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 비행기는 못 타도 기내식은 먹고 싶은 분들 주목! 최근 항공사들이 간편식이나 밀키트 형태로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여행길이 막힌 요즘,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이죠. 그런데 ‘기내식’이 원래 항공사 입장에서 여간 골치를 앓았던 사안이란 것 알고 계셨나요?

 

알고 보면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기내식 🥪

2017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비행기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20%는 손도 안 닿은 식품들로 구성됐다고 발표했는데요. 기내식은 대개 주 식사와 디저트, 음료로 구성되죠. 위생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모든 메뉴가 비닐과 종이, 알루미늄 호일 등으로 개별 포장돼 제로웨이스트(ZeroWaste)와는 거리가 멉니다. 더군다나 기내식은 1인당 음식물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사실!

  • 버려지는 기내식을 끼니로 계산하면 💺: 글로벌 컨설팅업체 VCMI는 2014년 유럽 항공사만 한 해 버리는 음식의 양이 개발도상국의 20만 명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어요.
  • 버려지는 기내식 종류에는요 🥜: 과자, 견과류, 음료 같이 유통기한이 긴 제품들도 비행 후 곧바로 폐기!

 

+ 빵만 매년 1,500만 개가 필요해요! 🥐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 이야기인데요. 하루 18만끼를 준비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재료가 필요했다고. 2017년 기준, 기본 빵인 크루아상만 1,500개, 연어 245톤, 바닷가재 360톤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항공사들 음식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 ✈️

기내식은 최대 탑승객 수에 맞춰 준비돼 버려지는 양이 많은데요. 아예 안 먹은 기내식들도 다른 음식물과 함께 소각 혹은 매립됩니다. 이에 항공사들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진행 중인데요.

중국 동방항공은 기내에서 ‘빈 그릇 운동’이란 캠페인을 진행하고, 스칸디나비아항공은 유통기한을 늘리고자 현지에서 식재료를 조달해 낭비를 줄인다고. 이들의 노력을 3개로 묶어 말하면.

  • 안 뜯은 음식 재유통 🥜: 에어뉴질랜드는 뜯지 않은 과자, 설탕, 술 등에 한해 다른 항공편에서 재유통하는데요. 이 방법 덕에 2017년 기준 890톤의 기내식이 매립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 안 먹은 기내식 기부한다 🧀: 미국 알래스카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은 뜯지 않은 기내식에 한해 ‘푸드뱅크’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알래스카 항공의 경우 2008년 약 36톤에 달하는 음식을 기부했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40만 달러 상당의 과자와 기내식을 취약계층에게 지원했다고. 지난해 아메리칸 항공도 2만 5,000명 분의 기내식을 지역 병원과 푸드뱅크에 기부했단 소식!
  • 안 먹고 싶다고 말해줘 🤙: 일본항공은 승객들이 항공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기내식을 생략하겠다고 말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아시아 국가 간 야간 노선에만 적용된다고 합니다. 야간 항공은 승객 상당수가 기내식을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 기내식 기부 마냥 쉽지 않아요! 🤔
호주, 미국 등 상당수 국가는 국제선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데요. 왜냐면 기내식도 검역법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고기와 유제품에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고, 샐러드와 과일에서도 병충해가 확산될 수 있단 우려가 있다고. 엄격한 통관 절차를 통과해도, 관세와 위생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기부가 그리 쉽지 않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