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 지구나 모두 ‘마이너스’입니다 🌍

2021년 7월 29일. 이날을 기점으로 올해 지구는 인류에게 내줄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내놓았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다음 세대를 위한 지구의 예비 자원을 꺼내 쓰는 것인데요. 현재 우리는 지구의 비축된 자원을 소비해 다음 세대에게 커다란 빚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 하시다고요? 지구의 육지와 바다는 우리에게 산림, 경작지, 토지, 목초지 및 어장을 제공하고 있죠. 덕분에 인류는 각종 농산물, 목재 및 임산물, 어류와 가축을 키울 수 있고, 각종 개발 활동도 가능한데요.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이기에 매년 인류의 활동을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용량이 있습니다.

그해의 한계치를 초과하는 날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이라 부르죠. 국내에서도 오버슈트 데이로 불리는데요. 오버슈트 데이는 매년 생태 자원 및 서비스에 대한 인류의 수요가 그해 지구가 재생산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한 날짜로, 그 날짜를 기점으로 지구가 준비한 자원을 몽땅 소비했단 뜻입니다.

 

© Earth Overshoot Day, 홈페이지 갈무리

오버슈트 데이 이후에는 지구가 과거에 비축한 생태자원을 인류가 끌어다 쓰는 것인데요. 올해 7월 29일부터 인류는 숲, 지하자원 등 지구의 남은 생태비축자원을 소비하고 있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유해한 폐기물을 육지와 바다에 배출하는 등 생태계 불균형을 유발하는 상황이죠.

오버슈트 데이는 인류의 경제가 지구의 생태학적 한계 내에서 작동하는지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매년 오버슈트 데이를 결정하기 위해 지구 생태 용량이 인류의 생태 발자국에 제공이 가능한 날짜를 계산하는데요. 이 계산은 해당 해의 지구 생태 용량(지구가 그해 생성할 수 있는 생태 자원의 양)을 인류의 생태 발자국(그해 인류의 수요)으로 나누고, 1년의 수인 365를 곱해 계산합니다.

 

✍️ 오버슈트 데이=(지구 생체용량 / 인류 생태 발자국) x 365

© Earth Overshoot Day, 홈페이지 갈무리

지구에게 남겨진 예비분은요…🤔

최근 인류는 지구가 재생성 할 수 있는 생태자원의 생성 속도보다 약 1.6배 빠르게 자원을 소비하는데요. 오버슈트 데이는 1970년 11월 30일 처음 나온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앞당겨졌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 오버슈트 데이는 7월 29일. 이는 지난해 8월 22일보다 약 한 달 이상 빨라진 거죠.

이처럼 연도별로 변동폭 비교를 통해 인류의 경제 활동이 지구의 생태적 한계 내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공항과 항구 등이 폐쇄됐고, 공장도 가동을 멈추며 지구 생태 자원 소비 속도가 많이 줄었는데요. 지구에게 주어진 잠깐의 휴식 덕에 2020년 오버슈트 데이는 8월 22일로, 전년 보다 한 달 정도 뒤로 늦춰졌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상반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급격히 감소해 연도별 배출량이 전년 대비 5.8% 낮았다고 하죠. 그러나 하반기 CO2 배출량이 다시 증가했는데요. 이로 인해 올해 오버슈트 데이는 한 달 앞당겨져, 2019년과 일자인 7월 29일로 복귀했습니다.

오버슈트 데이가 점점 더 짧아지는 이유는 아마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등 지구촌 삼림 벌채가 심화돼 산림 고유의 생태용량(Biocapacity)이 급격히 감소하기 있기 때문인데요. 예전보다 빨라진 오버슈트 데이는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현재 속도라면, 오는 2050년경 인류의 자원소비가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양보다 2배 더 높기 때문입니다.

 

© Earth Overshoot Day, 홈페이지 갈무리

국가별로도 오버슈트 데이가 달라요! 🤫

오버슈트 데이가 지구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면, 나라별로 설정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데이터 수집 문제 때문에 모든 국가가 가능한 것은 아닌데요. 그렇다면 오버슈트 데이가 가장 빠른 나라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선 인구밀도가 매우 높을 것 같고, 작은 국토를 보유하면서 화석연료를 많이 소비하거나 채굴해 수출하는 나라일수록 오버슈트 데이가 빠르다고 예상하실 것 같은데요. 넵, 맞습니다.

오버슈트 데이가 가장 빠른 나라는 카타르인데요. 올해 카타르의 오버슈트 데이는 2월 9일입니다. 중동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카타르는 국토가 대부분 사막인데요. 풀 한 포기 찾기 힘들지만, 땅속에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천연가스를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죠. 얼마전 우리나라가 카타르와 천연가스 장기수입계약을 저렴하게 맺었단 뉴스가 있었는데요. 이처럼 카타르의 지리적 환경과 산업 행태가 지구 자원 고갈을 가중하고 있죠.

 

© Flavius Torcea, UNSPLASH

카타르 다음으로 빠른 나라는 유럽의 부국인 룩셈부르크인데요. 제주도 보다 면적이 2배 큰 룩셈부르크의 2021년 오버슈트 데이는 2월 15일이죠. 3월로 넘어가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캐나다, 미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가 몰려있는데요. UAE나 쿠웨이트는 석유 등 화석연료 자원이 많은 중동 국가고, 미국이나 벨기에 등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국가입니다.

4월로 넘어가면 어떨까요? 4월의 시작은 우리나라가 활짝 열었는데요. 2021년 우리나라의 오버슈트 데이는 4월 5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9위인데요. 좁은 국토에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중화학공업이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공업 국가인 독일과 일본의 오버슈트 데이는 각각 5월 5일, 6일인데요. 우리는 이들보다 약 한 달 정도 빠른 편입니다. 한국, 독일, 일본 모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요. 어느 국가가 탄소중립 목표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지, 우리 모두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Agustin Diaz Gargiulo, UNSPLASH

하반기인 10월부터 오버슈트 데이인 국가는 주로 적도 주변에 있는 국가들인데요. 콜롬비아, 가나,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등 대규모 열대우림을 보유해 생태자원이 풍부한 곳이죠. 다만, 아마존 열대우림 상당수를 보유한 브라질의 오버슈트 데이가 7월 27일인데요. 다른 국가들도 경제 개발 등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삼림 벌목, 석유나 리튬 등 자원채굴을 진행하면 지구 전체의 오버슈트 데이는 상반기로 앞당겨질 수 있단 우려가 있습니다.

 

휴식이 필요한 지구, 순환경제 처방이 필요해! ♻️

지구의 오버슈트 데이, 국가별 오버슈트 데이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인류의 경제 활동이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것이 불가피한 손실이라 말할 수 있지만, 이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나와야 하는 시점입니다.

여러 방법 중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대안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생산-이용-폐기’의 선형 경제 구조를 ‘생산-이용-재활용’의 순환적 구조 전환을 통해 급격히 늘고 있는 지구 생태 자원의 소비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곳에 순환경제가 널리 퍼진다면, 피로가 누적된 지구에게 좋은 휴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버슈트 데이에 대한 모든 것 잘 이해하셨나요? 점점 빨라지는 오버슈트 데이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 그럼 다음주에 만나요~이지C유쑨!!