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연간 12억 톤의 식품이 식탁에 올라가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작은 상처나 과잉생산됐단 이유만으로 폐기되는 식량도 상당한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 떠올랐습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식품 폐기물에 가치와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가공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최근 푸드 업사이클 분야에 국내외 기업 모두 뛰어들면서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단 소식입니다. 특히, 해외 푸드 업사이클 분야는 발빠르게 성장 중인데요. 이번 시간에는 푸드 업사이클 분야의 최강자로 떠오른 ‘루프 미션(LOOP Mission)’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2016년 루프 미션을 창업한 데이비드 코테와 줄리 포이트라스 소니에 LOOP Mission 페이스북 갈무리

거대한 잉여농산물 무덤을 보고 창업 결심한, 캐나다 기업 루프 미션! 🇨🇦

캐나다 퀘백주에 본사를 둔 루프 미션. 2016년에 설립된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체인데요. 데이비드 코테와 줄리 포이트라스-소니에란 젊은 부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곳입니다. 창업 이전까지만 해도 코테와 소니에는 건강음료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결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퀘백의 한 농산물 유통업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죠.

당시 유통업체는 하루 16~25톤에 달하는 농산물이 버려지고 있단 사실을 전하며, 부부에게 이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는데요. 부부는 유통업체 창고에 쌓여 있는 거대한 크기의 잉여농산물을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게 됐다고 합니다.

부부는 고심 끝에 건강주스사업의 경험을 살리기로 했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루프 주스’입니다. 부부는 유통업체로부터 잉여농산물을 대거 구매한 후 이를 주스로 만들었는데요. 파인애플, 강황, 칸탈루프 멜론, 비츠, 케일 등 제각기 다른 과일들을 적절하게 혼합해 4가지 맛의 건강주스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죠. 고급 농산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주스 한 병당 가격은 약 4달러에 판매됐는데요. 가격이 타제품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고, 건강하단 입소문이 퍼지며 곧 인기몰이를 하게 되죠.

이후 대형 유통업체와 농가 등에서 ‘우리 잉여농산물도 관리해달라’는 연락이 쇄도했는데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본 부부는 루프 미션을 창업한 후 본격적으로 푸드 업사이클 분야에 발을 뻗습니다.

 

© LOOP Mission 페이스북 갈무리

“전 세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순환경제 프로젝트” ♻️

데이비드 코테 루프 미션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잉여농산물, 못난이 농산물이 고품질이란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푸드 업사이클링에서 마케팅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는데요. 식료품점이나 소비자들 모두 잡티나 흠집이 있는 농산물을 기피하는 현상이 강한 탓에 마케팅 과정에서 핵심 메시지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죠.

루프 미션은 마케팅의 핵심 문구로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담았는데요. 동시에 잉여농산물과 못난이 농산물의 맛과 영양가 모두 뒤떨어지지 않는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루프 미션은 창업 후 첫 3년 동안 급속하게 성장했는데요. 사업 초기 매출은 약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였는데요. 2019년에는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까지 매출을 올리게 되죠.

코테 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프 미션은 전 세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순환경제 프로젝트다”라고 설명는데요. 그는 이어 “더 많이 팔수록 세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꿈꾼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루프 미션은 주스를 넘어 다양한 푸드 업사이클 제품을 개발해 판매 중입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루프 미션에서 개발한 제품 수는 33개. 제과점에서 기증한 오래된 빵을 이용해 만든 맥주,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사용하기 힘든 기름으로 만든 비누, 감자칩 공장에서 버린 감자 껍질로 만든 진(Jin)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 루프 미션은 감자칩 공장에서 버린 감자 껍질을 가지고 진Jin을 제조한다 LOOP Mission 제공

특히, 2019년 12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감자 껍질로 만든 술은 캐나다 전역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당시 루프 미션은 퀘백주 내 감자칩 공장과 주류기업과 협력해 루프진(Loop Jin)을 개발했는데요. 감자 발효만으로 진을 만드는 통상적인 방법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음에도 병의 문구 및 고급스러운 디자인 덕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는데요. 회사 측에 따르면, 루프진 1병당 감자 8개가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같은해 루프 미션은 과잉생산으로 폐기될 예정이던 해바라기유와 식물성기름을 이용해 만든 비누도 출시했는데요. 코테 CEO는 “(창업 초기) 누군가 우리 사업이 진, 맥주, 비누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루프 미션은 천천히 제과점, 감자칩 공장, 낙농 공장 등 다른 산업 분야로부터 더 많은 제안을 받기 시작했다”고 회상했습니다.
 
+ 최신 기술 이용해 유통기한 늘리는 것은 덤! 🧃
루프 미션이 개발한 주스와 스무디는 저온살균된 타 제품보다 유통기한이 짧은데요. 이에 루프 미션은 초고압살균처리(HPP) 기술을 이용해 주스의 유통기한은 최대 66일까지 연장했단 사실!

 

© 데이비드 코테와 줄리 포이트라스 소니에 루프 미션 공동 CEO LOOP Mission 제공

루프 미션의 급성장?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사회 열망 반영된 것! 🍊

루프 미션은 대개 한 제품당 15개 요리법을 개발하고, 이 중 2~3개만 실제 제품으로 판매한다는데요. 회사 측에 의하면, 빅데이터를 이용해 잉여농산물 등 재고를 살펴본 다음 특정 성분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고자 노력한다고 합니다. 현재 루프 미션은 ‘슈퍼히어로’란 이름의 이유식을 개발 중에 있고,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죠.

아울러 루프 미션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를 비롯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루프 미션은 자사의 빠른 성장에 대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사회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당분간 루프 미션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 소니에 CEO는 “루프 미션이 식품 산업의 대안이 되고 싶다”며 “대중이 우리 브랜드 이면의 개념을 이해하길 원한다”고 밝혔는데요. 가까운 미래 루프 미션과 같은 기업이 더 늘어나, 푸드 업사이클링이 당연한 일상이 되길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