째, 재활용 혹은 재사용 물질 등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 둘째, 최소한의 포장으로 물품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화된 포장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 마지막으로 애초에 재활용이 쉽도록 포장재를 만드는 것이었죠.

더불어 월마트는 모든 제품에 ‘하우 투 리사이클(How 2 Recycle)’ 라벨을 붙이도록 했는데요. 하우 투 리사이클 라벨은 미국에서 재활용 방법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부착되는 표준 라벨 시스템으로, 월마트 측은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본인들이 친환경 포장을 하고 있단 사실과 올바른 재활용 방법에 대해 알리고자 했습니다.

 

+ 이런 논란이 있긴 해요! 😐
환경단체 그린피스 미국 지부가 지난해 연말 캘리포니아 법원에 월마트를 고소했는데요. 그린피스는 재활용이 안 되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에 월마트가 ‘재활용 가능’이라고 표기했다며,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에 월마트 측은 “그린피스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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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포장 폐기물 최소화 성공! 🦾

한 해 100억 개 이상의 물류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 아마존. 환경단체 오세아나(OCEANA)는 아마존이 지난해 21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를 배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몇 년전만 해도 아마존은 과포장으로 유명했습니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아마존은 ‘분노의 포장(Wrap Rage)’라 불리기도 했죠. 과포장된 제품을 뜯기 위해 끙끙거리다 소비자들이 되려 분노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인데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CEO도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이에 아마존은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포장 문제 해결에 나섰는데요. AI가 제품 크기나 부피 그리고 무게에 따라 맞추화된 포장을 진행한다고. 지난 5년 동안 AI를 활용한 아마존이 절약한 포장지는 약 91만 5,000톤 이상인데요. 이는 아마존이 사용한 전체 포장지의 약 33%로, 16억 개의 종이 상자를 없앤 것과 맞먹죠.

또한, 아마존은 올해 상반기에 ‘FFP(Frustration Free Packaging)’ 포장 방식을 도입했는데요. 머신 러닝을 통해 개발된 아마존의 FFP 포장법은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상자의 크기와 무게를 제품에 최적화하여 포장하는 방식이라 합니다. FFP방식은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는데요. 현재 아마존 판매업체도 이 방식을 도입해 포장재 사용 감소에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아마존은 판매업체의 과포장을 규제하기 위해 제품당 1.99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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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통업계도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중 🇰🇷

우리나라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하 제품포장규칙)」에 명시된 대로 포장을 해야 하는데요. 이 규칙은 제품 포장의 재활용이 쉬워야 하고, 포장재 사용량과 포장 횟수를 줄여 포장 폐기물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고 적혀 있죠.

또 환경부는 2019년부터 포장재의 재질·구조 등급평가와 표시 의무화를 시행 중인데요. 페트병과 종이팩 등 9개 포장재를 4단계로 등급화해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단계는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으로 구분되며, 최하 등급인 ‘어려움’ 등급을 제조한 기업은 최대 30%의 환경부담금을 부과받죠.

우리 정부의 여러 정책과 소비자들의 관심 덕분일까요? 우리나라 유통업계도 지속가능한 포장을 위한 여러 전략을 추진 중이란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냉동식품 배송에 들어가던 아이스팩을 얼음물로 교체하고, 생분해성 비닐봉지를 사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있죠. 대형 유통업계의 경우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 포장재나 생분해 포장재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인 시대! 지속가능한 포장이 기업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지속가능성한 포장을 위해 설계부터 폐기까지 순환하도록 하는 ‘순환경제’ 전략이 도입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