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학창 시절 환경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교육받았나요? 또렷이 기억에 남는 학습이 있나요? 아마 지구온난화 혹은 분리수거 같은 막연한 단어를 떠올리실 텐데요. 우리 교과과정에서 환경은 그렇게까지 중요한 과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 입시에 필요한 필수 과목에 밀려 기억 속에서 잊혀진 환경 교육은 국가 교육 과정으로 제정된 지 약 30여 년 만에 교육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지속가능한 세대에게 필요한 ‘환경 교육’ 📚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인 환경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국가들의 세계 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모두 60위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특히, 최연소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고향인 스웨덴은 유치원부터 고등교육에 걸쳐 치밀하게 설계된 환경 교육으로 유명한데요. 스웨덴의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은 4.54톤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은 환경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환경 교사들도 제도적인 부분에서 열외돼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한국의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은 11.85톤, 세계 9위라는 오명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환경 교육과 탄소배출량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지속가능한 세대 탄생을 위해 준비돼야 할 환경 교육에 대해 알아봅니다.

 

© 다큐 ‘그레타 툰베리’의 한 장면_I am Greta

학생들이 자연을 감각하자 생긴 변화 🍂

현대 아이들은 전례 없는 고립 상황에 놓였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자연결핍장애(Nature-Deficiti Disorder)’를 겪는 아동 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죠. 자연결핍장애란 자연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자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완화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의 환경 교육이 자연결핍장애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환경 교육은 기후변화에 대한 이론 외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을 감각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봄이 되면 꽃과 나무를 관찰하고, 근처 숲을 탐험하며 계절의 변화와 지구에서 상생하는 생명을 관찰하는 것처럼 말이죠.

영국의 한 사립학교에서는 ‘대지와 더불어 살기’라는 2년간의 교육 과정을 진행한 바 있는데요. 지구촌의 배우고 이웃과 자연을 고려하면서 집짓기, 먹거리, 공작 등을 배우며 자립하는 능력을 기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루브 역시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호하는 행동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자연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학습되는 것은 바로 공포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레타 툰베리가 “여러분이 놀라 겁에 질리기를, 내가 느끼는 공포를 매일 똑같이 느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수업이 진행됩니다.

 

© 덴마크 그린 프리 학교가 진행하는 환경 교육_Den Grønne Friskole på Amager, 페이스북 갈무리

이밖에도 스웨덴 스톡홀름의 국제 학교는 사회, 과학, 미술 등 모든 과목에서 환경 문제가 다뤄지는데요. 고등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세분화되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그린 프리 학교는 어떤 종류의 나무와 식물이 화학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지, 오래된 산업 단지를 어떻게 녹색으로 물들일 수 있는지 등 자연의 신비함을 배우기도 하죠.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나’와 맞닿아 있는 환경을 감각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년간 기후변화 수업을 진행한 캘리포니아 학생과 일반 시민의 1인당 탄소배출량를 비교한 결과 수업을 경험한 학생은 탄소배출량을 연간 평균 3톤 가까이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또 기후변화가 자신에게도 직접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참가자들의 탄소배출량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고소득 국가와 중산층 국가의 고등학생 중 16%가 기후 교육을 받으면, 2050년까지 거의 19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단 것인데요. 이러한 환경 교육은 태양열 발전기, 전기차와 같은 기술에 버금가는 기후변화의 획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 교육의 파급효과, 행동하는 아이들

미래 세대를 위해 기후변화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는 흐름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단계적인 환경 교육을 정규 교과 과정에 편성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국 노스오브타인 지역은 모든 국공립학교에 기후 변화 교사를 한 명씩 배치해 환경 교육을 필수로 제정했습니다. 이탈리아도 모든 초· 중·고에서 주당 1시간씩 기후변화 교육을 의무화했죠. 멕시코도 교육기본권에 환경 교육권을 포함시키고, 의무교육을 위한 새로운 환경교육법을 준비 중이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릅니다. 2020년 기준 환경 과목을 선택한 중학교는 6.6%, 고등학교는 21.9%에 이릅니다. 이마저도 자습 시간에 편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국환경교사모임은 필수 과목에 환경의 요소가 일부 포함돼 있으나, 교과별 학습의 내용과 교육 시기가 정립되지 않았고, 환경 교육목적과 관계없는 하나의 소재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Mika Baumeister, UNSPLASH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은 환경 교육을 지역 혹은 학교 재량에만 맡기고 있는데요.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교육을 받는 학생들입니다. 실제로 유럽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학교 커리큘럼이 기후변화에 대해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으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죠. 국내에서는 청소년들이 앞장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과 환경 교육 활성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그레타 툰베리와 세계의 청소년이 이끄는 연대체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의 한국 지부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청소년 19명은 2020년 3월, 대한민국 헌법 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해당 헌법소원을 통해 청소년들은 “한국이 온실가스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위 규모로 다량 배출하는데도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폐기하고, 2030년으로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주장했죠. 이처럼 청소년들은 누구보다 앞장서 자신들이 살아갈 지구 환경을 파괴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Markus Spiske, UNSPLASH

모든 산업에 필수인 환경 교육! 😀

기후변화가 모든 것에 스며든 지금. 환경과 산업간 연결이 너무도 명확하므로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학자들은 기후 이주와 재해로 인한 빈곤을 살펴야 하고, 사회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하는 불평등을 조사해야 하며, 경제학자들은 극단적인 기후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교육계도 점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 경제학도들은 환경 파괴의 재정적 비용을 연구하며, 영국의 철학과 학생들은 기후와 관련해 개인의 책임과 미래 세대에게 진 빚에 관해 토론하고 있죠. 미국의 로스쿨은 학부생을 위한 선택 과목에 기후 수업을 도입했으며 호주 퀸즐랜드의 본드 대학교는 기후법 중심으로 구축된 호주 최초의 법학 학사 학위를 시작했습니다.

기후변화를 포함한 교육은 단순히 환경 감수성 뿐만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입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연일 문제가 발생하지만, 환경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대응책을 제시할 수 없는 어른들이 문제죠.

어쩌면 인류는 환경 교육의 부재로 인해 지금껏 지구를 손상시켰던 것은 아닐까요? 인류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전달해야만 합니다. 세계 각지의 수많은 그레타 툰베리가 도약하는 날까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