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숲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면 어떨까요? 최근 건축가와 건설 업계가 목재에 매우 열광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목재를 지속가능한 자재로 보고 건축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몇 년 사이, 목재로 만든 건물이 유럽과 미국 등에 속속 세워지고 있단 소식!

 

세계 곳곳에서 자라나는 목조 건물 🌲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물은 노르웨이에 있는데요. 수도 오슬로 외곽에 있는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란 호텔이 그 주인공입니다. 한적한 호수 근처에 세워진 이 건물은 높이 85.4m로, 18층 높이라고 하는데요. 건축물의 주요 구조재부터 계단, 엘레베이터 샤프트, 발코니 등에도 목재를 활용했다고 하죠.

두 번째로 높은 목조 건물은 ‘호호 비엔나(HoHo Wien)’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있는데요. 84m 높이로 지어진 이 건물은 전체 재료의 75%를 나무를 활용해 제작됐다고. 24층 높이의 이 빌딩은 아파트, 호텔,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한 지붕 아래 모든 것을 해결한다(All Under One Roof)’란 원칙 아래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워라벨의 상징이 됐다고 합니다.

© Andrea Leopardi UNSPLASH

2009년 영국 런던에 목조 고층 건물 ‘슈타트하우스(Stadhaus)’를 시작으로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목조 고층 건물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인데요.

영국 런던에서는 높이 300m에 이르는 초고층 건물인 ‘오크우드 타워(Oakwood Timber Tower)’가 2016년에 건축 승인을 받았고. 일본 도쿄는 이보다 높은 350m 초고층 목조 건물 프로젝트가 가동됐죠. 서울 여의도에 있는 랜드마크! 63빌딩이 해발 264m임을 고려했을 때, 엄청난 규모의 계획이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초고층 목조 건물’ 🌴

자원 고갈,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며 목조 건축이 미래 건축의 대안으로 떠올랐는데요. 실제로 초고층 목조 건물은 세계경제포럼(WEC)이 선정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100가지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목재는 건설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자재였는데요.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 목조 건축물 상당수가 전소되는 대화재 사건을 겪은 후 목재는 시장에서 점차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값싼 철근 콘크리트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죠.

그러나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건설 업계도 고민에 빠졌는데요. 건설 과정과 건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막대했기 때문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건설 과정 및 건물 운용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의 무려 38%를 차지한다고. 여기에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55%가 건물이 차지하고 있단 점도 악재로 작용했는데요. 이런 와중에 201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목재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인정되자 건설 업계가 목재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 CLT 활용한 건축 현장 모습 <a href=httpsbusinessviewmagazinecomswinerton mass timber leading way mass timber>businessviewmagazine<a>

물론 현대에 이르러 목재 가공 기술이 발전한 것도 빼놓을 수 없죠. 구조용 집성판(CLT, Cross-Laminated Timber)이란 기술은 초고층 목조 빌딩 건설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는데요. CLT는 나무판을 가로세로 엇갈리도록 쌓은 뒤 만든 합판의 일종으로, 압축 과정에서 수분과 공기가 날아간 덕에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할 만큼 강도가 단단하다고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전 세계 CLT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과 일본도 뛰어들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다고 하죠. 파리협정과 기후변화 그리고 친환경 소재에 대한 대중의 관심 증가 덕에 목조 건축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목조 건축물의 여러 장점도 여기에 한 몫 했죠. 목조 건축물이 가지는 장점을 크게 4개로 설명해보면요.

© HoHo Wien DERFRITZ

 

1. 화재에 강한 목조 건물 🔥

일반적으로 목조 건물이 화재에 취약할 것이라 생각하시는데요. 이것도 이젠 옛말! CLT 덕에 목조 건축물은 높은 내화성을 갖게 됐는데요. 미국 농업부(USDA) 실험에서 CLT가 2시간 이상 화재 노출을 견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립산림과학원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마찬가지로 높은 내화성이 확인됐다고.

여기서 ‘규격과 품질’ 기준을 통과한 CLT만 내화성이 높단 사실!

 

2. 지진에도 강해 🏗️

목조 건물은 콘크리트 보다 지진에 강한데요. 지진이 발생하면 금이 가는 콘크리트와 달리 목재는 충격을 오히려 상쇄시킨다는 사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수천채의 가옥이 붕괴됐지만, 목조 주택 상당수는 원형을 보전했다고 합니다. 이런 목재 건물 고유의 ‘내진성’ 덕분에 지진이 잦은 일본, 뉴질랜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목조 활용도 높은 편이라고.

 

3. 건설 기간, 폐기물 모두 줄어들고 ⚡

CLT를 활용한 건물은 각 설계에 맞춰 목재가 배치되는데요. 비교적 적은 노동력을 들여 한 번에 몇 개씩 조립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목조 건물의 경우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건설 속도가 약 25%가 빠르다고 합니다. 또 조립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건설 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은 줄어들고, 건설 폐기물 발생량도 현저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4. 탄소배출량 감소 🌲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1%는 철근, 콘크리트 같은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과정과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요. 철근 및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화석 연료 에너지가 사용되는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죠.

이를 목재로 대체하면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요. 2014년 <지속가능산림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철근을 목재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을 약 15~20% 줄일 수 있단 사실! 여기에 에너지 절감 효과는 덤!

위에 언급된 호호비엔나의 경우 건설 과정에서 총 2,8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량시켰다고 하는데요. 이는 오스트리아 시민 약 400명이 한 해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캐나다 벤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 있는 ‘브록 코먼스(Brock Commons)’란 기숙사도 목재로만 건설한 덕에 약 2,432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량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 사용된 목재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만 약 1,750만 톤. 캐나다 내 차량 500대가 한 해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다고 하죠.

 

+ 이를 공식으로 표현해보면요! 🧮

콘크리트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0.5톤 배출! 마찬가지로 강철 1톤을 제조할 때는 이산화탄소 2톤이 배출됩니다. 실제로 콘크리트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8%를 차지하는데요. 이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어느 국가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이 철강과 콘크리트를 CLT로 대체한다면.

즉, 0.5 tCO2/콘크리트 ton + 2 tCO2/철 ton = 목재건축 CO2 상쇄효과

© Mjøstårnet Dezeen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

기존 철근콘크리트를 나무로 바꿀 경우 온실가스가 69% 감축된다고 합니다. 새로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 중 절반만 목재를 사용해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 9% 달성도 가능하단 사실!

이러한 여러 장점들 덕에 CLT를 비롯한 목재를 건축에 활용하는 나라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는 2022년부터 공공건축물 건설 시 50% 이상을 목재나 천연 재료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 Design) ‘란 건물인증 내 가점제도를 운영해 운영해 건설 현장에 목재 이용을 촉진하고 있죠.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목재 사용을 장려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거나, 관련 계획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목조 건축을 촉진하려 계획 중인데요. 지난해 목조 건축물에 있던 높이 제한 규제를 없애고, 공공 부문에 목재 이용을 의무화하겠단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 GREENIUM NOTE

  • 기후변화 대응 위해 ‘목조 건축’ 뜨는 중.
  • 세간의 인식과 달리 매우 튼튼한 목조 건축물.
  • 우리나라도 목조 건축 활성화 위해 계획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