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일본은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46%로 기존목표대비 상향 조정했는데요. 이 계획이 중요한 이유는 일본의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여정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있는데요. 계획안이 공개될 때마다 부정적 여론이 많은 편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을 놓고 논쟁이 많다고 하죠.

 

© 일본 경제산업성

화석연료 ↓, 신재생에너지 ↑ 💨

이번 계획에서는 에너지 부문 탈탄소 전환에 상당한 수정 사항이 있습니다.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발전량을 기준으로 기존 LNG는 37%에서 20%로, 석탄은 32%에서 19%로, 석유는 7%에서 2%로 화석연료 기반으로 하는 발전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전체 발전량에서 화석연료 비중은 41%로 낮춰지는 것인데요. 그 외 나머지를 신재생에너지, 수소 및 암모니아, 원자력 발전으로 채운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기존 22~24%에서 오는 2030년까지 최대 36~38%로 확대한다는데요.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발전량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가 20%가 예상됩니다.

이번 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을 통해 일본이 고민하는 에너지 수급 문제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2011년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모든 원전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사항이며, 동시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확보 및 강화, 기후변화와 주변환경과의 조화 등 환경 적합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에너지 경제적 효율성도 고려되고 있죠.

일본은 원전 사고 이후 2030년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비중은 낮추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자 하는데요. 그렇다면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된 일본은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는 걸까요?

 

©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센다이 항구 모습_US Navy

원전 사고 공포…그럼에도 불구하고 😶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도입하면서 한편으론 원자력 활용을 통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여 안정적 공급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위의 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자인 일본 경제산업성에게서 나온 말입니다.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에 따른 녹색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언급했죠. 원전 사고의 피해국인 일본이 더는 원전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깬 행보인데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은 원자로 가동 전면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2015년 2개 원자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원자로를 재가동했는데요. 2021년 현재 8개가 추가로 재가동 중이며, 16개 원자로가 재가동 승인 절차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2030년 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에 적합하다는 전제로 가동을 멈췄던 수십 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재가동이 추진되는데요. 2030년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보다 대폭 상향된 20~22%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안전성을 확보해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하고 있죠.

 

© 2050년 탄소중립에 따른 녹색성장전략_일본 경제산업성

일본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전략에 원전 이용을 명시하면서도, 기존 원전에 대해서는 안전도 향상을 전제로 한 재가동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원전을 돌리나,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약속한 것이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이 원자력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점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힘들고, 에너지 안보에 다양한 발전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 국가의 원전 사고로 인해 우리나라가 느꼈을 불안감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나, 비극을 전화위복 삼아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목표로 원전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개선된 형태의 원전 운영을 추구하는 일본의 탄소중립계획은 우리에게 놀랄만한 것입니다.

또한, 일본은 국제 협력을 통해 안정성이 뛰어난 차세대 경수로 및 소형 모듈원자로(SMR)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초고온가스로·고온가스로 등 원자력을 활용하여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은 2050년 발전원(에너지 믹스)의 목록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켜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화석연료의 사용 최소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발전원 다양화는 국가 간의 분쟁 등 에너지 안보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과거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추구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일본에게는 당연한 귀결입니다.


  •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134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됨과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됐습니다. 이에 그리니엄은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통해 해외 탄소중립 현황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